유통업계의 몰락, 소비패턴도 패러다임 전환? [추적자 추기자]
[추적자 추기자] 이번주 뉴욕증시는 또다시 거침없이 무너졌습니다. 통상 최근의 하락세를 주도한 섹터는 IT였는데요. 이번주 하락의 주범, 다름 아닌 소비·유통업체였습니다. 미국의 이마트라 볼 수 있는 월마트가 붙인 불은, 타깃이 기름을 부으며 결국 유통업계 전반으로 걷잡을 수 없는 대형화재로 번졌습니다.
이러한 실적 부진은 곧바로 주가에 반영됐습니다. 월마트 주가는 장중에 35년 만의 최대인 11%가 빠지며 흔들렸습니다. 그리고 바로 다음날인 18일 아침, 또 하나의 유통기업 타깃의 실적이 발표됐습니다. 최저가보다는 양질의 제품 위주로 승부하는 타깃은 이날 발표한 실적에서 순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52%나 빠지는 결과를 나타냈습니다. 지난해 동기 20억9700만달러였던 순이익이 1년 만에 10억1000만달러로 급감한 것이죠.
월마트와 타깃의 연쇄 실적 부진은 실적 발표도 없던 유통업계 전반으로 옮겨붙었습니다. 수요일 장중 회원제 유통업체 코스트코는 12.45%, 전자제품 전문 유통업체 베스트바이는 10.51% 하락하는 등 필수소비재, 임의소비재 섹터 할 것 없이 전부 하락했습니다. 저가 제품을 주로 다루는 달러트리, 달러제너럴 역시 각각 14.42%, 11.11% 하락하며 대부분의 유통업체가 10% 넘게 폭락했습니다.
이처럼 유통업계에서 시작한 대참사는 IT주로 옮겨붙으며 이날 하루 동안 나스닥은 4.68%, S&P500은 4% 폭락했습니다.
유통업계의 부진이 문제 되는 것은 버블 우려가 컸던 IT업계와 달리 실제 미국 시민들의 생활소비 물가와 직결돼 있기 때문입니다. 소비자와 맞닿아 있는 유통업계로부터 침체가 본격화된다면 세계 1위 소비국가인 미국의 경제 근간이 흔들린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진짜 이유, 바로 인플레이션이 촉발한 유통업계의 비용 증가 문제였습니다. 매출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 자체가 줄어들진 않았습니다. 결국 문제는 비용의 증가로 이익이 줄었다는 것인데요. 이 비용 부담을 늘린 주요 요인이 바로 유가와 임금의 상승입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촉발한 에너지 대란은 현재 전 세계 에너지 인플레이션을 불러왔습니다. 실제 미국의 휘발유 가격은 몇 개월 새 30% 이상 올라 큰 부담을 주고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미국은 정말 큽니다. 유통업체들이 물류를 배송하고 지점마다 재고를 쌓아두기 위해서는 이를 나를 대형 트럭과 운송기사가 필요합니다. 이 트럭에 쓰이는 경유, 바로 이 유가가 올라 비용이 크게 늘어난 것이죠.
이처럼 인플레이션이 불러온 유통업계의 대참사, 당분간 그 후유증이 상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 본격적인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시작된다면, 마트에 가서 장을 보고 게임기를 사기보다는 여행을 떠나 호텔을 예약하고, 야외 공연과 영화관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즉 비용 부담이 커진 유통업체 입장에선 고객들의 소비 또한 더욱 줄어들 위기에 직면한 셈이죠. 이렇다 보니 악순환의 고리의 끝에 물건 가격의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결국 유통업계의 위기가 소비자들의 소비 활동 위축을 불러올 것이고, 이는 경제 침체의 주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번주 뉴욕증시의 폭락, 지금까지의 흐름과 조금 결이 다른 것으로 보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인데요. 과연 유통업계는 이러한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요?
[추동훈 뉴욕특파원(chu.newyor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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