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빈병 재테크, 가능할까 [명욱의 술 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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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소주 빈 병이 모이면 직행했던 곳이 있다.
소주병 수거가 법적으로 등장한 것은 1985년이다.
현재 소주병은 공용병 디자인을 정해놓고 10여 곳의 소주업체가 함께 사용하고 있다.
그래서 결국 2009년의 합의를 통해 2010년부터 환경부와 10곳의 소주 회사가 당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참이슬 병으로 디자인을 통일해 공용병으로 사용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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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 공병은 소주 회사의 성패를 좌우할 정도로 중요하다. 현재 소주병 원가는 약 150원 정도다. 세금을 뺀 소주 가격은 450원 전후. 소주 가격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이 병값인 것이다. 세척 비용은 약 50원. 재활용하지 않으면 병당 100원의 비용이 더 든다.
소주병 수거가 법적으로 등장한 것은 1985년이다. 술 가격에 재활용 가격도 넣어 판매한 병 보증금 제도다. 1985년도에 등장한 빈병 보증금 제도는 한마디로 술 가격에 병 가격을 넣어 판매를 하는 시스템이었다. 결국 초기에 비싸게 구매하고 병을 되돌려주면 환급받는 형태였다.
현재 소주병은 공용병 디자인을 정해놓고 10여 곳의 소주업체가 함께 사용하고 있다. 시작은 2003년도에 도입된 ‘생산자 책임 재활용 제도’ 때문. 포장재를 사용하는 회사는 재활용 가능한 폐기물을 일정량 이상 재활용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도입 초기에는 소주병의 높이와 용량(360㎖)만 맞으면 제조사에 상관없이 재활용되었는데, 생산설비에서 오류가 나기도 하고, 다른 회사의 디자인을 사용하다 보니 이질감을 호소하는 의견도 있었다. 그래서 결국 2009년의 합의를 통해 2010년부터 환경부와 10곳의 소주 회사가 당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참이슬 병으로 디자인을 통일해 공용병으로 사용하기로 한다.
다만 최근에 단종된 소주병에 대해 몇십만원을 주고 구매했다는 소리가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캡틴큐만 해도 빈 병이 10만원을 넘는 경우도 많다. 소장용으로 술병을 모으고 있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알고 보면 소주의 진정한 재테크는 빈 병이 아닌, 단종되기 직전의 제품을 구입하는 것. 물론 고가로 받으려면 최소 십수년의 세월이 필요하지만 말이다.
숙명여대 미식문화최고위 과정, 세종사이버대학교 바리스타&소믈리에학과 객원교수. SBS팟캐스트 ‘말술남녀’, KBS 1라디오 ‘김성완의 시사夜’의 ‘불금의 교양학’에 출연 중. 저서로는 ‘젊은 베르테르의 술품’ ‘말술남녀’가 있음.
명욱 주류문화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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