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초읽기 '애플 AR' 예상 가격은?..VR 올인한 메타와 엇갈린 선택 [더테크웨이브]
개발·출시 나선 빅테크
메타 '오큘러스2'로 VR 장악
애플 글라스 내년 출시 예상
구글도 AR글라스 공개
[더테크웨이브] 요즘 정보기술(IT) 업계에선 작년 전 세계를 강타했던 '메타버스' 광풍이 수그러들고 있다는 말이 나옵니다. 거품이 꺼지고 있다는 것이죠.
사실 메타버스 시장이 본격적으로 확대되기 위해서는 두 가지 필요 조건이 있습니다. 첫째, 하드웨어 인프라스트럭처(VR·AR·HMD)의 보급 확대입니다. 2021년 기준으로 세계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기기 시장 규모는 연간 1000만대 수준에 그치고 있습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올해 메타(옛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 등의 관련 신제품 출시로 약 3000만대까지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작년에 디바이스로 누적 1000만대를 판매한 기기가 등장했지만 스마트폰 시장과 비교한다면 여전히 1%가 안 되는 보급률입니다. 내년과 후년 다수 기업의 출시가 예상되지만, 네트워크 효과를 발생시키기 위한 10%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상당 기간이 걸릴 것이라는 예상입니다. 카운터포인트는 2022년 VR 시장 규모를 2900만대, AR 시장 규모는 2100만대 수준으로 전망했습니다.
둘째로는 소프트웨어 인프라의 고도화입니다. 즉 '3D 세계'를 실제로 구축할 수 있는 기술이 갖춰져야 한다는 것인데요. 시장조사기관 옴디아는 내년부터 VR 콘텐츠 시장이 VR 하드웨어 시장을 능가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메타버스 바라보는 빅테크의 전략 차이
VR·AR 기기에 대한 빅테크의 전략에는 뚜렷한 차이가 있습니다. 기기 보급이 메타버스 상용화의 전제 조건임은 분명합니다. 소비될 수 있는 3D 콘텐츠의 다양화도 관건입니다. 빅테크 기업들은 이 둘을 모두 준비하고 있습니다. 애플은 AR 기기를 출시해 소프트웨어 구독모델 강화를, 메타는 기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플랫폼 비즈니스의 메타버스 전환을 중요한 목표점으로 삼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애플은 VR 기기보다는 AR 기기에 더 많은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최근 IT 전문매체 더인포메이션은 애플이 이르면 내년 안경 형태의 AR 헤드셋 출시를 목표로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애플이 VR 기기 대신에 안경 형태의 AR 헤드셋이 VR 기기의 하드웨어적 단점을 대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는 것이죠. 전자 전문매체 나인투파이브맥은 애플이 2023년 출시할 AR 헤드셋이 2000~3000달러에 출시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메타버스에 올인한 메타, VR 대중화 주도
이름까지 메타버스에 진심인 메타는 AR보다는 VR 기기에 관심이 많습니다. VR 시장 저변 확대를 주도하고 있기도 하죠. 메타는 2014년 VR 헤드셋 개발업체 오큘러스를 20억달러에 인수한 뒤 2016년부터 제품을 출시했습니다. 지난해 기준 VR·AR 통합 시장 점유율이 78%에 달합니다. 주력 제품인 '메타 퀘스트2'는 기존 VR 기기의 단점을 상당 부분 보완했다는 평가를 받는데요, 누적 판매량이 지난해 1000만대를 넘어섰습니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지난해 VR·AR 헤드셋 출하량은 1120만대로 전년 대비 92.1% 증가했습니다.
메타는 '메타버스 대중화'에 핵심 역할을 하겠다고 공언해왔습니다. 최근 메타 측에 메타버스 산업에서 메타의 역할에 대해 물었더니 "메타버스 세계 구현을 위해서는 긴 협력 과정이 필수적이고 아직 VR 기기 시장 또한 비교적 초기 단계에 있다. 개발자, 크리에이터 및 학계의 전문가들과 협력해 메타버스 분야의 성장을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겠다"는 답이 왔습니다. 진정성이 느껴지시나요. 메타가 작년 12월 출시한 VR판 소셜미디어 '호라이즌 월드'는 출시 3개월 만에 월간 사용자 수가 30만명을 돌파했습니다.
◆개발자 회의에서 스마트 글라스 공개한 구글
구글은 이달 실리콘밸리 마운틴뷰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 회의(I/O)에서 AR 스마트 글라스를 선보였습니다. 제품명을 특정하지 않은 채 프로토 타입이라며 외국어를 번역해 자막처럼 띄워주는 스마트 글라스를 선보였는데요. 당연히 출시 시점은 미정입니다. 사실 구글은 2012년 구글 글라스를 공개하면서 스마트 글라스 시장에서 포문을 열었죠. 하지만 구글 글라스는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했고, 실패작으로 남았습니다.
이번에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공개한 데모 영상은 AR 기술을 바탕으로 스마트 글라스가 착용한 사람에게 다른 사람의 말이나 글을 실시간으로 번역해 캡션으로 제공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실시간 번역이라는 현실적이고 명확한 유연성으로 스마트 글라스의 대중화를 이뤄낼지 주목됩니다.
구글이 스마트 글라스에 대해 꾸준한 관심과 투자를 이어가는 점도 주목할 만한 포인트입니다. 구글은 2017년 파트너를 대상으로 '구글 글라스 엔터프라이즈 에디션'을 발표했습니다. 2020년에는 스마트 글라스 제조기업인 노스를 인수했죠.
우리가 기대하는 수준의 메타버스는 언제쯤 현실로 이뤄질까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구축에만 최소 5년 정도가 필요하다는 게 많은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에서처럼 VR가 현실을 대체해 독립적으로 존재·기능하는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겠습니다. 분명한 것은 빅테크들이 메타버스에 진심이라는 것이죠. 이들 기업은 한곳을 바라봅니다. 그것은 바로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것이죠. 이른바 사용자 록인(Lock in) 효과를 노리고 있는 것입니다.
[황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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