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당 닫고 소문만 흉흉 혼란 속 북한주민

문정실 작가 2022. 5. 21.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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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필국 앵커 ▶

앞서 살펴봤듯이 북한의 코로나 상황 심상치 않아 보이는데요. 지금 북한 주민들 실상은 어떤지 알아보겠습니다.

◀ 차미연 앵커 ▶

함께하실 두 분입니다. 어서 오세요.

◀ 차미연 앵커 ▶

조충희 선생님은 아직 북한에 가족과 지인 분들이 있잖아요. 걱정 많으시죠.

◀ 조충희 ▶

동생들도 있고 또 조카들도 있고 친척들도 있는데 아직은 이제 괜찮다고 합니다. 이런 일이 일어나면 부족한 게 정말 많거든요. 약품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지방에 사는 사람들 같은 경우에는 많이 힘든데 더욱 걱정스럽습니다.

◀ 김수경 ▶

안 그래도 북에 있는 가족하고 연락이 잘 닿지 않아서 탈북민분들이 굉장히 마음을 졸이고 있는데 이번에 오미크론까지 터지면서 가족의 생사라든가 또 안전한지 잘 있는지에 대해서 매우 걱정을 하고 있는 상황이고요. 굉장히 답답하고 무력감을 느낀다 이런 말씀들을 많이 하십니다.

◀ 김필국 앵커 ▶

사실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대유행일 때에도 북한은 확진자가 한 명도 없다 성공적으로 방역을 하고 있다 이렇게 말해왔잖아요. 2020년 노동당 창건 기념 열병식에선 김정은 위원장이 주민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세상을 무섭게 휩쓸고 있는 몹쓸 전염병으로부터 이 나라의 모든 이들을 끝끝내 지켜냈다는 이 사실..."

◀ 차미연 앵커 ▶

그런가 하면 남한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고 중계했습니다.

"또한 매일 300여 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합니다"

◀ 김필국 앵커 ▶

이런 보도를 접한 북한 주민들 입장에선 다른 나라는 난리가 났는데 북한은 뭐 청정구역이구나 이렇게 생각을 했을 법 한데요.

◀ 김수경 ▶

그랬을 것 같아요. 북한은 정보 접근권이 굉장히 제한되거든요. 그런데 정보 접근이 이렇게 차단될 경우에 문제가 뭐냐 하면 위기가 발생했을 때 그 대응 역량이 현저하게 떨어지게 되거든요. 그런데 갑자기 지금 의심 환자가 35만 명 몇십만 명이 나온다고 하니까 약간 패닉 상태에 빠지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우리나라에서 국가 방역 사업이 최대 비상방역체계로 이행됐습니다."

◀ 차미연 앵커 ▶

그래서 이렇게 상황이 바뀐 거잖아요. 굉장히 혼란스러울 것 같습니다.

◀ 조충희 ▶

하루에도 몇 명씩 죽어나가고 하는 상황이 이제 나한테 닥치고 나도 언제 죽을지 모르지 않냐 이런 생각을 하게 되니까 일단은 정부 쪽에서는 침착하게 안전하게 대책을 하라 대처를 하라 이렇게 이야기는 하고 있지만 그건 이제 그냥 하는 소리고 실제 나한테 이거 닥쳐왔을 때 내가 얼마나 힘들까 이런 걱정도 하고 또 주변 사람들이 계속 발병이 되니까 굉장히 불안스러워하고 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그래서인지 북한 TV에서는 주민들을 안심시키려는 노력도 엿보입니다. 방송원이 약을 손에 들고 사용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기도 합니다.

"이 파라세타몰 알약은 500mg씩 쓰는데 하루 두세 번 열이 내릴 때까지 써야 됩니다."

◀ 김필국 앵커 ▶

코로나에 대한 북한의 경각심을 보여주는 사례가 몇 번 있었죠. 그때마다 북한이 선택한 방법은 철저한 봉쇄였습니다.

◀ 차미연 앵커 ▶

2020년 7월 한 탈북민이 개성으로 다시 입북한 사건이 있었는데요. 당시 북한은 개성시를 아예 봉쇄하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개성시를 완전 봉쇄하고 구역별, 지역별로 격폐시키는 선제적인 대처를 취한 데 대하여 말씀하셨습니다."

◀ 김필국 앵커 ▶

북한에서 도시 전체를 저렇게 봉쇄하면 그 안에 주민들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

◀ 김수경 ▶

물자 자체가 오고 갈 수가 없기 때문에 당장 민생이 파탄이 나고 생활고가 발생을 하게 되기 때문에 그때 당에서 생활용품이라든가 아니면 먹을 거라든가 식량 이런 것들을 실은 기차를 개성으로 들여보냈습니다.

"봉쇄된 개성시의 인민생활안정을 위해서 많은 식량과 생활보장금을 특별 지원하는 크나큰 은정을 베풀었습니다."

◀ 김수경 ▶

북한 돈 8천 원 정도의 크지는 않은 돈입니다만 그래도 이제 어른 한 명당 그 정도의 돈을 지원해서 당에서 이 상황에 대해서 좀 배려하고 있다. 라는 그런 조치를 취한 적이 있습니다.

◀ 조충희 ▶

북한은 이제 전기 잘 안 오니까 TV도 잘 못 보고 저녁 같은 건 새까만 데서 혼자서 이제 독방에서 격리당하면 엄청 무서울 거예요. 이제 하루 이틀 지나가면 먹을게 일단은 떨어지거든요. 근데 이제 이것을 사러 가려고 해도 장마당 다 봉쇄했어요. 병 걸려서 확진이 돼서 죽는 사람도 있겠지만 굶어 죽는 사람도 나올 수 있는 그런 상황이거든요. 굉장히 이제 힘들어질 겁니다.

◀ 차미연 앵커 ▶

우리가 지난 2년 반 동안 겪어왔던 것을 북한은 이제 겪기 시작하는 거잖아요. 가장 걱정되는 게 주민들 생활입니다. 이 개성처럼 특별 지원 열차 같은 걸 보낼 수도 없는 거잖아요.

◀ 조충희 ▶

제가 지인들한테 어떻게 너네 지금 먹을 거 어떻게 사고 생필품이랑 어떻게 구하냐 하니까 장마당 다 종합시장 다 폐쇄돼서 장마당에 나가지 못하고 굉장히 걱정도 많고 힘들다고 해요. 그래서 메뚜기장이라고 있었거든요. 모여서 장사하다가 이제 뭐 경찰이나 이제 안전원들이 다른 생활을 하면 후닥닥 뛰어서 달아난다고 해서 메뚜기장, 메뚜기장 했어요. 저녁에 약간 어스름해지면 거기에 나가서 서로 쌀도 사고 그래서 상당히 힘든 상황입니다.

◀ 김필국 앵커 ▶

그러면 단속에 걸리면 처벌받고 그러지 않나요?

◀ 김수경 ▶

아무래도 코로나가 터지고 난 다음에는 확실히 좀 자구책으로 다들 알아서 식량을 구해야 되기 때문에 이러한 메뚜기 상인들이 굉장히 성행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근데 문제는 시장이라는 곳은 단지 물건만 오가는 곳이 아니라 정보가 오가고 이제 소문들이 오갈 수 있는 곳이기 때문에 이런 흉흉한 소문 같은 것들이 돌 수 있죠. 민심 같은 것들을 통제하기 위해서라도 굉장히 단속하고 싶을 텐데 이것까지도 완전히 조여 버리면 정말 민생이 아예 망가지기 때문에 아마 고민이 꽤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 김필국 앵커 ▶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2년 반 동안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세계 각국의 코로나 상황을 보도했었는데요. 최근에는 긴급하게 특집 프로그램들을 만들어서 내보내고 있습니다.

"유열자들은 자택 격리시 열성전염병에 대해 잘 알고 치료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 차미연 앵커 ▶

북한 방송에서는 발열자라는 말 대신 유열자라는 말을 많이 들을 수 있네요.

◀ 김수경 ▶

유열자라는 거는 말 그대로 열이 있는 사람이죠. 북에서는 그러한 진단 키트가 부족하기 때문에 그냥 증상이 있는 사람 열이 있는 사람은 일단은 의심 환자라고 간주하고 그것을 추산해서 유열자가 몇 명이다라고 추산을 하고 있는 것 같고요. 또 완치라는 것도 정말로 그냥 그 증상이 사라진 사람들은 완치라고 간주한다. 그러니까 굉장히 주먹구구식으로 모든 통계 같은 것들이 집계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겠죠.

◀ 조충희 ▶

증상으로 판단을 하다 보니까 혼란스럽죠. 이전에는 뭐 열 한 번도 안 나다가 이번에 처음 열나는 것도 아니고. 또 북한 같은 경우는 주변에 먼지가 많아서 기침 정말 자주 하거든요. 엄청나게 기침하는데 재작년이나 작년 때는 이걸 이제 호흡기성 질병 또는 급성 폐렴이라고 했거든요. 지금은 또 코로나냐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 김필국 앵커 ▶

그럼 북한에서 일상생활에서의 방역 거리 두기는 어떻게 하고 있을까요?

"가정에서 열이 나는 환자는 개별방에 있어야 하며 다른 가족성원들과 될수록 멀리 있야 합니다."

◀ 조충희 ▶

열이 나면 이제 개별 독방에 이제 있으라고 하는데 저거 만든 사람 조금 안타까운 사람인 것 같아요. 그래서 한 칸짜리 방이 많거든요. 후에 또 자료를 보면 한 칸짜리 방이니까 서로 머리 맞대고 눕지 말고 반대 방향으로 발을 맞대고 누우라… 그래서 발을 맞대고 누우면 전염이 안 될까 하는 생각도 들기도 하고요. 없는 조건이니까 저런 소리밖에 할 수 없는 게 참 안타깝기는 합니다.

◀ 차미연 앵커 ▶

한편 오미크론 대응을 세우면서 북한은 치료전투에 나섰습니다.

◀ 김필국 앵커 ▶

김정은 위원장은 모든 시군에 각 지역을 철저히 봉쇄하라 지시하면서 비과학적인 공포와 신념 부족 등을 경계했습니다.

"과학적이며 집중적인 검사와 치료전투를 시급히 조직 전개할 필요성에 대하여 강조하시면서..."

◀ 김수경 ▶

아이러니한 게 그 대응 자체는 비과학적인 부분이 있거든요. 제 생각에는 이제 이런 질병이라는 건 공포를 낳거든요.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 판단을 하지 못하게 됩니다. 그러면 그 불안을 결국 당국에 투영할 수밖에 없죠. 그러면 계속 당국에 대한 불만 같은 것들이 높아지고 사회적인 분열이 일어나다 보니까 대응 자체는 과학적으로 하지 못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에게는 과학적이고 이성적으로 판단하라고 지금 계속해서 강조를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조충희 ▶

우리 옛날에 신천지 때처럼 이 근원이 누구냐 누구부터 시작됐느냐 해서 이 소문에서 제일 중요한 건 갑자기 확산되는데 평양에서 많이 모여가지고 행사하더니 이렇게 됐다. 이런 것들이 퍼져나가면서 주민들이 동요하고 사회가 분열되고 이런 것들을 좀 많이 우려했던 것 같습니다.

◀ 차미연 앵커 ▶

경제 사회적 여건 때문에 대책이 보이지 않는 북한, 좀 답답할 것 같습니다.

◀ 조충희 ▶

북한에서도 전염병 이런 전염병을 겪어보고 한국에 와서 또 이번에 겪으면서 정말 인권적으로 굉장히 존중을 받는구나 하면서 굉장히 부러웠습니다. 사실 북한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로 저렇게 이제 방치되고 있다고 생각을 하니까 또 이제 제가 동생들도 아직 북한에 있는 상황을 놓고 봤을 때 참 안타깝습니다. 여러 가지 다양한 대책을 세워야 되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듭니다.

◀ 김수경 ▶

사실 북한 정권이 잘못하고 있지만 그 피해는 다 북한 주민이 받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적어도 북한의 이런 어려움이 닥쳤을 때 지원하는 것만큼은 정치적인 고려 없이 좀 이루어져야 될 것 같고요. 또 북한도 정치적인 고려 없이 국제사회가 도와줄 때 그걸 좀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모습도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

◀ 차미연 앵커 ▶

전 세계가 겪었던 어려운 과정을 이제부터 겪어야 하는 북한 사회와 북한 주민들 안타깝습니다.

◀ 김필국 앵커 ▶

다음 주에는 북한의 감염병 대책 강력한 통제와 방역에 대해서 더 알아보겠습니다. 오늘 도움 말씀 고맙습니다.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unity/6370783_2911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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