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절했는데 '불기둥'..오세훈, 눈앞에서 억대 수익 놓쳤다 [박의명의 불개미 구조대]

박의명 2022. 5. 21. 11:4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주식투자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순간은 언제일까요.

아마도 손절한 주식이 불기둥을 쏘며 떠나갈 때일 것입니다.

오 시장이 보유주식을 매각한 것은 공직자 백지신탁 규정 때문입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보유한 주식이 급락해 큰 손실을 내는 것보다 매도한 주식이 오를 때 투자자들이 가장 큰 좌절을 느낀다"고 했습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8일 프레스센터에서 인터뷰하는 오세훈 시장. 사진=김병언 기자


주식투자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순간은 언제일까요. 아마도 손절한 주식이 불기둥을 쏘며 떠나갈 때일 것입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이러한 고통을 견디고 있습니다. 최근 보유 주식 전량을 처분한 오 시장은 “아내가 억울해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17일 오 시장 "억대 단위 손해를 보고 주식을 모두 팔았다"고 밝혔습니다. 그와 아내가 보유한 HLB 2만2934주, HLB생명과학 1920주, 신라젠 2057주 등 10억원 상당의 주식을 처분했다는 얘기입니다. 처분 시점은 서울시장 후보 등록일(12일) 직전입니다.

작년 말 기준 오세훈 시장의 주식 보유내역. HLB 위주로 포트폴리오가 구성돼 있다. 사진=대한민국 전자관보


오 시장이 보유주식을 매각한 것은 공직자 백지신탁 규정 때문입니다. 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장은 본인과 이해관계자가 보유한 주식이 직무 관련성이 있고, 총 3000만원을 초과할 경우 2개월 안에 주식을 매각하거나 백지신탁 해야 합니다.

손실이 억대에 달하는 이유는 주식을 고점에 사서 저점에 팔았기 때문입니다. 오 시장이 주가가 반 토막 났다고 언급했던 점을 고려하면 HLB 평균 매입단가가 4~6만원 사이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최초 투자액은 10억원이 넘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불기둥 분출한 HLB. 사진=키움증권


연중 내내 2~3만원대에서 횡보하던 HLB는 지난 11일 급등세로 전환했습니다. 2만8900원이었던 주가가 5만900원까지 76% 올랐습니다. HLB가 개발 중인 항암치료제 ‘리보세라닙’이 임상 3상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했다는 소식이 주가를 밀어올렸습니다.

주가가 급등하면서 오 시장은 최소 5억원의 수익을 놓쳤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주가가 2만8000원대였던 지난달 말 기준 오 시장의 HLB 평가액은 7억원이었기 때문입니다. HLB가 급등세를 이어간다면 눈앞에서 놓친 수익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오 시장이 느끼는 절망감은 막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주식을 강제로 팔아치웠기 때문입니다. HLB ‘진성주주’인 오 시장은 직무 관련이 없는 주식을 신탁 대상으로 판단한 것이 부당하다며 작년 9월 국민권익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청구했습니다.

당시 오 시장은 "고위공직자가 된다고 당연히 예상되는 재산상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3일 권익위가 청구를 기각하고, 민주당 후보 측에서 오 시장의 주식 투자를 문제 삼자 결국 손절을 택했습니다.

주식투자에서 고통의 정도를 측정하기는 어렵지만 증권업계에서는 오 시장의 케이스가 가장 고통이 심하다고 말합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보유한 주식이 급락해 큰 손실을 내는 것보다 매도한 주식이 오를 때 투자자들이 가장 큰 좌절을 느낀다”고 했습니다. 
여의도 증권가 소식과 개미들 이야기를 다룬 <불개미 구조대>는 매주 토요일 연재됩니다. 아래 기자페이지를 구독하면 기사를 놓치지 않고 받아볼 수 있습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경제지 네이버 구독 첫 400만, 한국경제 받아보세요
한국경제신문과 WSJ, 모바일한경으로 보세요

Copyright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