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도 보는데 "섹시하다, 다리 보지 마요".. 파라다이스 미술 전시 선정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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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다리 좀 보지 마요." "섹시하다, 그러게 누가 그렇게 예쁘래요."
20일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의 전시장, 한 작품에서 이런 음성이 나오자 초등학생 아이와 함께 전시를 보던 한 관객이 급히 아이를 데리고 전시장을 빠져나갔다.
이번 전시에서는 파라다이스시티 내 클럽 '크로마'를 전시 공간으로 활용한 곳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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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안 보이는 어두운 전시장, 위험성도 지적
“내 다리 좀 보지 마요.” “섹시하다, 그러게 누가 그렇게 예쁘래요.”
20일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의 전시장, 한 작품에서 이런 음성이 나오자 초등학생 아이와 함께 전시를 보던 한 관객이 급히 아이를 데리고 전시장을 빠져나갔다.
주부 김모(38) 씨는 “오늘부터 전시한다고 해서 보러 왔는데 아이와 같이 볼 전시는 아닌 거 같다”라며 “가족 단위 방문객이 많은 만큼 미리 안내해 주거나 나이 제한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해당 작품은 파라다이스(034230)그룹 산하 파라다이스 문화재단이 이날부터 여는 ‘아트랩 페스티벌’에서 공개된 작품이다. 연극 무대와 같이 꾸며진 공간에 사람이 다가가면 무작위로 대사가 나오는 쌍방향 작품인데, 선정적인 대사가 나오거나 총소리나 폭탄 소리, 전쟁 시 목표물을 저격하는 장면 등이 연출됐다.
작가는 ‘낯선 경험을 따라 미스테리한 서사가 펼쳐지고 현실과 허구의 경계에서 시청각적인 환상을 경험케 한다’라며 작품 의도를 밝혔다.
하지만 관객들의 공감을 사긴 어려워 보였다. 연령 제한 없이 관람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전시장에서 만난 고등학생 김민하(17) 씨는 “어린 동생이 전시로 이런 장면을 보면 충격받을 것 같다”고 말했다.
파라다이스 ‘아트랩 페스티벌’은 파라다이스 문화재단이 2019년 처음 선보인 예술 행사로 메타버스, 인공지능(AI), 맵핑, 증강현실 등 기술을 결합한 작가 10인의 작품을 선보인다.
2019년부터 2회까지 진행되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중단했다가 올해 3회 행사를 열었다. 2020년 문 전 대통령의 아들 문준용 씨가 작품을 전시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하지만 전체 연령자가 관람할 수 있는 전시임에도 일부 작품이 선정적이고 전시 공간이 위험하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파라다이스시티 내 클럽 ‘크로마’를 전시 공간으로 활용한 곳도 있었다. 어두운 공간에 작품에만 조명을 비춰 작품을 강조했는데, 주변부가 어두워 일부 관람객은 계단을 보지 못하고 발을 헛디뎠다. 전시장 벽이나 바닥엔 야광등 표시나 안내 조명이 부착되어 있지 않았다. 주의를 주는 관계자도 없었다.
서울에서 호캉스(호텔에서 바캉스를 보내는 것)를 보내러 왔다는 이여진(43) 씨는 “전시 공간이 너무 어두워서 아이들이 무섭다고 한다”며 “아이들 얼굴이 잘 안 보여서 얼른 밖으로 나가야겠다”고 말했다.
행사 관계자는 “일부 전시에서 내부가 어둡고 소리가 갑자기 튀어나올 순 있지만, 나이 제한 없이 모두 입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파라다이스그룹이 예술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계속된 적자를 탈피하고 성장 동력을 얻기 위해서다. 파라다이스는 코로나19로 2년 연속 매출액 감소와 영업 손실을 겪었다.
2019년 9794억원이던 매출액은 2020년 4539억원, 2021년 4145억원으로 감소했다. 영업이익 역시 2020년 적자 전환했고, 지난해 영업 손실 5525억원을 기록했다.
파라다이스 측은 리오프닝(경제 재개) 추세에 맞춰 아트랩 페스티벌을 성공적으로 개최해 고객을 끌어모아 정상화를 앞당긴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번 전시에서 작품의 선정성과 공간 위험성 등에 대한 지적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파라다이스그룹 관계자는 작품 심사 기준에 대해 “작품의 혁신성, 예술성, 실험성 등을 중점으로 심사했다”며 “작품은 예술의 영역이라 다양한 해석이 나올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어두운 공간에 대한 지적에 대해선 “해당 전시장에 안내원을 배치하는 등 유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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