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사고와 손해배상책임[김안나 변호사의 시시각각]

류성 2022. 5. 21.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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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울림 파트너 변호사
김안나 법무법인 울림 파트너 변호사
[김안나 법무법인 울림 파트너 변호사] 골프 열풍이 이어지고 있다. 한 때 고급스포츠의 상징이었던 골프가 이제는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는 대중스포츠로 자리매김했다. 골프 인기와 함께 골프장에서의 안전사고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다. 최근에는 순천의 한 골프장에서 자신이 친 공을 찾으려던 여성이 연못 해저드에 빠져 숨진 안타까운 사건도 발생했다.

골프장에서 발생하는 사고는 다른 골퍼가 휘두른 골프채나 골프공에 맞아서 다치는 사고, 카트의 전복이나 추락 사고, 골프장 시설이나 설비의 하자 관련 사고 등이 있다. 사고 발생 시 법적인 책임을 누가 질 것인가의 문제는 사고의 유형이나 구체적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골프채나 골프공으로 인한 사고의 대부분은 골퍼의 과실로 발생한다. 이 때의 과실은 ‘실수’와는 조금 다른 개념이다. 프로골퍼나 골프 경기에 익숙한 사람들조차도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공을 날리는 경우가 허다한 만큼 공이 엉뚱하게 날아갔다고 해도 그 실수 자체가 불법행위는 아니다. 다만 실수가 골퍼의 ‘주의의무위반’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불법행위책임이 인정될 수 있다.

민법상 ‘주의의무위반’이란 사회생활상 요구되는 주의를 기울였다면 결과를 피할 수 있었음에도 주의를 다하지 않아 상해 등의 결과가 발생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연습스윙을 할 때 주변에 사람이 있는지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골프채를 휘두르거나, 캐디의 지시에 따르지 않고 독자적인 판단에 따라 공을 쳤다가 사고를 내는 경우 등이 주의의무위반에 해당할 것이다.

일반인들의 골프 라운드는 심판 없이 라운드 참여자의 책임하에 진행되는 것이므로,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각종 주의의무는 기본적으로 라운드 참여자 개인에게 있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캐디에게도 불법행위책임이 인정될 수 있다.

원칙적으로 캐디는 골프 라운드의 보조자로서 골퍼의 경기 진행을 도와주는 사람이다. 따라서 경기진행 상의 안전을 직접 책임져야 할 지위에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캐디는 골프장 이용객의 안전을 위해 예상되는 위험을 제거하는 역할을 부수적으로 수행해야 한다는 것이 법원의 입장이다. 위험상황을 인지했을 때 알려주고 주의를 주는 등의 주의의무를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게을리한 경우 골퍼의 과실로 인한 사고에 대해 캐디 역시 가해자로서 공동의 불법행위책임을 지게 될 수 있다.

캐디는 카트 출발 전 승객들에게 안전손잡이를 잡도록 안내할 의무, 손잡이를 모두 잡았는지 확인할 의무, 안전하게 운전할 의무 등도 부담한다. 캐디가 이를 위반함에 따라 카트가 전복되거나 승객이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할 경우 이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질 수 있다.

다만 카트 관련 사고가 언제나 캐디의 책임이 되는 것은 아니다. 판례 중에는 카트가 완전히 정차하기 전에 갑자기 하차를 시도하다가 다친 피해자가 캐디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캐디의 책임을 부정한 사례가 있다. 해당 사고는 전적으로 무리한 하차를 시도한 피해자 자신의 과실에 의한 것일 뿐, 캐디의 카트 운행과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 그 이유다. 실무적으로는 사고발생과 관련하여 캐디가 자신의 주의의무를 다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사고 발생에 캐디의 과실이 영향을 미친 경우, 골프장 운영자도 민법상 사용자책임 법리에 따라 손해배상책임을 질 수 있다. 캐디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는 않지만 사용자책임은 유효한 고용관계에 있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실질적인 관리감독관계만으로 인정되기 때문이다. 만일 골프장이 국가나 지자체의 소유라면 국가배상책임을 물을 수도 있을 것이다.

골프장 운영자는 골프장 내 시설물의 설치보존상 하자가 없도록 유지하여 이용객들이 골프장내 시설물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할 의무를 진다. 다만 통상적으로 갖춰야 하는 안전성을 갖추면 된다.

골프장 내 급경사에서 미끄러져 다친 피해자가 골프장 운영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례가 있다. 법원은 카트 도로와 필드 사이의 지형은 반드시 평평하지 않을 수 있고 통상적인 위험은 골프장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며 골프장 운영자의 책임이 없다고 봤다. 하지만 골프장 내 사고가 골프장 운영자의 안전배려의무 위반에 따른 경우라면 피해자는 골프장 운영자에게 직접 계약상의 채무불이행 책임을 물을 수도 있다.

영국의 골프평론가 헨리 롱허스트는 “골프의 유일한 단점은 너무 재미있다는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 재미있는 골프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 안전은 기본값이 돼야 할 것이다. 모든 운동경기는 어느 정도 위험하지만 골프는 골프채를 휘둘러 단단한 공을 날리는 운동이기 때문에 신체와 생명에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다. 사고 발생 후 손해배상책임 여부를 따지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신과 일행의 안전을 위해 스스로 주의의무를 다하고 사고를 예방하는 것에 있다.

김안나 변호사는…△사법연수원 42기 수료 △前 안진회계법인 세무자문 본부 △前 삼정회계법인 TAX1 본부 △現 법무법인 울림 파트너 변호사 △現 한국지방세연구원 자문위원 △現 대법원 국선변호인 △現 온라인 교육기관 패스트캠퍼스 강사

류성 (star@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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