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1골' 무고사, 인천에 녹아들다.."이런 팀과 팬을 만나다니..인천은 내 운명"
[스포츠경향]
지난 17일 인천 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대구FC전. 인천 공격수 스테판 무고사(30)는 1-2로 뒤진 후반 추가시간 팀이 마지막 코너킥 찬스를 잡자 홈 관중 앞으로 향한 공을 줍기 위해 가장 먼저 뛰어가며 동점 의지를 보였다. 그러면서 홈팬들을 향해 응원의 함성을 높여달라는 제스처를 취했다. 마침 그 때 앞서 벌어진 공중볼 다툼 상황에서 나온 상대팀 파울을 두고 주심이 비디오판독(VAR) 끝에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키커로 나선 무고사는 극적인 동점골을 성공시킨 뒤 다시 홈팬들과 극적인 무승부의 기쁨을 함께 나눴다.
무고사는 이날 시즌 10·11호골을 성공시키며 득점 선두(20일 현재)를 달리고 있다. 무고사(13경기)는 2020시즌 울산 현대 주니오(10경기), 포항 스틸러스 일류첸코(현재 전북 현대·13경기) 이후 가장 빨리 시즌 두자릿수 득점에 도달했다. 무고사는 경향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어느 정도는 기대했던 결과”라고 했다. 동계훈련부터 착실하게 소화하면서 좋은 컨디션을 유지했다며 득점왕 경쟁에 자신감을 보였다. 또 동계훈련에서 부족한 전력을 채운 선수들의 가세로 기존 선수들과 시너지 효과를 확인한 그는 “시즌 개막을 준비하면서 팀이 업그레이드됐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도 했다.
무고사는 2018년 K리그에서 입성한 뒤 인천에서만 5시즌째를 맞은 장수 외인이다. 득점왕에 오른 적은 없지만, 리그 정상급 공격수로 팀을 이끌며 인천 서포터스들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다. 그에게 인천은 ‘제2의 고향’이나 다름없다. 한국에서 뛰며 결혼을 했고, 두 아이의 아빠가 됐다. 한국식 고기 요리는 물론 된장찌개를 특별히 좋아해 단골식당도 여럿이다. 몬테네그로 대표팀 때문에 한동안 외국에 나갔다가 들어오면 꼭 들리는 한식당이 있을 정도다.
무고사는 “인천과 나의 만남은 운명 그 자체”라면서 “2018년 처음 인천에 왔을 때도 무엇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편안함을 느꼈다. 인천을 고향처럼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팬들의 더 큰 사랑을 받고 있다는 점이 5년 전과는 크게 다르다”는 그는 “이제 인천은 가족 그 자체다. 다른 팀에서 뛴 적은 없지만, 매력적인 팀이며 도시다. 모든 것이 최고”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인천을 향한 애정은 그의 플레이는 물론 멘트에도 녹아든다. 그는 평소에도 “인천팬들이 나를 자랑스럽게 여겨주는게 느껴진다. 나 역시 이런 팬들과 함께 한다는게 자랑스럽다”고 말한다.
시즌 출발은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지난 시즌 코로나19 확진, 그리고 부친상 등의 여파로 K리그 진출 이후 처음으로 두자릿수 득점에 실패한 그는 “올해는 다를 것”이라는 다짐 속에 시즌 개막을 맞았는데, 3·4월 K리그1 최초로 이달의 선수상을 연속 수상했다. 무고사는 “시즌 개막을 앞두고 아내와 올해는 이달의 선수들을 꼭 받아서 유니폼에 새기자는 약속을 했었다”며 기뻐했다.
인천은 팀 공격의 70% 이상을 책임지고 있는 무고사의 활약 덕분에 낯선 선두권에서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늘상 ‘슬로스타터’로 시작을 시작했다가, 시즌 막판에는 강등권을 탈출하면서 다음 시즌을 기약했던 인천은 현재 4위로 창단 첫 K리그1 파이널A(1~6위) 진출을 노린다. 2004년 창단한 인천의 K리그 최고 성적은 2위(2005시즌)다.
20대를 지나 어느새 30대에 진입한 무고사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축구에 대해선 달라진게 없다”면서 “무고사라는 선수가 인천팬들에게 잊혀지지 않도록 하는게 나의 가장 큰 목표”라는 욕심을 이야기했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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