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Q&A] '귤의 섬·화산섬' 제주에서 벼농사 짓는 이곳

오현지 기자 2022. 5. 2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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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보물섬, 국제자유도시, 세계자연유산당신은 제주를 얼마나 알고 있습니까? 제주는 전국민의 이상향이지만 때로는 낯설게 다가온다.

'귤의 섬'이자 화산섬인 제주와는 딱히 연관이 없어보이지만 제주에서도 수백 년 전부터 벼농사를 짓는 논이 있다.

화산섬 제주는 투수율이 높아 벼농사를 하기에 적당하지 않지만 하논 분화구는 하루에 1000∼5000L의 용천수가 분출돼 500여 년 전부터 논이 조성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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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최대이자 유일한 마르형 분화구 하논
700종 넘는 야생생물 서식..복원사업은 지지부진

[편집자주]세계의 보물섬, 국제자유도시, 세계자연유산…당신은 제주를 얼마나 알고 있습니까? 제주는 전국민의 이상향이지만 때로는 낯설게 다가온다. 제주는 지리적 특성상 타지역과는 다른 독특한 풍습과 문화, 제도, 자연환경 등을 지녔다. 뉴스1제주본부는 제주와 관련한 다양한 궁금증을 풀어보고 소개하는 기획을 마련했다. 제주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는 독자라면 제보도 받는다.

제주 서귀포시 하논분화구의 한 논에서 초등학생들이 모내기 체험을 하고 있다.2019.6.12/뉴스1 © News1

(제주=뉴스1) 오현지 기자 = 1년 중 가장 바쁘다는 모내기철이다. '귤의 섬'이자 화산섬인 제주와는 딱히 연관이 없어보이지만 제주에서도 수백 년 전부터 벼농사를 짓는 논이 있다.

서귀포시 호근동과 서홍동 일대에 걸쳐있는 하논분화구가 바로 그 곳이다. 하논분화구는 면적만 126만6825㎡에 달하는 한반도 최대이자 유일한 마르(Maar)형 분화구다. 동서 1.8㎞, 남북 1.3㎞에 이르는 타원형 화산체로, 분화구 직경은 1000~1150m에 이른다. 깊이는 최대 90m, 습지 퇴적층 두께는 14m다.

마르형 분화구는 용암이나 화산재 분출 없이 지하의 가스가 지각의 틈을 따라 한군데로 모여 폭발하면서 생긴 분화구로, 움푹 파여 있는 가운데에 퇴적층이 형성되는 게 특징이다. 대부분의 제주 오름은 화산 폭발로 봉긋하게 솟아오른 형태지만, 하논은 평평하게 가라앉은 모습을 보인다.

하논이라는 이름은 많다는 뜻의 제주어 ‘하다’와 ‘논’이 결합해 논이 많다는 뜻의 ‘한논’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논은 1485년(성종 10년)에 발간된 신동국여지승람에도 등장한다. '봉우리 안에 텅 비고 넓은 논이 있으며 그 크기가 수십 경에 이르며 '대못(大池)'이라고 부른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화산섬 제주는 투수율이 높아 벼농사를 하기에 적당하지 않지만 하논 분화구는 하루에 1000∼5000L의 용천수가 분출돼 500여 년 전부터 논이 조성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재까지도 제주에서는 거의 유일하게 벼농사가 이뤄지고 있다. 논 용도로 쓰이는 땅은 6만~8만㎡가량이다.

가운데가 움푹 파여 있는 모양 탓에 2002년에는 분화구에 야구장을 건설하려는 시도도 있었지만, 환경단체 등의 반대로 무산되기도 했다.

제주 하논분화구 © News1 DB

하논분화구의 별칭은 '살아있는 자연박물관', '생태계 타임캡슐' 등이다. 5만년의 동북아 고식생·고기후 기록이 그대로 보전돼 있어서다.

2020년 제주대학교 연구결과 하논분화구에는 총 729종의 야생생물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물고사리, 새매, 흑두루미 등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야생생물과 천연기념물이 다수 확인됐다.

당시 제주대학교 연구진은 하논분화구가 마르형 분화구로서 경관·지형적 가치를 지닌 점과 멸종위기야생생물 서식 사실 등을 바탕으로 습지보호지역 지정 기준에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습지보전법에 따라 자연상태가 원시성을 유지하고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지역, 희귀하거나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이 서식 또는 도래하는 지역, 특이한 경관적·지형적·지질학적 가치를 지닌 지역 등을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할 수 있다.

그러나 하논분화구 전체 면적의 90% 이상인 111만4000㎡가 사유지라 습지보호지역 지정은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수년 전부터 논의되고 있는 하논분화구 보전·복원 사업 역시 지지부진한 상태다.

하논분화구 복원사업은 2012년 제주에서 열린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세계자연보전총회(WCC) 당시 제주도가 최초 발의해 회원국 99.35%의 찬성으로 공식 채택됐던 사업이다. 이후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대통령 선거 후보 시절,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2018년 도지사 선거 후보 시절 각각 사업의 조속한 추진을 공약한 바 있다.

oho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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