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풍향계] 尹대통령 취임 후에도, 경제부처 홈페이지는 아직도 文정부 국정과제 홍보

세종=전준범 기자 2022. 5. 21.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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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윤석열 대통령 취임과 함께 내각 인선도 거의 마무리됐다.

진용을 갖춘 각 부처는 새 정부 국정과제를 토대로 정책의 우선순위를 설정하고 세부 계획을 짜느라 분주하다.

주요 업무계획에 문재인 정부 시절 만든 주요 정책을 올려 윤 정부가 제시한 국정과제와 엇박자를 내는가 하면, 국민이 알아야 할 정보를 업데이트 없이 방치하기도 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새 정부 국정과제를 정리해 홈페이지에 표출하는 작업을 아직 하지 못했다. 작업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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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다 바뀌었는데, 홈페이지 반영 안 하는 부처들
국토부, 주택 공급 공약 대신 "한국판 뉴딜 고도화"
산업부는 새 정부 핵심 과제인 탈원전 폐지 미반영
농식품부, 기관 비전 및 목표 페이지에는 '준비중'

지난 10일 윤석열 대통령 취임과 함께 내각 인선도 거의 마무리됐다. 진용을 갖춘 각 부처는 새 정부 국정과제를 토대로 정책의 우선순위를 설정하고 세부 계획을 짜느라 분주하다.

그런데 주요 경제 부처의 온라인 홈페이지 곳곳에는 여전히 문재인 정부의 흔적이 버젓이 남아있다. 주요 업무계획에 문재인 정부 시절 만든 주요 정책을 올려 윤 정부가 제시한 국정과제와 엇박자를 내는가 하면, 국민이 알아야 할 정보를 업데이트 없이 방치하기도 했다.

새 정부는 국정과제에 “세계 최고의 디지털 플랫폼 정부 구현”을 전진 배치할 만큼 디지털화에 적극적인데, 정작 실무를 담당한 공무원들은 디지털 시대의 기본 요건이나 다름없는 정보 최신화에 책임감 있는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교통부 홈페이지에 올해 국토부의 주요업무계획이 소개됐다. / 국토부 홈페이지

21일 정부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온라인 홈페이지 내 주요업무계획 카테고리에 전 정부 시절이던 작년 12월 발표한 ‘2022년 주요업무 추진계획’ 내용을 요약해 올려놨다. 지역 중심의 경제 활성화, 한국판 뉴딜 고도화, 코로나19 위기 분야 지원 등의 정책 과제가 제시돼 있다. ‘업무계획 특집 페이지’를 누르면 별도의 공간에서 문 정부가 만든 국토부의 올해 업무 계획을 상세히 볼 수 있다.

국토부가 올해 주요 과제로 올려둔 한국판 뉴딜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국정 후반기 최대 역점 사업이었다. 정권이 바뀐 올해에도 33조원의 예산이 책정됐다. 그러나 문 정부가 처음 추진할 때부터 이 사업은 재탕·중복 논란 속에서 말이 많았다. 윤 정부는 최근 발표한 임기 첫 추가경정예산(추경)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한국판 뉴딜 예산에서 1조1000억원을 삭감했다.

윤 정부가 이달 초 공개한 110대 국정과제에서 ‘한국판 뉴딜’이라는 용어는 아예 자취를 감췄다. 국정과제 자료를 보면 국토부 관련 과제로 새 정부가 내놓은 건 주택 공급 확대와 시장 기능 회복, 모빌리티 시대 본격 개막, 국토 공간의 효율적 성장 전략 지원 등이다. 이 내용은 국토부 홈페이지에서 찾기 힘들다.

국토부 관계자는 “새 정부가 막 출범한 상태이다 보니 부처 추진 사업 계획을 수립·수정하는 데 있어 아직 부족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산업통상자원부 홈페이지에 올라온 부처 미션. / 산업부 홈페이지

산업통상자원부도 홈페이지 내 ‘비전 및 미션’ 카테고리를 통해 “한국판 뉴딜과 지역 활력 제고를 통해 대내외 투자를 견인하겠다”고 밝혔다. 또 산업부는 지역균형 뉴딜 등을 통한 국가 균형 발전 추진, 청정에너지 시스템 마련과 신재생에너지 확산 기반 조성 등도 부처 미션으로 소개했다. 모두 문 정부 시절 과제다.

윤 정부는 ‘탈원전 정책 폐기, 원자력 산업 생태계 강화’를 110개 국정과제 가운데 3번째로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이 내용은 산업부 홈페이지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새 정부 국정과제를 정리해 홈페이지에 표출하는 작업을 아직 하지 못했다. 작업할 예정”이라고 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경우 기관 비전과 목표를 소개하는 페이지가 텅 비어있다. 하얀 바탕 위에는 ‘준비 중’이라는 세 글자만 적혀있다.

농림축산식품부 홈페이지에는 비전 및 목표가 '준비중' 상태로 뜬다. / 농식품부 홈페이지

또 공정거래위원회는 예산 현황 정보를 2020년까지만 공개했다. 혈세로 이뤄진 공정위 1년 예산이 어디에 어떻게 쓰였는지 알고 싶은 국민으로선 작년과 올해 예산 정보를 찾기 힘들다. 공정위는 조선비즈 취재가 시작되자 2021년과 2022년 예산 현황 정보를 업데이트했다.

20대 대학생 이연지(가명)씨는 “정부 홈페이지에 올라오는 모든 정보는 국민의 알 권리와 궁금증 해소에 충실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실무자가 별 것 아닌 일로 생각하고 성의를 보이지 않는다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실망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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