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주식·부동산·코인에 빚내 투자한 2030 대책 마련해야

조선일보 2022. 5. 21. 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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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가파른 금리 인상과 고강도 긴축 예고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지난 6개월 새 미국 5대 테크 기업의 주가는 고점 대비 평균 33% 급락했고 100대 나스닥 상장 테크(디지털 플랫폼 기반의 IT 기술) 기업의 시가총액은 3500조원이 증발했다. 비트코인 등 3대 가상 화폐 시세도 6개월 새 57% 폭락했다. 테크 기업의 거품 붕괴가 2001년의 닷컴 버블 붕괴를 능가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코로나 시대 거품이 순차적으로 터질 것이라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코로나 거품으로 코스피 지수는 1년 4개월 만에 2배 넘게 올랐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증권사들은 코스피가 연내 3400~3800으로 오를 것이라고 낙관했다. 장밋빛 전망에 취해 너도나도 돈을 빌려 주식과 코인, 부동산 투자에 나섰다. 영혼까지 끌어모아 빚내 투자한다는 ‘영끌’ 투자라는 신조어까지 나왔다. 그 와중에 2030세대의 부채가 가파르게 늘었다.

하지만 코스피는 작년 7월 최고치에 비해 20%나 급락했다. 14만원까지 올랐던 가상 화폐 루나가 1원까지 떨어지는 대폭락 사태도 빚어졌다. 부동산 시장도 재건축 요인이 있는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가격 하락 조짐이 보이고 있다. 2년 전에 집값 상승률 1위를 기록했던 세종시가 최근 집값 하락률 1위를 기록하는 등 코인·주식·부동산의 3대 자산 거품이 꺼지는 징후가 나타난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때 한국이 선방했던 것은 국가의 재정 건전성이 높았고 가계 부채도 미국 등에 비하면 양호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다르다. 나랏빚이 5년 새 400조원 이상 늘어나 1000조원을 돌파하고, 가계 부채는 1900조원에 육박한다. 지난 5년 새 정부와 가계 빚이 모두 급속히 불어나 나라 전체가 금리 인상에 취약한 구조가 됐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우리도 금리를 올리지 않을 수 없다. 금리 인상은 2030 ‘빚투’ 세대와 코로나 거리 두기에 빚내 버텼던 소상공인들에게 특히 심한 타격을 입힐 것이다. 투자는 기본적으로 개인 책임이지만 채무자 충격을 완화할 다양한 대책 마련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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