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조어는 우리말 파괴? 언어의 생명력 보여줘

양지호 기자 2022. 5. 21.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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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랭 머랭

최혜원 지음|의미와 재미|268쪽|1만7000

양식 있는 한국 시민은 ‘JMT’(존맛탱·빼어나게 맛있음)나 ‘존버(끝까지 버티기)’ 같은 신조어의 어원을 떠올리면 눈살을 찌푸릴 것이다. 방송 등에서는 존버를 ‘존엄하게 버티기’라는 위장 번역으로 의미를 숨기고 있지만, 본질은 성기와 관련된 비속어에서 온 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탠퍼드대 언어학 박사이자 이화여대 영문과 교수인 저자는 “이 같은 말이 계속 쓰이면 ‘존(尊)’이란 의미의 강조 접두사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요즘 신조어를 언어학으로 풀어내지만 시종일관 유쾌하다. 신조어를 포용하는 자세 덕분일 것이다. 저자는 “언어는 신조어 좀 쓴다고 변질되거나 파괴되는 유약한 존재가 아니다”라고 말한다. 오히려 아무 단어도 생겨나지 않고 정체되는 상태를 우려한다. 언어 파괴처럼 보이는 신조어 범람이 오히려 우리말의 생명력을 보여준다는 주장이다. 책 제목도 신조어. ‘인간 언어(휴먼 랭귀지)와 기계 언어(머신 랭귀지)’를 줄인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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