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회, ‘51조 우크라 지원’ 초스피드 통과… 한국 年국방예산 수준

워싱턴/김진명 특파원 2022. 5. 20.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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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상원은 19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에 긴급 군사·인도적 지원을 위한 400억달러(약 50조8000억원) 추가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올해 한국의 연간 국방예산(약 54조6112억원)에 버금가는 엄청난 금액이다. 미 의회는 지난 3월 이미 136억달러(약 17조2720억원)의 우크라이나 예산안을 통과시켰는데 이번에 3배 가까운 거액을 추가 지원키로 결정한 것이다. 특히 이번 지원 법안은 바이든 대통령이 하원의장에게 추가 예산 편성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낸 지 3주 만에, 하원에서 발의된 지 9일 만에 상·하 양원을 모두 통과했다.

조시 홀리 미 상원의원이 19일 우크라이나 자금 지원 법안에 투표하기 위해 워싱턴 미 국회의사당으로 들어서고 있다./AFP 연합뉴스

이번 추가 예산안은 연방상원에서 찬성 86표 대 반대 11표의 초당파적 지지로 통과됐다. 총 100명의 상원의원 중 대부분이 찬성한 것이다. 여당인 민주당 의원 50명 중 3명이 건강·가족 문제로 표결에 불참했지만, 공화당 의원 50명 중 39명이 찬성해 예산안 처리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뉴욕타임스는 “공화당 소속 상원의원 11명만이 반대한 일방적 표결”이었다며 “우크라이나의 항전 노력에 막대한 투자를 하는 데 대한 미 의회의 놀랄 만한 초당적 지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평했다.

미 의회는 이번 지원안을 ‘전격작전’ 수행하듯 초스피드로 처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하원의장에게 330억달러(약 41조9100억원) 예산 지원을 요청했고, 하원은 지난 10일 예산안이 제출되자마자 바로 표결을 진행해 찬성 368표, 반대 57표의 압도적 지지로 통과시켰다. 특히 하원은 지원 규모를 330억달러에서 400억달러로 크게 증액했다. 더 많은 군사적 지원과 비슷한 규모의 인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판단의 결과였다.

하르키우 탈환했지만… 집 잃어 지하철역 생활 - 19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 북동부 대도시 하르키우의 한 지하철역에서 시민들이 바닥에 종이 상자를 깔고 대피 생활을 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이 지난 16일 하르키우 지역에서 러시아군을 격퇴했다고 밝혔지만, 대다수 주민들은 폭격으로 집을 잃어 이 같은 대피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EPA 연합뉴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민주당원이든 공화당원이든 우리 미국인 모두는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인들에 대한 잔인한 전쟁을 계속하는 동안 모래 속에 머리를 파묻고 못 본 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의회가 미국인들이 민주주의와 자유를 수호하려는 용감한 우크라이나인들을 지지한다는 명확하고 초당파적인 메시지를 세계에 전한 데 대해 박수를 보낸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우크라이나에 대포와 레이더, 다른 장비를 추가로 보내는 안보 지원 패키지를 발표한다”며 “이 무기와 장비들은 우크라이나 최전선에 직접 전해질 것”이라고 했다.

이번에 추가 편성된 400억달러 중 110억달러는 미국 무기·장비와 국방 보급품을 신속하게 이전하는 데 쓰일 예정이다. 90억달러는 군수 물자를 다시 비축하는 데 배정됐다. 88억달러는 우크라이나 정부 기능 유지에, 44억달러는 국제 재해 지원, 9억달러는 우크라이나 난민 지원에 사용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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