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퍼에 서명 후 평택 공장 시찰..깊게 새긴 '반도체 동맹'
[경향신문]
윤 “양국 반도체 협력 역사 깊어”
바이든 “방한 일정 특별한 출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첫 만남은 20일 경기 평택 삼성 반도체공장(평택 캠퍼스)에서 이뤄졌다. 두 정상은 최첨단 반도체 기술이 집약된 반도체 웨이퍼에 서명하는 것으로 일정을 시작했다. 기술동맹을 통해 양국 간 긴밀한 경제안보 협력관계를 구축하겠다는 공동 목표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윤 대통령은 오후 6시10분쯤 반도체공장 정문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영접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입국한 뒤 곧바로 반도체공장으로 왔다.
두 정상은 악수한 손을 놓지 않은 채 20초간 짧은 대화를 나눴다. 바이든 대통령이 윤 대통령의 팔을 가볍게 두드리며 친근함을 표시했다. 윤 대통령도 바이든 대통령과 악수한 손을 두 손으로 붙들고 웃어 보였다.
두 정상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안내로 기념촬영하고, 반도체 웨이퍼에 서명했다.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양산 예정인 3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웨이퍼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4월 삼성전자를 비롯해 19개 글로벌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한 백악관 화상회의에서 반도체 웨이퍼를 들어보이는 등 반도체 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양국 정상은 평택 공장을 시찰했다. 이 부회장이 두 사람을 수행하며 안내했다. 지나 레이먼드 미국 상무부 장관도 동행했다. 공장 시찰은 오후 7시 무렵부터 20여분간 진행됐다.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공장 내부를 둘러보는 중 세 차례 멈춰서서 삼성전자 직원의 설명을 들었다. 방진복 차림 직원의 영어 설명에 바이든 대통령은 두 손을 앞으로 모은 자세로 서서 경청했다. 윤 대통령도 통역을 통해 설명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마지막 설명이 끝난 후 바이든 대통령이 “생큐”라고 감사를 표시했고, 윤 대통령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7시40분 무렵 공장 4층에 마련된 행사장에 들어섰다. 이재용 부회장이 단상에 올라 “양국 대통령님을 소개해드리게 되어 큰 영광”이라며 “박수로 환영해달라”고 했다. 청중석에서 박수와 환호가 터져나왔다.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이 차례로 무대에 올랐다.
평택 반도체공장에서 일하는 한국과 미국 국적의 삼성전자 직원 30여명이 자리했다. 무대 뒤편 벽면에는 대형 태극기와 성조기, 반도체를 형상화한 대형 디스플레이들이 걸렸다. 푸른 바탕에 흰 무늬로 번쩍거리던 6대의 디스플레이는 양국 정상이 입장한 후 삼성전자 미국 공장과 직원들의 영상 화면으로 전환됐다.
윤 대통령은 양국 반도체 협력 사례를 언급하며 “한·미동맹의 오랜 역사처럼 한·미 반도체 협력의 역사 또한 매우 깊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에서 윤 대통령에게 답례하고, 170억달러 미국 투자를 결정한 이재용 부회장에게도 감사를 표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늘 방문은) 방한 일정의 특별한 출발이다. 양국 경제협력의 상징”이라고 말했다. 약 10분 동안 연설한 바이든 대통령은 윤 대통령에게 악수를 청한 뒤 주위를 돌아보며 손을 흔들었다.
공동 연설을 끝으로 바이든 대통령은 전용차 ‘비스트’를 타고 숙소로 향했다. 윤 대통령도 전용 헬기로 서울로 복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1일 한·미정상회담에 앞서 국립현충원을 찾아 참배한다. 정상회담 이후에는 공동성명 발표와 기자회견이 이어진다. 오후 7시부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윤 대통령 주재 공식만찬이 열린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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