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헌트'로 칸 영화제 밟은 이정재·정우성.."오랫동안 기다렸던 시간, 치열함 잘 전달되길"

정재우 기자 2022. 5. 20.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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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정재가 처음 연출한 영화 '헌트'가 칸 영화제 미드나이트 스크리닝에서 상영을 마쳤습니다. 영화는 새벽 2시가 넘어 끝났지만 끝난 뒤 기립박수가 오랫동안 이어졌는데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칸의 반응을 마주했을 감독 이정재와 배우 정우성 씨를 칸에서 직접 만났습니다. 영화는 8월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JTBC와 인터뷰하는 정우성·이정재

상영 전에 이정재 감독님이 엄청나게 긴장하셨다고 들었다

이정재
=아무래도 할 수밖에 없었다. 한국에서 시사하는 것도 손에 땀이 나고, 복통이 일어날 때도 있는데 해외에서 첫 시사니까 당연히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정우성
=긴장이라고 해야 하나? 저는 오히려 어떤 영화보다도 차분하게 있는 것 같아요.

배우님이 이정재 감독님의 긴장한 모습을 놀리셨다고 하던데.

정우성
=제가요? 감독님을요? 하하. 옆에서 이렇게 누군가의 긴장을 보는 건 재미있잖아요. 그리고 나의 긴장을 함께 해주는 것 같아서 '아, 나는 긴장 놔도 되겠다.'

어제 드디어 '헌트'가 베일을 벗었습니다. 상영 끝나고 나서 어떠셨나요?

이정재
=일단 영화가 끝났는데도 박수를 너무 오래 길게 쳐주셔서, 조금 뭐랄까 부끄러웠다고 해야 할까. '이거 어떻게 해야 하지? 왜 안 끝나지 이 상황이?'

정우성
=저희 둘이 박수 오래 치네, 이거.

이정재
=끌어안아야 하나? 하하하.

정우성
=뭉클했어요. 오랜 시간 동안 이렇게 각고의 시간을 견뎌내고 칸 영화제라는 세계적인 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를 갖고 거기서 이렇게 좋은 반응의 포옹이잖아요. 그래서 뭉클했어요.

미국 배우조합상 시상식 때 쪽지를 준비하셨지 않나. 시상식 아니지만 무슨 말씀 준비하지는 않으셨나요.

이정재
=저는 집행위원장님이 한 마디 시키실 수 있다고 해서 준비했었어요. 그런데 영화가 끝나고 불이 켜져야 하는 타이밍에도 불이 안 켜지더라고요. '어떻게 해야 하지' 하다가 준비한 걸 다 잊어먹고 나갈 준비를 해야 하나 했는데, 일부러 불을 늦게 켰다고 하시더라고요.
관객분들이 너무 즐겁게 보신 거 같고 또 늦은 밤인데도 불구하고 극장에서 안 일어나고 안 나가시려고 하는 모습을 보고서, 오히려 집행위원장님이 늦게 등장을 하셔서 마이크를 건네주셔서 너무 당황해서 준비했던 얘기가 다 날아가서, 그냥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만 전해드릴 수밖에 없었어요. '메르시 보꾸' 그 정도. 하하하.

두 분이 자랑할만한 장면 있으신가. 이건 정말 잘 찍었다.

정우성
=처음부터 끝까지 다 잘 찍지 않았나요? 하하하.

이정재
=정우성 씨가 워낙에 총격 액션을 멋지게 해주셔서 당연히 멋있었지만, 본인 캐릭터의 감정에 대한 표현을 연기하는 파트들이 굉장히 눈부실 정도로 멋있어서 저는 그 장면들이 관객분들이 꽤나 감동적이고 멋스럽게 봐주실 것 같아요.

정우성
=저는 둘이 붙는 장면들이 좋죠. 또 오랫동안 기다렸던 시간이었고 둘이 그때의 치열함이 관객분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둘이 붙는 신들이 잘 살았고 잘 전달된 거 같아서 좋습니다

절친하고 오래된 사이. 이번 영화를 통해 서로 새롭게 알게 된 점 있다면?

이정재
=이제 우리가 나이를 먹었구나.

정우성
=그거였어요. 달리 뭘 발견할 여유는 없었죠. 그 두 캐릭터의 치열함을 만들어가야 되기 때문에, 긴장감이 있었어요. '이렇게 연기하네' 같은 발견과 '이렇게 하니까 나도 이렇게 해야지' 그런 것보다는 그냥 본능적으로 대립했기 때문에 이제 오히려 이렇게 상영된 모습을 봤을 때 '잘 살았구나' 느끼게 되는.

과거 인터뷰 중에 함께 영화에 나오는 걸 비행기로 표현하셨더라. 같은 비행기에 타게 된 계기가 있다면

정우성
=비행기 타기까지 얼마나 각고의 시간이 있었겠습니까, 하하하. 이 비행기는 절대 추락하면 안 된다는 마음으로, 아주 그냥 비행기 핸들 움켜쥐고 움켜쥐신 거 방향 잘 잡으시라고 뒤에서 이렇게.

떤 한순간의 결정이 아니잖아요. 왜냐면 옆에서 작업에 처음부터 끝까지를 다 지켜보는 입장이고 그리고 거기다가 또 잔소리 아닌 잔소리도 이렇게 툭툭 한마디씩 하면 얼마나 싫었을 거예요. 어떤 한순간에 결심은 이미 '태양은 없다' 끝나면서 '같이 해야지'라는 결심은 있었죠. 언제, 어떤 모습으로, 그게 우리의 의미로만 끝나선 안 된다는 생각과 조심스러운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에요. 이 작업에 어떤 결정의 타이밍은 따로 있는 건 아니라 생각해요.

연출할 때 가장 힘들었던 점이 있다면?

이정재
=외모를 지키는 것이 가장 힘들었죠. 왜냐면 살이 눈에 보일 정도로 쭉쭉 빠지니까. 양복 치수도 뭐 한 사이즈가 이제 줄어들 정도로 살이 빠지고 또 그러다 보니까 체력 관리하는 게 이제 가장 힘들었던 거 같아요.

'이정재 감독' 어떤 감독인가

정우성
=이미 촬영 들어가기 전에 엄청난 회의를 많이 해요. 선택에 있어서 이게 과연 최선의 선택인가 끊임없이 스스로 의심을 하고, 그렇기 때문에 섬세하고 꼼꼼하죠.

이정재
=우성 씨가 먼저 장편 영화 연출을 최근에 하셨고, 현장에서 연기와 연출을 동시에 어떻게 진행하는지 제가 많이 물어봤어요. '나는 이렇게 생각했는데 그게 과연 가능합니까' 그런 여러 가지를 물어봤는데,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
현장에서 절대 그렇게 되지 않는다. 그런 얘기가 참 도움이 많이 됐어요.

코로나 동안 촬영했던 작품이다. 칸에 오니까 '엔데믹' 느끼는지.

이정재
=사실 저희가 코로나 기간 때 촬영을 했고, 그렇기 때문에 해외의 세 나라의 장면을 모두 한국에서 찍게 됐어요. 참 불가능한 일이었는데 훌륭한 스탭 덕분에 촬영을 코로나 동안 잘해냈고, 또 이제 개봉 준비하고 기다리는 입장에서 코로나가 끝나기를 바랐는데 이제 거의 끝나가는 그런 시기인 거 같아요. 이제 좀 침체한 극장이 다시 활력을 찾는 그런 모습을 빨리 보고 싶죠.

정우성
='범죄도시2'도 개봉했는데 많은 관객분이 찾아 주신다는 소식을 듣고 다행이다 다시 극장에서 여러분들이 함께 작품을 즐길 수 있고 함께 나누는 시간이 돌아왔구나.

'헌트' 어떤 영화로 관객들에게 다가갔으면 하시나요?

이정재
=여름에 적합한 영화입니다. 스파이 장르이긴 하지만 쉽게 보실 수 있고요. 그리고 액션 장면들이 또 시원시원하게 잘 나온 거 같으니까 그런 것들을 관전 포인트로 보시면 재밌게 즐기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두 분이 다시 만나시려면 또 23년 기다려야 할까요?

(둘이 함께) 아뇨. 안 돼요. 큰일 나요. 그건 끔찍하다. 봐야죠. 빨리빨리 준비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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