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금 반환 비율 놓고 팽팽..투자자들은 '분통'
[앵커]
라임과 옵티머스 기억하십니까? 몇 년 전 가입자 수천 명이 2조 원 가까이 돌려받지 못한 펀드 이름이죠.
비슷한 시기, 마찬가지로 환매가 중단된 '이탈리아헬스케어' 펀드가 있습니다.
이름처럼 이탈리아 지방정부가 의료기관에 줘야 할 진료비를 담보로 투자를 한다는 것이었는데, 하나은행이 2019년까지 3년 동안 투자자 400여 명에게 1,500억 원 넘게 팔았습니다.
투자금 회수가 불가능해진 지 2년 넘게 지난 오늘(20일) 금융당국이 여러 차례 연기됐던 분쟁조정위원회를 열었는데 결론은 내리지 못했습니다.
피해자들만 속이 타들어갑니다.
정재우 기자입니다.
[리포트]
하나은행 직원의 권유로 3년 전 '이탈리아헬스케어' 펀드에 가입한 박 모 씨, 당시 은행 예금 이자율이 연 1% 후반대인 상황에서 5%의 수익률을 보장한다는 말에 11억 원을 투자했습니다.
[박 모 씨/펀드 피해자/음성변조 : "정기예금과 같다, 일 년 이내로 짧은 채권으로만 돼 있고 이거는 완전 안전한 거니까 걱정하지 말고 들어가시면 된다."]
그러나 수익은 고사하고, 투자자들은 아직 원금도 돌려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배 모 씨/펀드 피해자/음성변조 : "우리나라 건강보험공단에서 책임지고 하는 것처럼 (이탈리아) 정부가 보장한다, 채무자가 이탈리아 정부다 이렇게 얘기를 하니까 언젠가는 주는 그런 채권으로 저희는 이해를 하고 들었죠."]
2년 전 갑자기 펀드 환매가 중단됐기 때문입니다.
투자자들은 안전한 곳에 투자한다는 설명과 달리 고위험 채권에 투자됐다며 금융분쟁조정위원회 개최를 신청했지만, 코로나19 여파 등을 이유로 위원회는 수 차례 연기됐습니다.
그리고 환매중단 2년여 만에 열린 오늘 위원회에서도 결론을 내지 못했습니다.
계약 자체가 잘못됐으니 투자금 전부를 돌려줘야 한다는 의견과 책임은 있지만 계약을 취소할 사안은 아니라며 투자금의 80%를 배상해주면 된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섰기 때문입니다.
2년을 기다려온 피해자들은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양수광/펀드피해자연대 대표 : "판매사인 하나은행의 눈치를 보고 피해자 고통은 아랑곳하지 않고 결정을 못 내리는 무책임하고 무능한 금융감독원의 작태라고 분노를 금할 길이 없습니다."]
펀드 판매사인 하나은행은 결론이 나지 않았다며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금융분쟁조정위원회 다음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KBS 뉴스 정재우입니다.
촬영기자:안용습 문아미/영상편집:김대범/그래픽:안재우 김현석
정재우 기자 (jjw@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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