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에쓰오일 화재 진화 완료..노동부, 중대재해법 위반 수사

백경열·이혜리·박상영 기자 2022. 5. 20.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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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부탄 압축 밸브 정비 중 폭발 추정
원인 규명 때까지 시설 운영 중단
알 카타니 CEO “무거운 책임감”

에쓰오일 울산공장에서 폭발로 발생한 큰불이 약 20시간 만에 꺼졌다.

울산소방본부는 지난 19일 오후 8시51분쯤 울산 울주군 온산읍 온산공단 에쓰오일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를 20일 오후 4시57분을 기해 완전 진화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화재는 전날 폭발과 함께 발생했다. 이 사고로 협력업체 노동자 1명이 숨지고, 원·하청 노동자 9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이번 사고는 부탄을 이용해 휘발유 옥탄값을 높이는 첨가제인 ‘알킬레이트’ 추출 작업 중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부탄 압축 밸브를 정비하고 시험 운전하는 과정에서 폭발과 함께 불길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소방당국은 인화성이 높은 부탄가스 때문에 진화작업에 애를 먹었다. 울산소방본부는 불을 끄는 동시에 부탄 보관 탱크와 연결 배관에 물을 뿌려 탱크를 식히는 작업을 계속 벌였다. 이후 탱크와 배관 안에 남아 있던 부탄을 대부분 태운 뒤인 20일 정오쯤 초진 판단을 내렸다.

고용노동부는 이날 에쓰오일 울산공장 안전보건관리책임자가 산업안전보건법을 위반했는지, 경영책임자가 중대재해처벌법을 위반했는지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에쓰오일은 시가총액 세계 1위 기업인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가 최대 주주인 외국계 기업이다. 최고경영자(CEO)인 후세인 알 카타니도 사우디아라비아인이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속지주의를 따르기 때문에 외국인도 법 위반 사실이 드러나면 처벌할 수 있다.

부산지방고용노동청과 울산고용노동지청 근로감독관 등은 사고 현장에 긴급 출동해 작업중지를 명령하고 사고 수습과 재해 원인 조사에 들어갔다. 울산경찰청은 수사전담팀을 편성해 화재 원인 등을 조사하기로 했다. 알 카타니 에쓰오일 CEO는 이날 온산공장에서 이번 폭발 사고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고 “무거운 책임감을 통감하고 사고의 수습과 정확한 원인 규명을 위해 관계당국에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알 카타니 CEO는 “사고가 난 공장 시설은 사고 원인이 밝혀지고 재발 방지 대책이 마련되기까지 운영을 중단한다”며 “그동안 보유 재고와 국내외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해 석유제품의 내수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최선의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쓰오일은 화재 직후 알킬레이터뿐만 아니라 인접 시설 가동도 중단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향후 전국 석유화학단지에 대해 긴급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재발 방지 대책과 개선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노동계는 현재의 석유화학단지가 화약고나 다름없다며 철저한 안전조치와 노후설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일과건강·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사람들,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는 성명을 내고 “에쓰오일은 이번 사고의 원청 책임자로서 사고 조사에 협조하고, 사망자 유족과 부상자들에게 공개 사과하고, 치료·보상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했다.

백경열·이혜리·박상영 기자 merc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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