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의 '차분한 의전'..한걸음 뒤에서 尹-바이든 안내

2022. 5. 20.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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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방한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의 첫 공식 일정인 삼성 반도체 평택캠퍼스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차분한 의전이 빛을 발했다.

시찰이 끝난 오후 7시11분쯤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 이재용 부회장과 서병훈 부사장은 5분간 밀도있는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25년 전 삼성은 해외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내에서 반도체를 생산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매우 강력한 관계를 이어나가길 바란다"고 밝힌 후 양 정상을 소개, 무대로 안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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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계열 넥타이 착용..1시간 전 현장 직접 점검
양 정상 첫 만남..'스포트라이트' 양보하며 안내
동선 보며 전체 상황 총괄..美상무부 장관과 대화
환영사에서 전면 등장..양 정상 소개로 공동연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환영하는 인사말을 위해 단상에 오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20일 방한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의 첫 공식 일정인 삼성 반도체 평택캠퍼스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차분한 의전이 빛을 발했다.

이 부회장은 양 정상의 첫 만남인 만큼 두 사람에게 스포트라이트가 향하도록 배려하면서 지나 레이몬드 상무부 장관과 밀도 있는 대화를 나눴다.

이 부회장은 바이든 대통령이 도착하기 약 1시간 전인 이날 오후 4시54분 행사의 메인 무대인 P2 사무동을 점검하고 취재진과 인사를 나눴다. 이 부회장은 이날 붉은 계열 넥타이를 착용했고, 태극기와 성조기가 그려진 흰색 마스크를 썼다.

오후 5시54분 윤석열 대통령이 사무동에 도착하자 이 부회장이 영접했다. 윤 대통령은 이 부회장과 악수하며 “진작 왔어야 했는데”라고 말했고, 함께 대기실로 이동했다.

취임 후 한국을 첫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과 20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을 방문, 이재용 부회장의 안내를 받으며 공장을 시찰하고 있다. [연합]

오후 6시11분, 바이든 대통령이 사무동에 도착해 윤 대통령과 악수를 나누며 첫인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디지털 보드 앞에서 윤 대통령과 기념촬영을 했다.

양 정상이 시찰한 P3 공장에 대한 설명은 서병훈 삼성전자 부사장이 맡았다. 국가보안시설인 공장 내부 모습이 언론에 공개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 이 부회장을 비롯해 근접 수행원은 방진복을 입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삼성전자 직원으로부터 영어로 설명을 들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두 손을 앞에 모으고 자세에 큰 변동 없이 설명을 청취했다. 윤 대통령은 김일범 의전비서관의 근접통역을 통해 설명을 들었다.

취임 후 한국을 첫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을 방문, 윤석열 대통령과 인사한 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안내를 받고 있다. [연합]

이 부회장은 양 정상과 한 걸음 떨어져서 상황을 점검했다. 양 정상이 움직일 때 조용히 동선을 안내하거나, 카메라 촬영을 위한 자리 위치를 안내하기도 했다.

레이몬드 상무부 장관은 이 부회장에게 질문을 던지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 부회장은 진지한 표정으로 답변을 하면서 양 정상의 동선에 불편함이 없는지 수시로 체크했다.

이날 공장 시찰 일정은 예상보다 길어졌다. 시찰이 끝난 오후 7시11분쯤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 이재용 부회장과 서병훈 부사장은 5분간 밀도있는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오후 7시40분 P2 사무동에서는 양 정상이 입장, 공동 연설이 진행됐다. 이 부회장이 전면에 나선 것은 이 순간이다. 이 부회장은 “25년 전 삼성은 해외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내에서 반도체를 생산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매우 강력한 관계를 이어나가길 바란다”고 밝힌 후 양 정상을 소개, 무대로 안내했다.

취임 후 한국을 첫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시찰 후 연설을 마친 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

윤 대통령은 “저는 반도체가 우리 미래를 책임질 국가안보 자산이라 생각하며 과감한 인센티브와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의 관심을 당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삼성은 세계 3대 반도체 생산업체 중 하나이며, 이것은 대단한 성과”라고 평가하며 지난해 5월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170억 규모 투자를 발표한 삼성에 “삼성의 투자로 한미 간 생산적인 파트너십을 확장시켜준 것에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이번 일정에는 미국측에서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 젠 딜런 백악관 부비서실장, 케이트 베딩필드 백악관 공보국장, 크리스토퍼 델 코르소 주한미국대사 대리,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등이 동행했다.

우리측에서는 박진 외교·이창양 산업통상자원·이종호 과학기술부 장관,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최상목 경제수석, 왕윤종 경제안보비서관, 강경성 산업정책비서관, 조성경 과학기술비서관, 이문희 외교비서관이 참석했다.

silverpap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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