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소집단으론 세계 직면한 도전 해결 못해" 한·미 밀착에 경계
[경향신문]
왕이, 브릭스 외교장관 회담에서
한·일 순방하는 바이든 행보 겨냥
쿼드·IPEF로 중 배제 시도 지적
중국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한국과 일본 방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은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방문이 한·일과 밀착해 중국을 견제하고 글로벌 공급망 등에서 배제시키려는 시도라고 보고 있다. 한국의 새 정부 출범과 바이든 대통령 방한을 계기로 한국과 미국이 밀착하는 데 대한 경계심도 드러난다.
20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王毅)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전날 브릭스(BRICS) 외교장관 회의에서 “‘소집단’으로는 전 세계가 직면한 큰 도전을 해결할 수 없다”며 “글로벌 거버넌스는 모두 함께 만드는 것으로 어떤 집단이 독점할 수 없고 어떤 이유로든 다른 나라를 배제할 수도 없다”고 밝혔다.
왕원빈(汪文斌) 외교부 대변인도 “지역 국가들과 은밀히 분열과 대항의 책략을 도모하지 말고 협력을 논의하길, 폐쇄적이고 배타적인 소그룹을 만들지 말고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친구 그룹을 만들기를, 아·태 지역에 혼란을 만들지 말고 지역 평화와 발전에 도움이 되는 일을 많이 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중국 측 발언은 이날부터 한국과 일본을 방문하는 바이든 대통령의 행보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24일까지 이어지는 한·일 순방 기간에 중국 견제를 위한 4개국(미국·일본·호주·인도) 안보협의체 쿼드(Quad) 정상회의를 열고, 중국의 경제 영토 확장을 막기 위한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도 출범시킬 예정이다.
중국은 미국의 이 같은 행보를 배타적인 소그룹을 만들어 세계를 분열시키려는 시도라고 비판해왔다. 중국은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방문을 앞두고 한·미·일 3국에 “양자 협력이 진영 대항을 유발하고 중국의 주권과 안보, 발전 이익을 해쳐서는 안 된다”거나 “핵심 이익을 존중하고 디커플링(탈동조화)에 반대해야 한다”며 잇따라 경고성 메시지를 보냈다.
중국은 특히 일본뿐 아니라 한국도 대중국 견제 성격의 경제협의체인 IPEF에 동참하며 미국과 밀착하는 행보를 보이는 것에 민감하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연일 “(IPEF는) 다른 나라와 중국을 디커플링시키고 안보 영역뿐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중국을 배격하는 소그룹을 만들려는 것”이라고 날을 세우고 있다. 양시위(楊希雨) 중국국제문제연구원 연구원은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한·미관계의 격상은 정치·군사 분야에서 경제 협력, 심지어 가치 문제로까지 확대되는 것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또 왕쥔성(王俊生)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원은 “제3국을 겨냥한 양자관계는 한국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되며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안보와 균형을 위협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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