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재, 칸영화제에서 '감독 데뷔'
[경향신문]
비경쟁부문 초청작 ‘헌트’ 첫 상영
1980년대 배경…관객들 기립박수
“정말 감사합니다. 영화가 즐거우셨길 바랍니다. 메르시 보쿠(프랑스어로 ‘고맙다’).”
자신이 처음으로 연출한 영화 <헌트>가 19일 자정(현지시간) 프랑스 칸 뤼미에르극장에서 처음 상영된 직후 이정재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이 감독은 <헌트>의 각본을 쓰고, 연출하고, 주인공으로 출연했다. 드라마 <오징어 게임>으로 세계적인 스타가 된 그의 인기를 확인하듯 영화 상영 전후 그를 향한 박수와 환호가 쏟아졌다.
제75회 칸국제영화제 비경쟁부문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된 영화 <헌트>는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 고위 간부인 박평호(이정재)와 김정도(정우성)가 서로의 정체를 의심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다. 신군부가 집권한 1980년대를 배경으로 했다. 대통령 동생 전경환의 사기 사건을 빗댄 듯한 ‘전경자 사건’을 언급하고, 북한 장교 이웅평 월남 사건처럼 국경을 넘어 귀순한 공군을 취조하는 등 당시 벌어졌던 크고 작은 일을 연상시키는 사건들을 촘촘하게 배치했다.
다만 정부의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견제와 같은 당시 정치 맥락이나 5·18광주민주화운동을 포함한 주요 사건을 인물의 대사나 회상을 통해 스치듯 다루다 보니 인물의 감정선과 이야기 전개를 따라가기가 어렵고 다소 산만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총격으로 시작한 영화는 내내 총을 난사하더니 총격으로 끝이 난다. 두 주인공은 이상할 정도로 멀쩡한 가운데 주변 등장인물은 수도 없이 죽어나간다. 광주에서 행해진 군인들의 폭력, 전경의 데모 진압, 경찰과 국정원의 고문이 과도하게 길고 적나라하게 다뤄진다. 폭력을 가하는 이들의 서사는 선명한데 폭력을 당하는 이들은 얼굴이 없다.
각각 박평호와 김정도의 측근 역을 맡아 비중있게 등장한 전혜진, 허성태 외에도 주지훈, 박성웅, 황정민 등 스타 배우들이 깜짝 출연한다. 액션신이 화려하고 박진감 넘친다.
박수갈채를 받으며 시작한 영화는 끝난 뒤에도 5분여간 기립박수를 받았다. 이 감독은 마이크를 잡고 영어와 프랑스어로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날 각국에서 모인 관객들은 “좋은 영화인지는 모르겠지만 흥미롭다” “총 쏘는 장면이 많았는데 맥락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는 등의 감상을 나누며 극장을 나섰다.
칸 | 오경민 기자 5k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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