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수요 늘더니..'금겹살' 됐다
[경향신문]
돼지고기값 한 달 만에 28% ↑
생산자물가 4개월 연속 오름세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생산자물가가 4개월 연속 상승했다. 최근 ‘금겹살’로 불릴 정도로 삼겹살 가격이 오른 돼지고기 가격도 한 달 만에 28.2% 올랐다. 농축수산물 가격 오름세가 가팔라 올 하반기 식품과 외식물가가 시차를 두고 자극받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1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4월 생산자물가지수는 3월(116.70)보다 1.1% 높은 118.02(2015년 수준 100)로 집계돼 올 1월 이후 4개월째 오름세를 보였다. 상승폭은 전달(1.5%)보다 소폭 줄었지만 전년도 4월과 비교하면 9.2%나 올랐다.
전월 대비 품목별 등락률은 축산물과 수산물 물가가 각각 7.4%, 2.6%씩 올랐다. 공산품은 1.2% 올랐고 이 중 석탄·석유제품(2.9%), 1차 금속제품(2.6%), 음식료품(1.6%) 등의 오름폭이 평균을 웃돌았다.
서비스업 물가는 0.4% 올랐다. 원자재 가격 부담과 거리 두기 폐지 등에 따른 수요 증가의 영향으로 운송(1.2%)과 음식점·숙박(0.6%) 관련 물가가 올랐다.
세부품목으로는 돼지고기(28.2%), 멸치(22.0%), 식용정제유(11.8%), 경유(7.2%), 달걀(6.8%) 등이 많이 올랐다. 국제항공여객(10.3%), 영화관(3.1%) 등도 큰 폭으로 올랐다. 반면 딸기(-20.4%), TV용 LCD(-4.2%), 잡지 및 정기간행물(-6.0%) 등은 떨어졌다.
수입품까지 포함해 가격 변동을 측정한 국내공급물가지수도 전월 대비 2.3% 높아졌다. 특히 원재료 물가가 10.7% 뛰었다. 국내 출하에 수출품까지 더한 4월 총산출물가지수도 3월보다 1.4% 상승했다. 생산자물가는 시차를 두고 소비자 물가에 반영된다. 특히 곡물, 원자재, 에너지 등 업체들이 저렴하게 확보했던 재고가 바닥나면 본격적으로 가격이 오를 수 있다.
한편 이날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는 설명자료를 내고 “최근 삼겹살 가격 상승은 코로나19 방역 조치의 일환이었던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되면서 외식 수요가 단기간에 급증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삼겹살 소비자가격은 지난 17일 기준으로 ㎏당 2만8230원을 기록해 1년 전 가격(2만3648원)보다 19.4% 올랐다.
위원회는 “최근 돼지 공급 두수는 전년보다 많은 수준”이라면서 “올 1~4월 일일 돼지 도축 두수는 7만8866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18두 많다”면서 “가축질병으로 인해 돼지 공급이 줄고 가격이 올랐다는 (일각의) 설명은 과학적·통계적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류인하·유희곤 기자 ac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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