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과 동행하는 재계..방한 훈풍 타고 대미 투자 늘리나

이재덕·고영득 기자 2022. 5. 20.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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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첫 일정으로 삼성 반도체공장 방문
현대차 “조지아 전기차 공장 설립”
내일 정의선 회장과 만남도 예정
SK·LG 등도 ‘방한 선물’ 만지작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을 계기로 국내 대기업들이 미국 현지 공장 신설 등 ‘대미 투자’ 계획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이 방한 첫 일정으로 삼성전자의 반도체 공장을 견학하고,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의 공식 출범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재계는 한·미 양국 사이에 새로운 투자 협력 관계가 조성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20일 로이터통신과 재계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22일 서울 모처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만날 예정이다. 그는 현대차의 미국 내 투자에 감사를 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전기차 전용 공장을 미국 조지아주에 설립하는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며 투자 규모는 70억달러(약 8조9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SK, LG 등도 ‘방한 선물’로 기존에 발표된 미국 투자 계획을 더 구체화하거나 규모를 키워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 앞서 이들 그룹과 삼성, 현대차를 포함해 국내 4대 그룹은 한·미 정상회담이 있었던 지난해 5월 미국 상무부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해 미국에 총 44조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당시 SK하이닉스는 1조원 이상을 들여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 인공지능(AI) 등 신성장 분야 혁신을 위한 대규모 연구·개발 센터를 세운다고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제너럴모터스(GM)합작공장을 포함해 미국 내 2곳에 배터리 공장을 신설하겠다고 발표했다.

재계에서는 바이든 방한에 맞춰 이들 기업이 대미 투자 계획을 좀 더 구체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롯데도 지난 13일 미국 뉴욕주 시러큐스시에 위치한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MS)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공장 인수를 의결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삼성전자의 평택 공장을 직접 방문한 만큼, 삼성전자 역시 대미 투자 계획을 추가로 발표하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건설하기로 한 파운드리 공장의 양산 시기를 앞당기는 방식으로 바이든 대통령에게 ‘방한 선물’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재계 관계자는 “고객사 수주가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생산라인을 무작정 늘리는 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바이든 대통령 방한 기간 동안 대미 투자 관련 발표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된 그룹 총수들에 대한 사면론도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에 맞춰 다시 불기 시작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오너십이 없는 상황에서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기가 쉽지 않다. 아무리 삼성전자가 글로벌 기업이라고 해도 투자 금액이 크다 보면 결정 과정에서 지체가 생길 수 있다”며 “경영 활동을 자유롭게 해주는 차원에서 이 부회장에 대한 사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동화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간사는 “불법과 편법으로 부의 세습, 경영권 세습을 이룬 재벌 총수에게 면죄부를 주어서는 안 된다”며 “삼성전자의 경영은 취업이 제한된 이 부회장의 일이 아니라, 삼성의 최고경영자(CEO)들이 해야 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재덕·고영득 기자 du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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