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영상) '군검사 도베르만' 김우석이 느낀 참된 연기의 맛

현혜선 기자 2022. 5. 20.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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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군검사 도베르만' 노태남 役 김우석
유튜브 채널 '지핑' 인터뷰
"비로소 연기의 즐거움 깨달았죠"
김우석 / 사진=유튜브 '지핑'
[서울경제]

배우 김우석이 '군검사 도베르만'에서 간극을 오가는 연기를 펼쳤다. 악행을 일삼는 재벌로 시작해 극심한 트라우마를 겪은 군인까지 연기해 넓은 스펙트럼을 증명한 것이다. 이를 통해 "진정한 연기의 즐거움을 느꼈다"는 김우석은 발전하고 있다.

tvN 월화드라마 '군검사 도베르만'(극본 윤현호/연출 진창규)은 돈을 위해 군검사가 된 도배만(안보현)과 복수를 위해 군검사가 된 차우인(조보아)이 만나 군대 내의 검고 썩은 악을 타파하며 진짜 군검사로 성장하는 이야기. 김우석이 연기한 노태남은 20대 초반에 굴지의 방산업체 회장 자리에 올라 위아래를 조절하지 못하는 인물이다. 그는 최초의 여자 사단장인 어머니 노화영(오연수)이 길러낸 괴물이라는 점에서 측은지심을 사기도 한다.

김우석은 오디션을 통해 '군검사 도베르만'에 합류하게 됐다. 그는 자신이 노태남 역을 맡게 될 줄 몰랐다며 합격했다는 말을 들었을 당시 날아갈 듯 기뻤다고 회상했다. 기쁜 마음으로 캐릭터를 준비한 기억이 가장 컸다.

"대본에 고구마가 많이 없고, 사이다가 크더라고요. 그중에서도 노태남은 고구마와 사이다를 넘나들며 위아래를 다 찍어요. 그래서 그런지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죠."(웃음)

극 초반 노태남은 안하무인의 범죄를 저지른다. 여성에게 약을 먹이고, 성폭행 당하는 걸 방관한다. 게다가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물불 가리지 않을 정도로 악행을 저지른다. 김우석은 이런 노태남의 악함이 더 잘 보일 수 있도록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노태남은 그냥 나쁜 사람이에요. 이런 사람은 꼭 벌을 받아야 된다고 생각해요. 시청자들도 그렇게 생각하길 바라서 벌을 받을 수 있도록 최대한 나쁘게 표현해야 된다고 생각했어요. 극적으로 보이길 원하는 마음도 있었고요."

김우석 / 사진=에일리언컴퍼니 제공

이렇게 악행을 저지르던 노태남은 군에 입대한 후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총기 난사 사건까지 겪으며 극심한 트라우마에 빠진다. 또 어머니 노화영을 향해 반기를 들기도 한다. 극이 진행될수록 점점 달라지는 캐릭터를 표현하게 된 것이다.

"제가 처음부터 끝까지의 대본을 보고 드라마에 들어간 건 아니었어요. 그런데 대본에서 노태남의 변화가 뚜렷하게 잘 보이더라고요. 전 그저 '이걸 시청자들에게 잘 전달할 수 있게끔만 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연기했죠. 초반에는 악행을 일삼다가 변화를 맞잖아요. 그런데 그 변화가 사소하지 않고 워낙 커요. 그래서 보시는 분들이 '갑자기 변한다고?'란 생각만 안 하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어요. 그걸 맞추면서 연기했습니다."

김우석은 노태남의 변화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본질과 성격에 대해 고민했다. 그는 고민을 거듭한 끝에, 노태남의 가장 중심은 연약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어머니로 인해 뒤틀리기 전에는 선한 인물이었고, 겉으로는 강해 보이지만 속은 약한 인물이라고 해석했다.

"초반에 3부에서 어머니와 과거에 있었던 일이 나오잖아요. 어머니가 수류탄을 들고 서 있으라는 벌을 내린 거죠. 그전에 노태남은 원래 착한 인물이라고 스스로 설정했어요. 군인 어머니 밑에서 자라 각 잡혀 있고, 얽매어 있었는데 수류탄 사건으로 뒤틀리게 된 거예요. 그 후로 확 변하지만, 결국엔 약하고 멋도 없고, 작은 인물이라는 생각을 계속 갖고 있었어요."

‘군검사 도베르만’ 김우석 스틸 / 사진=tvN

수류탄 사건에 대한 트라우마부터 군대 내 총기 난사 사건에 대한 트라우마까지. 노태남에게 트라우마는 빠질 수 없는 이야기다. 김우석은 자칫 표현하기 어색할 수 있는 트라우마 연기를 앞두고 큰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제가 아직 많이 부족하다 보니까 '이걸 어떻게 보여야지'라는 생각을 갖고 연기하지 않았죠. 최대한 '내가 만약에 진짜 이런 일을 겪었다면 어떻게 행동했을까?'에 초점을 맞췄어요. 그리고 같이 연기한 선배님들이 정말 잘해주시다 보니까 저도 자연스럽게 거기에 녹아들어서 연기할 수 있었죠. 감독님과 촬영 전에 리허설도 많이 해보고 이야기도 많이 나눴어요. 감독님이 많이 잡아주셔서 잘 나오지 않았나 싶어요."

미필인 김우석에게 군인 캐릭터를 연기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다. 김우석은 군필자 친구들의 도움과 촬영장에 있는 스태프의 도움을 받아 군대에서의 행동을 교정 받았다. 군대 말투까지 곧바로 피드백 받아 자연스러운 연기가 나올 수 있었다고.

"침낭을 덮고 자는 신이 있어요. 보통 침낭 안에 들어가서 지퍼를 잠그고 자잖아요. 그런데 감독님들이 실제로 군대에 갔을 때 더 따뜻하게 자기 위해 침낭을 아예 덮고 잔다고 하더라고요. 침낭을 빨리 정리하는 방법도 현장에서 감독님들께 배웠죠. 간접적으로 경험을 많이 할 수 있는 기회였어요. 이 경험이 나중에 군대 갔을 때 꽤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아직 다녀오지 못해서 잘 모르지만, 더 빨리 옷은 갈아입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노태남과 떼놓을 수 없는 건 애견 볼트. 노태남이 유일하게 의지하고, 소중하게 생각하며 진정한 가족이라고 여긴다. 김우석은 볼트를 두고 "훈련이 잘 돼있고, 연기를 잘하는 엄청난 명배우"라고 칭찬했다. 촬영 전에 미리 만나 산책도 함께 하고 간식도 주면서 친해질 수 있었다.

"볼트와 촬영하면서 힘든 게 하나도 없을 정도로 호흡이 좋았어요. 웃겼던 에피소드가 있는데, 진지한 신에 볼트가 나와요. 그런데 앞에 음식이 있다 보니 볼트가 계속 먹더라고요. 강아지들 먹는 소리가 워낙 차지잖아요. 볼트도 그렇게 먹어서 웃음을 참느라 힘들었습니다."(웃음)

"제가 실제로 강아지를 키워요. 15회에 노태남이 극단적 선택을 하려고 마음먹은 후 볼트를 바라보는 신이 있는데, 제가 정말 사랑하는 강아지와 헤어지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많이 슬펐어요. 볼트 눈도 왠지 모르게 촉촉해졌던 것 같고요. 볼트와 스킨십하는 것도 제가 강아지를 키운 경험이 있어서 더 편하게 잘 나왔죠."

김우석은 '군검사 도베르만'을 통해 연기의 즐거움을 얻을 수 있었다. 그는 "연기하는 것 자체, 그리고 현장 가는 게 더 재밌어지기 시작했다. 정말 연기에 푹 빠진 느낌"이라며 "요즘 일하는 게 즐거운 시기다. 앞으로 더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우석의 댓글 읽기, 친형인 멜로망스 김민석과의 에피소드, 각종 썰 등이 궁금하다면 유튜브에서 ‘지핑’을 검색하세요.
현혜선 기자 sunshi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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