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스러운 걸작 '시녀들' 선글라스로 재해석..英 개념미술 선구자

이한나 입력 2022. 5. 20.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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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크레이그 마틴
세계 최대 규모 회고전
8월 28일까지 예술의전당
"익숙한 대량생산 제품서
특별한 상상력 이끌어내"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
1974년 런던 로완갤러리. 30대 초반 아일랜드 태생 작가는 물이 반쯤 담긴 유리컵(화장실에 흔히 놓이는 형태)을 머리 위 선반에 전시하고 '참나무'라는 제목을 단다. 이 작품에 대한 질문과 답변을 함께 넣은 안내문이 제시됐다.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81)의 작품 'An Oak Tree(참나무)'(1973)가 처음 전시된 역사적 장면이다. 미국 예일대에서 순수미술을 공부한 그는 개념미술을 영국에 소개한 인물로 기록된다. 그는 거대한 캔버스나 알루미늄 패널 위에 검정 종이 테이프로 아이폰이나 우산 등 평범한 일상용품을 단순한 윤곽에 제한된 색깔로 표현하는 그림으로 유명해졌다.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의 `시녀들2`(2001).
그로부터 27년 후인 2001년 또 다른 도전작을 내놓았다. 선글라스와 소화전, 연필깎이, 허리띠 등의 사물을 늘어놓고는 'Las Meninas II(시녀들2)'라는 제목을 단 것이다. 17세기 회화의 거장 디에고 벨라스케스의 대표작인 'Las Meninas(시녀들)' 속에 등장하는 인물 구도처럼 사물을 배치했다. 선글라스는 공주, 소화전은 예술가, 연필깎이는 난쟁이, 허리띠는 개를 의미한다. 이 작품을 통해 작가는 우리의 '믿음'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한다.
벨라스케스의 `시녀들`(1656).
영국 개념미술의 선구자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의 세계 최대 규모 회고전 'Here and Now'가 UNC 주최로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1973년부터 올해까지 50년간 작품 150점을 모았다.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또 다른 상상력을 이끌어내는 것이야말로 예술 아니겠는가"라며 "누구에게나 익숙한 대량생산품을 주로 그리는데, 색깔을 통해 일상적 사물이 특별한 것으로 변화하게 한다. 사물 그 자체가 아니라 이미지를 표현하는 방식에 관심 있다"고 말했다.

작가는 앤디 워홀의 영향을 받았다고 인정했지만, 팝아트 장르와는 선을 그었다. 그는 "(개념미술로서) 참나무가 'absolute work(완벽한 작품)'여서 같은 방식으로 더 전개시킬 필요가 없었다"며 "1978년께 기본으로 돌아가고자 원시시대부터 존재했던 동굴화처럼 벽화작업으로 다시 시작해 오늘날 작업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그는 골드스미스대학 교수로 재직하면서 데이미언 허스트, 줄리언 오피, 트레이시 에민 등 세계적 작가들을 배출한 스승으로도 유명하다. 그 공적을 인정받아 2016년 영국 여왕으로부터 기사작위도 받았다. 그는 알파벳도 추상적인 사물로 표현하거나 미디어 영상 등 새로운 도전을 멈추지 않고 있다. 또 코로나19 이후 마스크와 줌회의를 주제로 한 최신작을 제작했고 이번에 디지털 자화상과 벽지 디자인도 처음 선보였다. 전시는 8월 28일까지.

[이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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