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만 오픈런?..요즘 백화점엔 ○○○ 사러 달려갑니다

홍성용 2022. 5. 20. 17:0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MZ세대 미술품 투자 큰손으로 떠올라
갤러리·아트페어 시장 뛰어든 백화점들
롯데백화점이 지난 10일 시그니엘 부산 호텔 4층에서 520평(약 1700㎡) 규모로 진행한 `롯데아트페어 부산`에는 국내외 유명 갤러리 12곳과 라이프스타일·디자인 브랜드 30여 곳 등이 참여했다. [사진 제공 = 롯데백화점]
백화점에 갤러리가 들어왔다.

최근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 주요 백화점 매장에서는 유명 화가의 그림이 걸린 갤러리를 만나기가 쉬워졌다. 지난해부터 '아트테크(예술+재테크)' 열풍과 함께 단순 감상이 아니라 투자 목적으로 미술품을 소비하는 고객이 많아졌고, 백화점 입장에서도 프리미엄 전략의 일환으로 아트 비즈니스를 신사업으로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백화점에서는 미술사업 전담 조직까지 갖추면서 구색을 갖추기 위해 노력 중이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부터 본점, 잠실점, 동탄점, 광주점 등 6개 점포에서 미술품을 판매하고 있다. 수억 원대의 유명 작가 작품부터 20만~30만원대의 신진 작가 작품도 만날 수 있다. 지난해 9월에는 롯데백화점 예술사업을 총괄하는 '아트비즈니스실'을 만들고, 김영애 이안아트컨설팅 대표를 실장(상무)으로 영입했다. 롯데쇼핑이 1979년 롯데쇼핑센터 개관과 함께 롯데갤러리를 선보인 이래 미술 전문가의 임원급 영입은 처음 있는 일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1955년 이중섭 화가가 전시한 갤러리가 미도파백화점 화랑인데, 지금의 롯데백화점 영플라자 본점 건물"이라며 "지난해부터 미술사업을 제대로 해보자는 공감대가 만들어졌지만, 백화점이 미술사업을 한 역사는 오래됐다"고 설명했다.

롯데백화점이 이달 부산에서 대규모 아트페어를 연 것도 이 같은 예술사업 확장의 일환이다. 지난 10일 시그니엘 부산 호텔에서 진행한 '롯데아트페어 부산'에는 국내외 유명 갤러리 12곳과 30여 개의 라이프스타일, 디자인 브랜드 등이 참여했다. 순수미술품 위주로 전시하는 일반 아트페어와 달리 공예품, 디자인 제품 등 일상용품까지 한자리에서 선보였다.

덴마크 오디오 브랜드 뱅앤올룹슨이 김창열 작가의 물방울 그림에 영감을 받아 만든 작품. [사진 제공 = 롯데백화점]
시그니엘 부산 4층에 520평의 대규모 행사장을 마련했는데, 아시아 최대 화랑 '탕 컨템포러리 아트'와 싱가포르의 현대미술 갤러리 '해치 아트 프로젝트' 등도 참여해 품격을 높였다. 김영애 롯데백화점 아트비즈니스실장은 "취향이 경제를 주도하는 시대에 백화점과 아트의 만남은 필연적"이라며 "아트의 문턱을 낮춰 더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데 롯데백화점이 주도적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신세계백화점은 강남점 3층을 아트스페이스 로 이름 짓고 명품 매장 통로와 벽 등에 회화와 조각 등 수백 점을 상설 전시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신세계백화점]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3월 회사의 사업목적에 '미술품 전시· 판매·중개·임대업 관련 컨설팅업'을 추가하며 예술사업 확장 의지를 명확히 했다. 이후 지난해 말에는 미술품사업 확대를 위해 280억원에 미술품 경매회사인 서울옥션 지분 4.8%를 사들였다. 신세계백화점이 아트 마케팅에 관심을 가져온 것 역시 역사가 깊다. 1966년에 국내 백화점 최초로 본점에 상설 전시장인 '신세계화랑'의 문을 열었다. 1969년에는 본점 본관에 현대식 시설을 갖춘 '신세계미술관'을 재개관했는데, 이때 건축가 김수근이 전시장 설계를 맡아 화제를 모았다.

특히 2020년에는 강남점 3층을 '아트스페이스'로 이름 짓고 갤러리 공간으로 전면 리뉴얼(재단장)했다. 3층 명품 매장의 통로, 벽, 라운지에 작품을 전시·판매할 수 있도록 조성한 것이다. 국내외 유명 작가들의 미술품 100여 점이 이곳 매장에 상설 전시되고 판매된다. 전체 작품의 순환주기는 한 달쯤 된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작품을 한 번 걸면 한 달 안에 거의 팔린다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특히 큐레이터가 직접 현장에 상주해 작품을 구매하는 고객에게 집이나 사무실, 상가 등 공간에 어울리는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신세계갤러리는 신진 예술작가들의 등용문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올해로 21회를 맞이한 '광주신세계미술제'는 역량 있는 작가의 발굴과 창작 지원을 통해 지역 미술문화 창출에 기여하고 있는 대표적인 공모전이다. 지난 20년간 86명의 작가들이 이 미술제를 통해 등용됐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에서 열린 '판교 아트 뮤지엄'에서 고객들이 예술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판교 아트 뮤지엄은 연 2회 진행된다. [사진 제공 = 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은 무역센터점, 목동점, 더현대 서울 등 전국 10여 개 점포에서 상설 전시공간인 '갤러리 H'를 운영 중이다. 연간 100회 이상의 전시와 판매행사를 진행한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에서 연 2회 열리는 '판교 아트 뮤지엄'에서는 수억 원에 달하는 해외 유명 판화 작품도 판매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다음달 12일까지 대구점에서 '국제대구아트페어(iDaf 22) 프리뷰 인 더 현대'도 진행한다. 대구화랑협회 주관으로 열리는 국제대구아트페어의 시사회(프리뷰) 형식의 아트페어로, 대구·경북 지역 50여 개 갤러리가 참여해 국내외 작가들의 작품 380여 점을 선보인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최근 예술작품 소장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크게 증가하며 주요 점포를 중심으로 다양한 예술작품 전시를 정기적으로 하고 있다"며 "백화점에서 문화·예술 콘텐츠를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성용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