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 1%대로 시작한 '청춘스타', 반전의 서사 가능할까

정덕현 칼럼니스트 2022. 5. 20.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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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스타', 쏟아진 원석들 그런데 시청률은 왜?

[엔터미디어=정덕현] Mnet <프로듀스101> 사태 이후 아이돌에 맞춰진 오디션 프로그램은 한동안 주춤했지만, 그래도 계속 나왔던 게 사실이다. 방시혁이 참여해 화제가 됐던 Mnet <I-LAND>는 물론이고 MBC <야생돌>, <방과후 설렘> 같은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그것이다. 이렇게 아이돌을 대상으로 하는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지속적으로 나올 수밖에 없었던 건 이미 기획사 소속 연습생들이 넘쳐나 오디션 프로그램에 대한 업계의 수요가 분명히 있는데다, 방송은 성공하지 못해도 방송 과정에 만들어지는 팬덤으로 출연 아이돌들의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다분히 산업적인 계산이 들어 있어서였다.

그래서 새로 시작한 채널A <청춘스타>가 왜 제목을 굳이 그렇게 지었고 또 참가군을 아이돌만이 아닌 보컬, 싱어송라이터를 포함시켰는지가 이해된다. 아이돌만을 대상으로 삼기에는 여전히 부정적인 이미지가 남아있고 그래서 보컬, 싱어송라이터를 포함시키면서 아이돌이라는 지칭 대신 '청춘스타'라는 대안적 단어를 선택한 것으로 보여서다.

또한 사전에 분명한 오디션의 공정성을 내세우기 위해 심사위원이 사라지고 '엔젤뮤지션'이라는 색다른 지칭으로 이승환, 윤종신, 박정현, 김이나, 이원석, 소유, 강승윤, 노제 8명에게 단 한 표씩만 행사할 수 있게 룰을 짰다. 192명의 관객과 똑같이 한 표씩의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함으로써 온전히 관객이 뽑는 오디션이라는 걸 전면에 내세운 것.

'청춘스타', '엔젤뮤지션' 같은 대안적인 용어들을 사용하지만 <청춘스타>가 가진 핵심적인 매력은 오디션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출연자들의 개성과 매력이 그것이고, 그들이 노래할 때 엔젤뮤지션들이 보여주는 리액션이 그것이다. 여기에 200표 중 150표 이상을 받아야 합격할 수 있는 룰이 주는 긴장감도 오디션의 묘미가 아닐 수 없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건 출연자다. 첫 회만 보면 이렇게 출중한 실력과 개성이 넘치는 아티스트들이 어떻게 이리 많은가 하는 착각에 빠져들 정도로 매력적인 출연자들이 쏟아져 나왔다. 시카고에서 와 한국말이 익숙지 않지만 묘하게 여성들의 마음을 매료시킨 싱어송라이터파 정수민이나, 아이돌파로 나왔지만 노래, 춤, 연기적인 요소까지 갖춘 정성윤, 허스키한 보이스로 즐기는 무대를 보여준 보컬파 방준원, 맑고 순수한 목소리로 자작곡도 좋았던 류지현, 진주의 동생으로 한번 들으면 잊혀지지 않는 자작곡이 인상적이었던 주범진, 그리고 정성스런 가창으로 진정성 있는 무대를 선보인 김태현 등등 벌써부터 시선이 가는 출연자들이 줄줄이 합격을 받았다.

그런데 아쉬운 건 시청률이다. 충분히 시청자들이 주목하고 감동할 수 있는 무대들이 이어졌지만 첫 회 시청률은 1.1%(닐슨 코리아)로 예상외로 저조했다. 이렇게 된 건 '청춘스타' 같은 새로운 지칭을 세우고 보컬, 싱어송라이터를 합류시켰지만 이 오디션이 여전히 '아이돌 오디션' 같은 선입견을 줘서가 아닐까. 실제로 그간 아이돌이 출연하는 오디션 프로그램들은 팬덤은 만들어졌지만 방송 시청률은 1%대 미만으로 '찻잔 속의 폭풍'에 머물렀던 게 사실이다.

게다가 채널A라는 종편 채널의 정체성과 <청춘스타>라는 프로그램의 정체성이 아직은 잘 어우러지지 않는 면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조금은 젊은 세대들에게 어필해야 할 것 같은 프로그램이지만 알다시피 종편의 고정 시청층은 연령대가 높은 편이다. 그런데 <청춘스타>는 잘 들여다보면 중장년층에 대한 소구점이 분명히 있어 보인다. 즉 <슈퍼스타K>나 <K팝스타> 같은 초창기 오디션 프로그램의 향수가 묻어나는 점이 그것이다.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가장 중요한 건 결국 얼마나 매력적인 출연자들이 출연하는가 하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청춘스타>는 일단 필요조건은 갖춘 오디션으로 보인다. 충분히 시청자들이 빠져들 수 있는 기량을 가진 출연자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향후 <청춘스타>는 현재의 부진한 시청률을 뒤집는 반전의 서사를 그려낼 수 있을까. 거기에 진짜 청춘스타 탄생의 성패가 달려 있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채널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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