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장 후보 토론회 1회 그쳐..'알권리 침해' 논란(종합)

남승렬 기자 2022. 5. 20.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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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정의당 후보 "토론 추가로 열어야"
국회의원 1석 기본소득당 후보 참여도 못해
홍준표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가 6·1지방선거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19일 오후 대구 중구 반월당 현대백화점 앞에서 열린 출정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2022.5.19/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대구=뉴스1) 남승렬 기자 = 차기 시정을 이끌 대구시장 후보들의 정책과 공약, 정견을 들을 수 있는 선거방송 토론회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토론 횟수가 너무 적어 유권자의 알권리를 보장하지 못한다는 지적과 함께 군소정당의 참여가 배제돼서다.

20일 더불어민주당 서재헌·국민의힘 홍준표·정의당 한민정·기본소득당 신원호 후보(기호 순) 캠프와 대구시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대구시장 후보의 법정 TV토론회는 오는 26일 오후 11시부터 1시간 동안 대구문화방송에서 생중계로 진행된다.

26일 이전에는 토론회가 전무하며 지방선거 사전투표(27~28일) 바로 전날, 단 한차례에 그치자 일부에서 "횟수가 너무 적다"며 추가 토론을 촉구하고 있다.

한민정 정의당 대구시장 후보는 이날 중구 삼덕동 대구도시철도2호선 경북대병원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 홍 후보에게 "선거 토론 추가를 열자"고 촉구했다.

한 후보는 "'토론을 해야 정책선거로 전환된다', '26년 정치인생에서 토론을 하지 말자는 경우는 처음 봤다', '토론이 겁나면 지금 사퇴하라'는 등의 발언은 홍 후보가 직접한 말"이라며 "홍 후보야 말로 토론이 겁나면 사퇴하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구의 노동정책, 기후위기 대응, 인구 유출, 청년 일자리, 대구경북통합신공항 등 현안이 수도 없이 많은데 한번 토론으로 되겠느냐"며 "시장 후보가 됐으면 시민 앞에 충분히 설명하고 검증받아야 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서재헌 민주당 후보도 대변인 명의 성명을 통해 "홍 후보는 지난해 12월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향해 '회피하지 말고 토론에 즉각 응하라'고 일침을 가한 적이 있는데, 이번 선거는 예외냐. 내로남불"이라고 했다.

서 후보 측은 "선거 토론은 위기에 처한 대구의 미래를 논의하는 장이 돼야 한다. 새로운 대구를 만드는 토론이 실질적으로 이뤄지려면 토론회를 추가로 열어야 한다. 분명한 입장을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한민정 정의당 대구시장 후보가 20일 오전 중구 삼덕동 대구도시철도 2호선 경북대병원역 3번 출구 인근 인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 토론을 추가로 할 것을 홍준표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측에게 촉구하고 있다. 2022.5.20/뉴스1 © News1 남승렬 기자

토론회 시간에 대해서도 말이 많다. '황금시간대'가 아니라 시청자들의 관심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는 평일 오후 11시에 일정이 잡혀서다. 군소정당 후보의 참여를 배제한다는 차별 논란도 나오고 있다.

대구시선관위에 따르면 민주당 서재헌·국민의힘 홍준표·정의당 한민정·기본소득당 신원호 후보 등 출마자 4명 모두 토론회에 참가하겠다고 알려왔지만, 원내 국회의원 의석 수가 1석뿐인 기본소득당 신 후보는 제외된다.

선거법상 지지율 5% 이하, 국회의원 의석 수 5석 이하 정당의 광역단체장 후보는 법정 방송토론 대상이 아니다. 다만, 다른 경쟁 후보 모두 만장일치로 동의할 경우 토론에 참여할 수 있다.

각 후보 캠프와 지역 정가에 따르면 민주당 서재헌, 정의당 한민정 후보는 기본소득당 신원호 후보의 토론 참석에 동의했으나, 국민의힘 홍준표 후보는 동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홍 후보 캠프 관계자는 "특정 정당과 후보를 배제한 것이 아니라 토론 기준과 자격을 갖추지 못한 정당의 후보라서 어쩔 수 없다. 토론 참여를 고의로 배제하거나 배척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선거법 규정에 발목이 잡힌 신 후보는 3자 토론이 끝난 뒤 새벽 1시부터 20분에 불과한 사회자 대담을 통해 정견을 발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이와 관련, 신 후보는 "홍준표 후보는 5명 이상 국회의원이 있는 정당이 아니면 타 후보의 동의를 받아야 토론회에 참석할 수 있다는 기준을 들어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며 "정치 기득권이 소수 정당에 가하는 정치 불평등"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선거에서 핵심 의제로 던진 불평등, 양극화 심화와 극복 방안을 이야기한 제가 정치 불평등을 마주하게 됐다"며 "(홍 후보가) 정치 버스킹에 불러주면 현장에 가겠다. 양자토론을 하자"고 제안했다.

왼쪽부터 서재헌 민주당 후보, 홍준표 국민의힘 후보, 한민정 정의당 후보, 신원호 기본소득당 후보 © News1 DB

대구 중구 삼덕동에 사는 권모씨(38)는 "대구시장 선거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토론도 한번뿐이고, 일부 후보는 참여도 못한다고 하니, 무엇을 보고 후보를 선택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유권자의 알권리를 침해당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pdnams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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