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군 원로 현철해 사망

[경향신문]

김정일 체제에서 군부 핵심 인물이었던 국방성 총고문 현철해 원수가 19일 다장기부전으로 사망했다고 조선중앙TV가 20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 김정일 시대 군부 핵심인물이었던 현철해 원수가 87세를 일기로 사망했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20일 밝혔다. 북한은 4·25문화회관에 시신을 안치하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국가장의위원장을 맡아 국장을 치르기로 하는 등 극진한 예우를 갖추고 있다.

통신은 이날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국방성 총고문인 조선인민군 원수 현철해 동지가 다장기부전으로 2022년 5월 19일 9시 87살을 일기로 애석하게도 서거했다는 것을 전체 당원들과 인민들, 인민군 장병들에게 알린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현철해 동지는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의 충직한 총대전사이며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와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의 충직한 혁명전우”라고 평가했다. 통신은 이어 “우리 혁명이 엄혹한 시련을 겪지 않으면 안 됐던 고난의 행군, 강행군 시기 인민군 총정치국의 책임일군으로서 김정일 동지의 선군혁명영도를 가장 가까이에서 보좌했다”고 전했다.

북한 고위 간부들의 전용 장의예식장은 평양 서장구락부이다. 고위 간부가 4·25문화회관에 안치된 경우는 김영춘 전 인민무력부장에 이어 두 번째다. 통신은 21일까지 조문객을 받고 22일 오전에 발인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현철해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권을 물려받은 뒤 군을 장악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던 인물이다. 조카 현성일이 1996년 귀순했음에도 권력을 유지할 정도로 김정일의 신임을 받았으며 김정은의 후계자 교육을 담당하기도 했다. 김정은 집권 이후에는 인민무력부 총고문, 국방성 총고문 등 주로 군의 원로 역할을 맡았다.

한편 북한에서는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있는 시기에 국가 원로들이 잇달아 사망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현철해 사망에 앞서 지난 13일 외교 분야의 원로인 양형섭이 사망한 바 있다. 북한은 양형섭이 뇌경색으로, 현철해는 다발성 장기 부전으로 사망했다고 밝혔지만 일각에서는 이들이 코로나19에 의한 합병증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차덕철 통일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 발표내용 외에 확인해 줄 구체적인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유신모 기자 simo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