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고 싶다".. 여행 심리 직격하는 OTT 5선 [왓칭]

왓칭·Watching 2022. 5. 20.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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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 꾹꾹 눌렀던 여행심리 꿈틀꿈틀
당장 못 가도 간접경험, 대리만족
2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 팬데믹이 점차 완화되면서 해외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에 여행 자랑하는 콘텐츠가 다시 등장하고, TV 홈쇼핑 채널에선 연일 여행 상품을 팔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훌쩍 떠나기 어려운 사람들이 훨씬 많습니다. 그래서 조선일보 왓칭팀이 준비했습니다. 여행 심리를 자극하고,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간접적으로나마 해외 여행을 경험하고 대리만족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콘텐츠들입니다.

◇잭 화이트홀 : 아버지와 발칙한 세상 산책

잭 화이트홀 : 아버지와 발칙한 세상 산책의 한 장면. 아들 잭(제일 오른쪽)과 아버지 마이클(가운데)이 독특한 여행을 떠난다. /넷플릭스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는 ‘잭 화이트홀 : 아버지와 발칙한 세상 산책’은 제목에 콘셉트가 그대로 반영돼있다. 영국 코메디언인 잭 화이트홀(34)이 아버지(82)와 여행을 떠나는 내용이다. KBS에서 방영 중인 김영철의 동네 한바퀴의 글로벌판이라고 이해하면 편하다.

아버지와 아들의 여행은 사실 상상하기 쉽지 않다. 특히 성격 까칠하고 꼿꼿한 아버지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잭 화이트홀의 아버지 마이클이 그렇다. 그런데 이런 캐릭터가 이 콘텐츠를 더욱 흥미진진하게 만든다. 제목에 ‘발칙한’이 들어간 이유가 있다. 아버지와 아들의 둘만의 해외여행 자체도 상상하기 힘든데, 여행 프로그램이 범상치 않다.

이를테면 시즌 1 방콕편에서 아버지 마이클은 정장을 빼입고 중절모까지 쓰고 다닌다. 아들은 반바지 반팔이다. 둘이 길거리에서 맥주를 마시며 ‘레이디보이(트랜스젠더)’에 대해 얘기한다. 보수적인 아버지는 아들에게 대놓고 얘기한다. “이 여행의 숨겨진 목적이 내가 결국에 성전환을 하는 거라면 포기해라, 그럴 일은 절대 없어.” 이런 식이다. 아버지와 아들이 누드비치 가기, 누드요가 클래스 듣기 등 특이한 경험을 한다. 괜히 이 콘텐츠가 19금이 아니다. 그 과정에서 서로에 대해 진솔한 얘기도 이어진다.

시즌 1은 태국, 캄보디아, 베트남 등 동남아를 여행한다. 시즌 2는 독일, 이스탄불 등을 시즌 3에선 미국, 시즌 4에선 호주를 간다. 시즌 5까지 공개됐는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볼 수 있다. 코로나 팬데믹을 완전히 잊고, 예전처럼 자유롭게 여행을 떠나던 시절을 떠올리게 만든다.

◇에밀리, 파리에 가다

에밀리, 파리에 가다의 한 장면. 과연 코로나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프랑스 여행을 꿈꾸게 만든다. /넷플릭스

‘잭 화이트홀 : 아버지와 발칙한 세상 산책’과 마찬가지로 ‘에밀리, 파리에 가다’도 제목에 모든 게 들어있다. 미국인 에밀리가 프랑스 파리에서 근무를 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이다. 다른 점은 이건 드라마다. 딱 우리가 여행하면 떠올리는 환타지가 드라마에 다 들어있다. 이국적인 경험 그리고 로맨스다.

전형적인 미국 여성 에밀리는 낯선 파리에서 좌충우돌한다. 미국에서 와 불어도 잘 못하는 그녀를 탐탁지 않게 여기는 까칠한 직장 동료들. 그리고 이해할 수 없는 프랑스의 문화까지. 하지만 에밀리는 점차 파리의 생활에 적응해나간다. 내용 자체는 특별할 게 없다. 가끔 손발이 오그라드는 에피소드와 클리셰가 등장한다. 그럼에도 파리 여행을 꿈꾸는 이들에겐 눈호강을 충분히 하게 만드는 미드다.

에밀리가 조깅하고, 사람들을 만나는 장면마다 파리의 풍경이 펼쳐진다. 교외로 떠날 때는 여행으로 쉽게 접하기 힘든 프랑스의 풍경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코로나 팬데믹이 한창인 2020년 시즌 1이 공개돼 그 해 가장 많은 시청자수를 기록했다. 결국 시즌 2도 나왔다. 코로나 탓에 해외여행길이 막혀 있었지만, 파리는 여전히 예전 모습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었다.

◇필이 좋은 여행

넷플릭스 '필이 좋은 여행'

넷플릭스의 ‘필이 좋은 여행(Somebody Feed Phil)’은 ‘먹방 구루’(guru·자아를 터득한 신성한 교육자) 최불암·허영만의 계보를 잇는 듯한 ‘글로벌 밥상 여행물’이다. 미국 유명 시트콤 ‘내 사랑 레이몬드’의 제작자이자 작가인 필립 로즌솔(Philip Rosenthal·61)이 방콕, 호찌민, 리스본, 뉴욕, 코펜하겐, 케이프타운 등 여러 도시를 돌아다니며 음식 문화를 소개한다.

넷플릭스 '필이 좋은 여행'

이제 갓 ‘환갑’을 넘긴 필은 여든 한 살 배우 최불암과 일흔 넷 만화가 허영만에 비하면 한참 동생뻘. 그래서인지 그는 여행지에서 현지인들에게 익살 떨고 분위기 띄우는 ‘재롱둥이’ 역할을 자처한다. 소위 ‘부머’(한국의 꼰대)로 불릴 조건(미국·백인·베이비부머 세대)을 모두 갖춘 그가 편견 없이 유연하게 세상을 대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찾아간 여행지를 지나치게 미화하지도, 비하하지도 않는다. 필이 색다른 문화를 이해하려 애쓰는 장면에서 계속 웃음이 터진다.

◇세상에서 가장 환상적인 숙소

넷플릭스 '세상에서 가장 환상적인 숙소'

건축 디자인, 부동산, 여행 분야 전문가 세 명이 직접 세계 곳곳의 ‘환상적인’ 숙소를 여행하는 에피소드를 담은 미국 예능프로그램. 몇 년 전부터 국내외에서는 ‘호캉스(호텔+바캉스)’라는 단어가 유행하기 시작했다. 관광지 곳곳을 둘러보는 목적이 아닌 편안한 서비스와 뛰어난 디자인 등을 갖춘 ‘호텔’에서의 휴식을 만끽하는데 집중하는 여행을 말한다.

‘세상에서 가장 환상적인 숙소’는 이런 트렌드를 제대로 저격해 만든 프로그램이다. 각 분야에서 내로라하는 전문성을 갖춘 3명의 젊은 전문가들이 누구나 한번쯤 묵어보고 싶어할 만한 세계 곳곳의 숙소를 직접 여행하며 소개한다. 일반적으로 많은 이들이 여행 경로에 숙소를 맞추는 방식을 택한다면, 이들은 거꾸로 숙소에 여행 경로를 맞춘다. 미국의 각 주도는 물론 멕시코, 발리 등 해외여행지를 찾는 목적도 오로지 이들이 묵고 싶어하는 숙소가 그곳에 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 '세상에서 가장 환상적인 숙소'

숙소를 고르는 기준 또한 단순히 비싼 호텔’을 큰맘 먹고 찾아가는 것과는 다른 방식을 따른다. ‘가성비’, ‘독특함’, ‘럭셔리’, 이 세 가지가 이들이 숙소를 고르는 가장 기본적인 테두리다. 1박에 3000만원을 호가하는 고가 바하마 비치하우스부터 계단식 논이 바로 눈앞에 펼쳐지는 발리의 대나무 하우스, 역사적 유적지로 지정돼 일년에 단 며칠만 예약 가능한 유서깊은 미국의 모던 하우스까지 다양한 숙소들을 돌아볼 기준이기도 하다.

◇우리들의 블루스

제주도로 가자. 바다와 바람, 돌담집, 말, 해산물, 어판장... 제주 곳곳이 배경이고, 제주 사람들이 등장인물이다. 제주 사투리 해석용 자막도 등장한다. 보는 내내 마치 제주에 가 있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사진제공= tvN '우리들의 블루스' ⓒ 뉴스1

지난달 시작한 tvN 토일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 사람냄새 풀풀 나는 로멘틱 드라마의 대가 노희경 작가의 최신작으로, 이병헌, 신민아, 차승원, 김우빈, 한지민, 엄정화 등 톱스타들이 대거 출연한다.

갑작스런 임신으로 부부가 된 고교생 커플에서부터 가족 건사하느라 결혼도 못한 억척스런 노처녀, 삶이 얼마 남지 않은 노(老) 해녀까지 다양한 사람들의 울고 웃는 이야기가 옴니버스로 이어진다. 힘들고 고달픈 삶 속에서도 소소하게 찾아오는 행복, 그리고 또 다른 삶의 희망에 기뻐하는 주인공들에게 홀랑 빠져드는 몰입도를 선사하는 작품.

특히 제주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게 하는 영상미가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새벽부터 부지런히 뛰어다니는 시장 사람들의 일상을 다큐멘터리처럼 담아내고, 주인공들 뒤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경이 바다 내음과 거친 바람 소리를 고스란히 전해준다. 임영웅과 김연지, 태연 등 유명 가수들이 참여한 감미로운 OST가 작품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넷플릭스와 티빙 등에서도 볼 수 있고, 이번 주말엔 13, 14번째 이야기가 소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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