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사망 2위 간암, 1차 치료제 경쟁 본격화.. HLB 별의 순간 잡을까?
간 세포암 1차 치료제를 개발하려는 제약사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간암은 소라페닙·렌바티닙 등 표적항암제 외에는 마땅한 1차 치료제가 없어 미충족 수요가 큰 분야였다. 2020년에야 글로벌 제약사 로슈가 티쎈트릭과 아바스틴 병용 요법을 선보이며 새로운 치료제 시장을 열었다. 선두 주자를 따라잡기 위한 글로벌 임상 시험이 활발한 가운데 국내에서는 HLB(에이치엘비)가 가장 앞서 있어 주목받는다.
간암은 사망률 1위 폐암에 이어 두 번째로 위험한 암이다.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국내 암 사망률 1위와 2위는 각각 폐암과 간암이다. 2020년 간암 사망자는 1만565명으로 12.9%를 차지했다. 사회 경제적 중추 역할을 하는 40·50대의 주요한 사망 원인이기도 하다.
간암 1차 치료에는 소라페닙이 오랫동안 표준 치료제로 쓰였다. 로슈가 개발한 면역항암제 티쎈트릭과 표적항암제 아바스틴 병용 요법이 지난 2020년 소라페닙 대비 유의미한 효과를 보여 간암 1차 치료제로 승인받았다. 간암 1차 치료에서 10년 만에 표준 치료제를 대체할 수 있는 면역항암제 병용 요법 시장을 연 것이다.
티쎈트릭·아바스틴 조합을 뒤따라 면역항암제 병용 요법으로 간암 1차 치료제를 개발하려는 시도가 잇따랐다. 국내에서는 HLB가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을 조합한 약을 개발 중이다. HLB는 지난 13일 두 약제를 병용한 글로벌 임상 3상에서 1차 유효성 지표(primary endpoints)를 모두 충족해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임상 시험은 전 세계 13개 국가, 543명 환자를 대상으로 전체생존기간과 무진행생존기간을 1차 유효성 지표로 설정해 소라페닙과 비교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리보세라닙은 HLB에서 개발 중인 표적항암제로 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VEGF)를 억제한다. 암세포 성장에 필요한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혈관을 억제해 암을 굶겨 죽이는 원리다. 캄렐리주맙은 중국 항서제약이 개발안 면역항암제로 면역 T세포 표면의 PD-1을 타깃한다.
HLB의 치료제가 주목받는 이유는 티쎈트릭·아바스틴 조합과 작용 기전이 흡사하기 때문이다. 아바스틴도 VEGF를 억제하는 표적항암제이며 티쎈트릭은 암세포 표면의 PD-L1 단백질을 타깃하는 면역항암제다.
HLB 관계자는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은 3상 임상에서 아바스틴·티쎈트릭 조합보다 최소한 좋게, 동등성 이상의 약효를 확인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2차 유효성 지표 결과를 수집 중이고 올해 하반기 열리는 ESMO(유럽종양학회)에서 세부 데이터 공개가 유력하다"고 말했다.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약가로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에서 판매되는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의 연간 비용은 각각 5만위안(약 943만원)과 6만위안(약 1131만원)으로 알려진다. 미국에서 티쎈트릭과 같은 면역항암제의 연간 비용은 약 15만 달러(약 1억9000억원)다.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이 미국에 진출한다면 경쟁 약물 대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리보세라닙은 먹는 형태의 알약으로 주사제의 티쎈트릭과 아바스틴보다 복용 편의성이 높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HLB의 경쟁사로는 MSD(머크)와 아스트라제네카 등이 있다. 앞서 엑셀리시스도 카보잔티닙과 티쎈트릭을 병용해 간암 1차 치료제를 개발했으나 지난해 임상 3상 결과 무진행생존기간을 충족시키지 못했다고 밝혔다. MSD는 아직 임상 3상 진행중으로 HLB가 개발에서 좀 더 앞서 있다.
글로벌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가 더발루맙과 트레멜리무맙 조합의 간암 1차 치료제를 개발하며 가장 앞서 있다. 최근 미국 식품의약처(FDA)에 승인을 신청했으며 올해 4분기 중 허가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HLB가 개발 중인 기전과는 달라 직접적인 경쟁 관계가 되진 않을 거라는 평가가 나온다. 더발루맙은 PD-L1 저해제로 티쎈트릭과 같지만 트레멜리무맙은 세포독성 T림프구 관련 단백질(CTLA-4)을 억제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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