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원자재 쇼크 덮친 부동산 시장.. 분상제 개편 논의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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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들의 '공사비 푸념'이 자주 들린다.
심해지는 원자재 쇼크는 건설사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건설사만의 고충이 있다.
건설사는 시행사나 정비사업 조합 등 발주처로부터 공사비를 올려받아야 하지만, 공사비 인상은 원자재 가격 인상보다 이뤄지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분상제의 부작용은 원자재 쇼크를 만나 시장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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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안팎에서 들리는 얘기로는 건설사 직원들이 재건축·재개발 수주한 조합에 찾아가서 빌기도 한대요. 공사비 좀 올려달라고.”(A건설사 관계자)
“지금은 발주처가 원가 인상을 공사비에 반영 안 하면 저희는 잘못 없이, 실력과 무관하게 손해를 보는 구조예요.”(B건설사 관계자)
건설사들의 ‘공사비 푸념’이 자주 들린다. 원자재 매입 비용은 느는데 받는 공사비는 그대로라는 것이다. 엄살만은 아닌 것 같다. 올해 1분기 삼성물산·대우건설을 제외한 10대 건설사의 영업이익은 모두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두 자릿수 감소했다. 매출은 최대 두 자릿수 올랐는데도 실제로 번 돈은 더 적은 것이다. 업계는 코로나발(發) 해외 수주 감소와 함께 원자재 가격 급등, 즉 원자재 쇼크를 주된 이유로 꼽는다.
원자재 쇼크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1분기 중에 더 올랐거나 앞으로 더 오를 원자재 가격은 2분기 이후 업계에 더 큰 충격을 줄 예정이다. 레미콘 가격은 이달 들어 13.1% 올랐다. 레미콘, 시멘트 제조에 필요한 러시아산 유연탄 가격도 1분기보다 50% 올랐다. 레미콘 기사들, 철근 콘크리트업체들도 공급단가를 놓고 파업하고 있다.
심해지는 원자재 쇼크는 건설사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건설사만의 고충이 있다. 다른 업계와 달리 쇼크를 상쇄할 마땅한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시멘트사는 시멘트 가격을, 레미콘사는 레미콘 가격을 올리면 원가 부담을 낮출 수 있다. 이를 위해 건설사와 맺는 공급계약은 자연스레 연 단위에서 분기 단위, 월 단위로 더 자주 갱신하는 방향으로 바뀌는 추세로 알려졌다.
건설사는 시행사나 정비사업 조합 등 발주처로부터 공사비를 올려받아야 하지만, 공사비 인상은 원자재 가격 인상보다 이뤄지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공사비 문제로 둔촌주공 사태가 벌어졌고, 최근 부산·성남 등 대형 재개발 사업엔 공사비 문제를 우려한 건설사들이 아무도 수주에 나서지 않는 일이 생기고 있다.
발주처도 할 말은 있다. 공사비를 두 자릿수 올리려면 수익원인 분양가도 이 정도 올려야 하는데 역시 쉽지 않은 일이다. 분양가로 충당하는 주택 사업비에서 공사비의 비중은 통상 30~40%다(한국주택건설협회). 관련업계 관계자는 “건설사뿐 아니라 하도급업체까지 시행사를 직접 찾아가서 공사비를 올려달라고 하는 일도 있지만 한계가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조합은 더 민감해서 인상안을 받아들였다간 내부 갈등으로 정비사업이 지체되는 일도 생긴다.
건설업계의 바람은 자연스레 분양가 상한제(분상제) 폐지나 개선으로 모인다. 공사비를 올리려면 분양가를 높여야 하고 이를 위해 정부가 가장 먼저 할 수 있는 일이 분상제를 없애거나 분양가 상한을 높이는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건설사들을 위해서가 아니더라도 분상제 폐지·개선에 대한 공감대는 커지고 있다. 당초 집값 안정을 위해 도입된 분상제는 주택 공급을 위축시키고 오히려 부동산 시장을 과열시키는 부작용을 낳았다.
분상제의 부작용은 원자재 쇼크를 만나 시장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 정부가 주택 대량 공급과 집값 안정이란 목표를 실현하려면 이 부작용을 줄여야 한다는 말이 된다. 마침 정부가 의지를 갖고 110대 국정과제 중 7번째에 분상제 조정 계획을 담은 만큼, 관련 논의가 서둘러 이뤄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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