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있나요?" 강남 아파트 매수문의만 늘었다
[경향신문]
정부의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한시 배제로 아파트 매물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의 아파트 매수심리는 2주 연속 하락했다. 즉 팔겠다고 내놓는 매물은 늘었는데 사겠다는 사람은 없다는 얘기다.
다만 강남권만 유일하게 매수심리가 상승해 서울 안에서도 온도차를 보였다. 강북권 아파트를 내놓고 강남권 아파트를 사들이려는 일종의 ‘상급지 갈아타기’ 현상으로도 해석가능하다.
20일 한국부동산원이 조사한 이번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90.8로 지난주(91.0)에 이어 2주 연속 하락했다. 매매수급지수가 기준선(100)을 밑돌면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대선 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다 정부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한시배제 시행을 앞두고 매물이 소폭 늘고, 미국발 금리인상과 금융시장 불안에 대한 우려 등으로 매수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하락전환했다.
권역별로는 용산·종로구·중구가 포함된 도심권(91.1→91.1)과 은평·서대문·마포구가 있는 서북권(86.7→86.7)은 지난주와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으나, 성동·광진·노원·도봉·강북구 등 동북권(86.4→86.1), 양천·강서·구로·영등포·동작·관악구 등의 서남권(93.0→92.4)은 지난주보다 지수가 하락했다.
반면 강남4구가 있는 동남권은 매매수급지수가 반등하면서 지난해 11월 마지막주(97.5)이후 가장 높은 97.5(전주 96.9)를 기록했다.약 24주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한 셈이다.
강남권의 매매수급지수가 타 구에 비해 상승세를 이어가기는 했으나 서울 아파트 전체 거래량은 여전히 적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5월 1~20일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계약일 기준)는 422건으로 전년도 5월(4901건) 전체 거래량의 10분의 1수준에 그쳤다.
이는 전 정부 출범(2017년) 이후 역대 가장 낮은 수준으로 2017년 5월 서울 아파트거래량은 1만4852건을 기록했다가 2018년 5월 4718건까지 떨어졌으며, 이후 4415건(2019년 5월)→5594건(2020년 5월)→4901건(2021년 5월) 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부터 지속된 ‘거래절벽’이 다주택자 매물 출현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선호가 심화되면서 앞으로 강남권으로 진입하려는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강남의 높은 아파트값 자체가 진입장벽이 되면서 실제 진입가능한 매수자는 크게 늘지는 않을 것으로도 전망했다.
한편 지난주 91.6으로 지수가 하락한 경기도는 분당·일산 등 1기 신도시 지역 재건축 기대감으로 한 주만에 다시 92.4까지 지수가 상승했다.이에비해 인천은 92.9로 지난주(93.8)보다 하락했다.
류인하 기자 ac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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