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없이도.. 아이들은 세상과 잘 놀아요

기자 2022. 5. 2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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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자식"이라는 말이 있다.

"누가 감히 내 자식을?"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아이는 한 번도 그 참견을 거스르지 않고 "네"라고 대답한다.

그림에는 엄마를 훌훌 떠나서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는 아이가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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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이 책

엄마가 그랬어│야엘 프랑켈 지음 문주선 옮김│모래알

“내 자식”이라는 말이 있다. “누가 감히 내 자식을?”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사람은 다른 사람에 대해서 소유의 표현을 쓸 수 없지만 자녀에 대해서는 일상적으로 이런 표현이 쓰이곤 한다. 위험한 세상에서 어린이는 취약한 존재다. 몸이 작고 약할 뿐 아니라 사회, 경제적으로 홀로 설 수 없어서 어른의 도움을 받아야 생존할 수 있다. 보호자는 이 약한 존재를 키우면서 무슨 일이 있어도 그를 잘 지켜야 한다고 수없이 다짐한다.

어린이도 보호자에게 진심으로 의지한다. 어디에서도 경험할 수 없는 무한한 신뢰와 사랑을 보낸다. 어린이를 키우는 사람과 어린이 사이에는 서로 강력한 연결고리가 있다. 그런데 보호자가 보호와 양육의 역할에 몰두하다 보면 놓치는 것이 있다. 그 어린이가 오늘도 쑥쑥 자라고 있다는 사실이다. 독립 없는 성장은 없다. 보호자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어린이를 보호로부터 독립시키는 것이다.

야엘 프랑켈의 그림책 ‘엄마가 그랬어’는 양육자의 과보호로부터 독립하면서 자라나는 어린이의 이야기다. 글을 보면 아이가 캠프를 가는데 그 여행 가방을 싸는 것은 아이가 아니라 양육자다. 걱정은 캠핑 가 있는 곳까지 뒤따라온다. 하필이면 장마철인데 우산은 빠뜨리지 않는지, 혼자 가서 어려운 프로그램은 잘하고 올 것인지도 마음이 쓰인다. 아이는 한 번도 그 참견을 거스르지 않고 “네”라고 대답한다. 그런데 이 책은 그림책이므로 그림을 읽어봐야 한다.

그림에는 엄마를 훌훌 떠나서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는 아이가 등장한다. 일부러 비를 맞고 지도를 접어 종이비행기를 날리며 자신의 힘을 만들어간다. 낯선 동물을 돕고 터무니없는 꿈에도 도전하고 실패한다. 글과 그림의 대조가 분리를 두려워하는 양육자를 힘 있게 설득하는 작품이다. 어린이에게 통쾌함을 주는 것은 물론이다. 관심과 걱정 사이에서 방황하는 양육자와 어린이에게 권한다. 손을 놓을 순간에는 놓아야 한다.

김지은 서울예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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