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청년 10명 중 2명 정신건강 치료 시급한 '고위험군'

조성신 2022. 5. 20.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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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상담 모습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서울에 거주하는 청년들의 정신건강이 치료가 급박한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서울시가 '청년 마음건강 지원사업'에 신청한 서울 거주 19∼39세 청년 1686명을 대상으로 최근 MMPI-2 검사를 실시한 결과, 10명 중 4명꼴인 709명이 정신건강 어려움을 겪는 '위기군'에 해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위기군 중 절반 이상인 361명은 당장 치료가 필요한 '고위험군'으로 확인됐다.

MMPI는 개인 성격과 정신병리적 상태를 측정하는 검사로, 1943년 미국 미네소타대병원에서 개발된 이후 현재까지 널리 쓰이고 있다.

이번 결과에 따르면, 청년들은 현재에 대한 불만족이나 불행(63.1점), 걱정이나 스트레스(62.7점) 수치가 평균치(50점)를 웃돌았다. 검사에 참여한 청년들의 정서적 고통은 평균 65.5점에 달했다. 회의감(60.4점)이나 불안·분노 등 부정적 정서(58점)도 높게 나타났다.

정신건강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원인으로 취업난, 직장 등 사회 부적응, 가족 간 갈등 등을 꼽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신청한 참가자 대다수는 평소 정신건강에 문제가 없다고 인식하고 있었다"면서 "생각보다 많은 청년들의 정신건강에 이상신호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청년들의 정신건강 문제가 심각하지만 관련 전문 인력과 예산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서울시는 위기군으로 분류된 361명을 대상으로 전문가 그룹 상담 등을 진행할 방침이지만, 이들을 상담할 임상심리전문가는 19명뿐이다.

의료계 전문가들은 청년 정신건강의 예방적 점검을 수시로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최근 20~30대 외래진료 환자가 눈에 띄게 늘었고, 상대적 박탈감 등으로 청년 정신건강 문제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이유다.

한국의 정신건강 관련 예산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저 수준이다. 중장기적으로 보건 예산의 5% 이상을 정신보건 예산에 투자해야 한다고 이들은 입을 모은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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