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러시아산 원유 매입 논의..전략적 비축유 보충"

블룸버그 보도..로이터 "백악관, 미 제재 위반 아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왼) 러시아 외무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2021. 3. 23. © AFP=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중국이 전략적 비축유를 채우기 위해 러시아산 원유 매입을 논의중으로 알려졌다. 백악관은 미국의 대(對) 러시아 제재 위반은 아니라고 밝혔다.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사안에 정통한 익명의 소식통들은 중국이 원유공급 물량을 추가로 매입하기 위해 러시아와 논의중이라고 말했다.

매입 원유는 중국의 전략적 비축유를 채우는 데에 이용될 예정으로 이번 논의는 원유 업계와 직접 연관성이 없는 정부 수준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블룸버그에 밝혔다.

올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유가는 급등했다. 하지만 러시아산 원유 가격은 급락했다. 전쟁 자금을 지원한다는 비난에 휩싸이거나 금융제재를 위반했을 가능성으로 인해 러시아산 원유수요는 거의 씨가 말랐다. 하지만 덕분에 중국은 전략적 비축유 재고를 싸게 채울 기회가 생겼다.

미국과 영국은 러시아산 원유수입을 금지할 것이라고 약속했고 유럽연합(EU)도 유사한 조치를 검토중이다. 하지만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 회원국인 러시아의 원유는 저가 매수 수요에 힘입어 중국, 인도로 계속 유입되고 있다.

특히 중국은 이란, 베네수엘라산 원유도 계속 사고 있기 때문에 대폭 할인된 러시아산 원유를 싸게 살 기회를 놓치기는 너무 아까울 정도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 정유사들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산 원유를 조용하게 사들였다.

중국은 비축유 재고를 공개하지 않지만 상업용과 전략적 비축유의 저장 총량은 10억배럴이라는 추정이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데이터분석업체 케플러의 제인 시에 시니어 원유애널리스트는 "중국은 재고를 채울 여유분이 아직 있다"고 말했다.

케플러는 중국의 원유재고가 9억2610만배럴로 추정했는데 이는 3월 중순의 8억6900만배럴보다 늘어난 것이다. 2020년 9월 기록했던 역대 최대보다는 6% 적다. 미국의 전략적 비축유는 현재 5억3800만배럴로 저장총량은 7억1400만배럴이다.

중국은 치솟는 유가에 지난해 이례적으로 전략적 비축유를 매각해 시장에 풀었다. 그러나 비축유 방출은 유가에 미치는 영향력이 거의 없었다. 중국의 비축유 매각 이후 미국은 자국의 전략적 비축유 방출에 대해 중국, 일본, 한국 등 다른 아시아 주요국가들과 공조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이 미국 주도의 비축유 방출의 일환으로 매각했는지는 불확실하다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한편 백악관은 관계자는 이날 에어포스원 순방길에서 중국이 러시아산 원유로 비축유 재고를 보충하는 것이 미국의 제재를 위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