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사자기 SPO 파워랭킹②] "이정후보다 낫다" 김민석 9표..'탈고교급' 심준석 신영우 10표 싹쓸이
- KBO 스카우트 설문…최고 유망주 10명씩 투표
- 10개구단 스카우트 모두 심준석 신영우 선택
- 이정후 김하성도 인정한 휘문고 유격수 김민석
- 투수로는 송정인 서현원 이호성 박명근 거론
- 유격수 김민준-포수 김범석도 주목해야할 선수
[스포티비뉴스=이재국 전문위원] “탈고교급 투구 능력!”, “고교 레벨을 뛰어넘는 타자!”
제76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이 19일 목동야구장과 신월야구공원야구장에서 개막한 가운데 KBO리그 10개 구단 스카우트들은 최고 유망주 선수를 찾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스포티비뉴스는 황금사자기 개막을 맞아 고교야구 현장을 가장 객관적으로 지켜보고 평가하고 있는 KBO 10개 구단 스카우트에게 설문조사를 했다. 구단별로 스카우트 팀장 또는 실무진 1명씩만 참여했다. 이들은 각각 이번 대회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 5개 팀과 가장 주목하는 최고 유망주 선수 10명씩을 투표했다.
[황금사자기 SPO 파워랭킹]은 19일 ‘우승 후보’를 발표한 데 이어 20일에는 스카우트들이 꼽은 ‘최고 유망주’를 소개한다. 황금사자기에 출전한 선수 중 어떤 선수를 주목하고 있을까.
◆ 최고 ‘157㎞’ 덕수고 심준석-‘152㎞’ 경남고 신영우 ‘탈고교급’
이번 설문조사에서 KBO 10개구단 스카우트는 덕수고의 심준석(3학년)과 경남고 신영우(3학년)를 모두 선택했다. 10개 구단이 인정한 최고 유망주 투수라는 의미다. 둘 다 최고 구속이 150㎞를 상회하는 우완 파이어볼러다.
심준석은 1학년 때부터 이미 스카우트들과 팬들에게 이름을 널리 알린 ‘초고교급 유망주 투수’다. 당시 협회장기 고교야구대회에 참가해 최고구속 150㎞ 중반대의 강속구를 뿌려 화제를 모았다.
공만 빠른 것이 아니라 키 194㎝의 좋은 하드웨어와 유연한 투구폼, 변화구 구사 능력 등 성장 잠재력 면에서 역대급으로 높은 점수를 얻었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도 주목하는 선수로 급부상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지방 A 구단 스카우트팀장은 “자타공인 최고 투수”라는 한마디로 평가했고, 또 다른 지방 B 구단 팀장은 “직구 구속 및 구위는 탈고교급”이라고 표현했다. 서울 C 구단 팀장은 “고교 최고 구속 경신을 기대한다”며 업그레이드된 심준석을 향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부상 여파로 최고의 퍼포먼스가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마지막 대회인 봉황대기와 올해 첫 대회인 신세계이마트배에서 심준석은 투구 밸런스를 찾지 못하면서 오히려 1학년 때보다 구속이 줄고 제구마저 흔들렸다. 지방 D 구단 스카우트는 “부상에서 회복한 상태로 기량까지 회복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 지켜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심준석과 함께 고교 최고 강속구 투수 경쟁을 하고 있는 서울고 3학년 투수 김서현은 이번 대회에 팀이 참가하지 못해 팬들에게 선을 보일 기회를 놓쳤다. 그 대신 스카우트들은 “이번 대회에서 경남고 신영우를 주목할 만하다”고 만장일치로 선택했다.
신영우는 경남고 입학 후 지난해까지 공식 경기에 단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베일에 싸여있던 인물. 그러다 마지막 대회인 봉황대기를 통해 고교 무대 데뷔를 했는데, 모든 스카우트들의 눈이 번쩍 뜨이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스카우트들은 올해 경남고 경기를 집중적으로 관찰하기 시작했다. 키 184㎝·몸무게 84㎏의 신체조건에 시속 150㎞를 넘나드는 구속과 낙차 큰 파워커브로 단숨에 최고 유망주 투수 레벨로 급부상했다.
지방 E 구단 스카우트는 “뛰어난 직구 구속, 변화구 구위를 보유하고 있다”면서 “투구 스태미나도 좋아 이닝 소화 능력 또한 우수하다”고 높은 평점을 매겼다. 다만 서울의 F 구단 스카우트는 “제구력이 변수”라며 이번 대회에 유심히 지켜보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세광고 투수 서현원, 대전고 투수 송영진 추격
충청권의 3학년 투수 2명도 많은 구단의 스카우트들이 주목했다. 바로 세광고 투수 서현원과 대전고 투수 송영진이다. 둘 다 9개 구단의 선택을 받았다.
서현원은 1학년 때부터 공식경기에 나설 정도로 유망주 투수로 꼽혔다. 시속 140㎞ 중반대의 구속과 함께 ‘프로 수준’으로 평가받는 슬라이더가 최고 주무기다. 다만 큰 키(187㎝)에 비해 몸무게가 78㎏에 불과할 정도로 몸매가 호리호리하다. 구속에 비해 공이 다소 가벼워 보이는 이유다. 그러나 공을 던지는 메커닉이 좋아 프로에서 체격과 체력을 키우면 구위가 향상될 재목이라는 평가다.
서현원은 19일 1회전에서 맞붙은 마산고전에 팀의 3번째 투수로 등판해 4이닝 4실점(2자책점)으로 다소 부진한 투구를 보였다. 세광고는 엎치락뒤치락하다 7-9로 패하면서 첫 판에서 탈락해 서현원은 이번 대회엔 더 이상 등판할 수 없게 됐다.
대전고 송영진도 스카우트들의 눈도장을 받고 있는 선수다. 서울의 한 스카우트팀장은 “시속 140㎞ 초중반의 구속에 공격적인 투구가 장점”이라고 설명했고, 또 다른 지방 스카우트팀장은 “강력한 구위와 경기운영이 우수하다”고 평했다. 대전고가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한 팀으로 꼽히는 것도 확실한 에이스 송영진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 공격력 김민석, 수비력 김민준 ‘최고 유격수’…포수는 김범석
야수만 놓고 보면 휘문고 대형 유격수 김민석이 가장 많은 9표를 얻었다. 2학년 시절이던 지난해 타율 0.358(95타수 34안타), 3홈런, 21타점, 7도루로 맹활약하며 이미 주목을 받았다.
올 시즌에는 7경기를 치른 현재 타율이 무려 7할대(0.727)다. 타점도 6개를 곁들였다. 경기수보다 많은 10개의 도루를 기록할 정도로 빠른 발을 자랑한다.
지방 A 구단 팀장은 “콘택트, 파워, 주루 툴이 좋은 유망주”라고 호평했고, 또 다른 지방 B 구단 팀장은 “콘택트 능력 최우수, 투수 유형과 관계없이 배럴타구 생산 능력이 뛰어난 스프레이 히터”라고 극찬했다.
스카우트들뿐만 아니다. 올해 새롭게 휘문고 사령탑에 부임한 오태근 감독은 “과거 휘문고 코치로서 박민우(NC)와 이정후(키움) 등 좋은 타자들을 많이 봐 왔다. 그런데 김민석은 이정후보다 더 잘 친다"며 웃더니 "이정후는 프로에 들어가서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최고 수준의 타자로 성장했지만, 고교 시절 타격 능력만 놓고 비교해 보면 분명 김민석이 이정후보다 낫다”고 설명했다.
오 감독에 따르면 지난겨울 이정후가 휘문고로 와서 후배들과 함께 훈련을 했다. 이정후 역시 김민석의 타격을 보더니 “나 고등학교 시절보다 훨씬 잘 친다”며 감탄사를 터뜨렸다고 한다. 메이저리거 김하성(샌디에이고)도 함께 와서 훈련하다 김민석의 타격과 빠른 발에 대해 극찬을 했다고 전했다.
다만 유격수 수비에서는 다소 부족한 면이 보인다. 유격수로선 키(185㎝)가 큰데 정지한 뒤 송구하는 동작 등에서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출중한 타격 능력을 살리기 위해 이정후처럼 프로 입단 후 외야수로 전향하거나 2루수로 돌 수도 있다는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
반면 북일고 김민준은 고교 최고 수준의 수비로 주가가 치솟고 있다. 지방 F 구단 스카우트팀장은 김민준에 대해 “고교 유격수 랭킹 1위의 발군의 수비력”이라고 평했고, 또 다른 지방 구단 팀장은 “유격수로 수비 안정감 우수, 공수 탄탄한 기본기, 야구센스 보유, 꾸준한 성장세 강점”이라고 스카우팅 리포트를 밝혔다.
김민준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수비력에 비해 공격력이 다소 부족하다는 평가였지만, 타격도 크게 향상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주말리그에서 0.478(23타수 11안타)를 기록했고, 지난달 열린 신세계이마트배에서도 0.400(25타수 10안타)의 고타율로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포수 중에서는 경남고 김범석이 가장 높은 점수를 얻었다. 키 178㎝에 몸무게 95㎏의 육중한 몸매지만 수비력도 좋고, 무엇보다 스카우트들은 ‘공격력을 갖춘 포수’라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지방 F 구단 팀장은 “리틀 이대호”라면서 “부드러운 스윙에서 나오는 강한 타구가 매력적”이라고 소개했다.
◆ 그밖에 주목해야할 선수들
사이드암 투수 중에서는 라온고 박명근(7표)과 대구고 김정운(4표)이 주목할 대상이다. 박명근은 사이드암이면서 시속 150㎞ 강속구가 매력적이며, 김정운은 임창용과 흡사한 투구폼으로 시속 140㎞ 중·후반대의 ‘뱀직구’가 일품이다.
인천고 투수 이호성(7표)은 1학년 때부터 이미 140㎞ 중반대의 빠른 공과 위력적인 슬라이더를 기반으로 빼어난 경기운영 능력을 보였다. 투구 메커닉이 좋고 이닝 소화 능력에서도 인정을 받고 있다.
신세계이마트배에서 우승을 이끈 북일고 최준호도 4표를 얻어 주가가 치솟고 있다. 강력한 포심을 바탕으로 기량이 날로 발전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밖에 투수 중에서는 강릉고 김백산, 전주고 박권호, 광주일고 정원진 등의 이름도 나왔다. 야수 중에서는 북일고 2루수 문현빈, 덕수고 유격수 주정환, 휘문고 3루수 정해원, 안산공고 중견수 박효성 등이 언급됐다.
한편, 2학년 중에 북일고 투수 김휘건, 인천고 투수김택연, 세광고 유격수 김연주 등의 이름도 거론돼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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