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g이라도 줄여라"..항공업계, 탄소 다이어트 실천
[서울=뉴시스] 이재은 기자 = 코로나19로 움츠러들었던 항공업계가 기지개를 펴는 가운데 탄소배출량 감축에도 다시 힘쓰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항공기도 '다이어트 전쟁'을 하고 있다. 무게를 조금이라도 줄여 연료소모를 줄이고 탄소배출도 저감하기 위해서다.
제주항공은 지난달 항공기 브레이크 교체로 항공기 무게를 줄이고 엔진을 세척하며 탄소 배출 절감에 나섰다. 2019년부터 항공기 브레이크 교체를 시작해, 현재까지 총 24대 항공기의 브레이크를 교환했다. 카본 브레이크로 교체하면 항공기 1대당 약 320㎏ 무게가 줄어든다. 김포∼제주 노선 편도 1편을 운항할 경우 11.52㎏의 연료 무게를 절감해 36.4kgCO₂탄소 배출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카본 브레이크로 교체한 항공기 21대를 운항해 총 160t의 연료를 절감했다. 작년 탄소 배출 저감량은 505tCO₂, 올해 1분기는 약 154tCO₂를 기록했다. 제주항공은 올해 안으로 항공기 1대 브레이크를 추가로 교체할 예정이다.
또 연 2회 엔진 세척을 통해 엔진 내 이물질을 제거하고 비행 효율을 높여 연료를 절감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연간 약 611t 연료 사용을 줄였고, 탄소 저감량은 약 1930tCO₂에 달한다.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도입 예정인 B737-8은 기존 항공기 대비 약 13% 탄소 배출량 저감 효과가 있다.
대한항공도 최근 ‘보잉747-8i’ 항공기 날개와 엔진 등을 세척했다. 보잉747-8i 항공기 엔진 세척은 배기가스 온도는 2℃ 낮추고, 연료 효율성이 개선돼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90t가량 줄이는 효과가 있다.
이외에도 수소 항공기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2월 인천국제공항공사, 에어버스 코리아, 에어리퀴드 코리아와 ‘항공업계와 공항의 수소 공급 및 인프라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3사는 ▲공항 수소 인프라 개발 ▲공항 수소 로드맵 구축 ▲수소 지상조업 체계 등의 부문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또 대한항공은 현대오일뱅크와 바이오항공유 제조 및 사용 기반 조성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대한항공은 동급 항공기 대비 좌석당 탄소배출량을 약 25% 줄인 ‘에어버스 A220-300’을 도입·운항하는 등 친환경 고효율 항공기로 기단을 교체하고 있다.
외국 항공사의 경우 기발한 아이디어까지 동원되고 있다. 네덜란드 항공사인 KLM은 지속 가능한 기내식 서비스를 위해 지역 내 생산된 재료를 엄선해 사용하고 채식 메뉴도 다양하게 마련했다. 네덜란드의 유명 미쉐린 3스타 셰프 조니 보어(Jonnie Boer)와 협업해 7월까지 인천행 항공편을 포함해 암스테르담을 출발하는 모든 대륙 간 국제선 ‘월드 비즈니스 클래스’ 승객에게 제공한다.
특히 환경을 고려해 세계적인 산업 디자이너 마르셀 반더스(Marcel Wanders)와 손잡고 올 하반기 지속가능한 기내식 테이블웨어를 도입한다. 새로운 식기는 천연 원료의 본차이나 소재로 만든 사기그릇, 재활용이 가능한 폴리프로필렌 플라스틱으로 제작된 트레이 등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하와이안항공도 지속 가능한 하와이 여행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무한 재활용이 가능한 알루미늄 소재의 ‘마나날루 생수’를 기내 서비스에 도입하기로 했다. 마나날루는 할리우드 배우 겸 하와이 환경 운동가 ‘제이슨 모모아(Jason Momoa)’가 지난 2019년 설립한 브랜드다. 마나날루 생수 병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재활용률을 기록하고 있는 비스페놀A 프리(BPA-Free) 알루미늄 소재로 제작됐다. 이 생수는 한국을 포함한 일본, 호주 등 하와이안항공의 국제선 및 미국 본토 국내선의 프리미엄 캐빈과 퍼스트 클래스 승객에게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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