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쇼크에 공급망 벼랑 끝.. K-배터리 원료 확보 묘수는
[편집자주]'K-배터리' 위상이 위태롭다. 중국의 일방적인 보조금 지급과 일감 몰아주기 덕분에 성장한 중국 배터리 제조사들이 글로벌 시장으로 보폭을 확대하면서 한층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로 인한 배터리 안전성 논란, 글로벌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공급망 쇼크도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기로에 놓인 K-배터리의 현 상황을 짚어봤다.
①배터리 힘주는 中… 한국 위상 흔들리나
②끝나지 않은 ESS 화재 악몽… 신뢰성 확보 '빨간불'
③원자재 쇼크에 공급망 벼랑 끝… K-배터리 원료 확보 묘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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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뿐 아니라 국내 배터리업계가 선호하는 '삼원계(NCM)' 배터리 주재료인 니켈, 코발트, 망간의 가격도 고공 상승하고 있다. 지난 4월 평균 니켈 가격은 톤당 3만3298.4달러로 1년 전 톤당 1만6480.7달러보다 두 배 이상 급등했다. 니켈 월평균 가격이 톤당 3만달러를 돌파한 것은 2008년 3월 이후 14년 1개월 만이다.
코발트 역시 지난달 월평균 가격이 톤당 8만1789.5달러를 기록하면서 전년 동월 평균가격인 톤당 4만 8988.2달러 대비 66.9% 뛰었다. 같은 기간 망간 가격도 톤당 1321.7달러에서 1785달러로 35%가량 상승했다.
광물 가격 급등 원인은 전 세계적인 환경규제 강화 및 탈탄소 전략으로 전기차 시장이 커져 배터리 수요는 빠르게 늘고 있지만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 백신 보급 확대로 선진국을 중심으로 수요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 반면 공급은 팬데믹 장기화로 인한 생산 제한, 에너지 요금 부담 등으로 차질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니켈 최대 생산국인 인도네시아는 근로자를 구하지 못해 니켈 생산에 어려움을 겪었고 코발트 최대 생산국인 DR콩고는 수출 경로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이 국경을 폐쇄해 공급길이 막혔다. 리튬 최대 생산국인 호주도 락다운 조치로 리튬 기업들의 조업에 차질을 빚었다. 니켈·코발트·망간 등은 배터리 가격의 40%를 차지하는 양극재에 들어가는 필수 원재료다. 원재료 가격이 고공 상승할 경우 부품이나 완제품 가격이 상승할 수밖에 없어 배터리 제조사들의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다.
박종일 나이스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최근 '배터리 광물 가격 급등 원인과 영향 분석' 보고서에서 "배터리가 규모의 경제를 기반으로 고정비를 줄여온 결과 원재료인 광물의 비중이 더 부각되면서 전기차와 배터리 비용에서 광물 영향은 지속 확대되고 있다"며 "지난해 광물 가격 상승으로 배터리 셀과 전기차 원가가 각각 12~17%, 1~4% 증가했는데 자동차부품 업계 영업이익률은 한 자릿수이며, 전기차와 배터리 업체들의 수익성이 이보다 낮음을 감안하면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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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은 2021년부터 2029년까지 8년 동안 세계 2위 리튬 생산업체인 칠레 SQM으로부터 약 5만5000톤의 탄산리튬을 공급받기로 했으며 중국의 니켈·코발트 제련 기업인 그레이트파워의 지분 4.8%를 인수해 2023년부터 6년간 니켈 총 2만톤을 확보했다.
지난 4월에는 LG화학, LX인터내셔널, 포스코, 화유와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도네시아 니켈 광산 회사 '안탐', 인도네시아 배터리 투자회사 'IBC'와 인도네시아 현지 전기차 배터리 밸류체인 구축에 합의했다. 인도네시아는 배터리 핵심소재인 니켈의 매장량과 채굴량 모두 세계 1위다. LG컨소시엄은 광물, 제정련, 전구체, 양극재, 셀생산에 이르는 완결형 밸류체인 구축을 위한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SK온의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은 세계 1위 코발트 생산 회사인 스위스 글렌코어와 2025년까지 코발트 약 3만톤을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했고 중국 리튬 생산업체 톈치리튬의 자회사 톈치리튬퀴나나(TLK)와도 2024년까지 약 5만톤 규모의 수산화리튬 공급 계약을 맺었다. 추가 투자도 검토한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올해 주주총회에서 원자재 확보와 관련해 "중장기적으로 업스트림 쪽으로 진입하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며 "특히 니켈은 광산쪽 직접 투자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SDI도 중국 최대 리튬 생산 기업 간펑리튬의 지분 1.8%를 매입해 리튬 확보에 나섰으며 호주 QPM의 TECH 프로젝트를 통해 3~5년간 연간 6000톤의 니켈을 공급받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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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듬 기자 mumfor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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