三電 평택공장서 尹·바이든 첫 회동.."반도체가 경제 안보 핵심"
반도체 산업 지원 필요성 커져..이재용 경영 복귀로 역할 확대 목소리도↑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국 반도체의 심장'인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에서 첫 회동을 갖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동행한다.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는 최첨단 메모리와 시스템반도체(파운드리) 생산시설을 모두 갖추고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생산기지다. 규모만 축구장 면적 400개 크기다. 기흥·화성과 미국 오스틴·테일러 공장을 잇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연결고리 역할도 하고 있다.
양 정상이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를 찾는 것은 '산업의 쌀'로 불리는 반도체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졌기 때문이다. 반도체 없이는 미래 산업을 키울 수 없고 삼성전자 반도체 없이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는 세계 1위 반도체 기업이다.
한국의 경제 안보를 위해서도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 복귀'를 통한 역할 확대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바이든, 첫 방한 일정은 삼성전자 평택 공장 방문…"반도체가 공급망 핵심"
바이든 대통령이 평택 캠퍼스를 방문하면서 삼성전자 반도체의 위상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20일 한국 입국 후 첫 일정으로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을 방문한다. 윤석열 대통령도 취임 첫 산업현장으로 평택 캠퍼스를 찾아 바이든 대통령과 첫 만남을 갖는다.
이재용 부회장과 경계현 사장 등이 안내에 나설 예정이다. 주한 미국대사를 지낸 마크 리퍼트 삼성전자 북미법인 부사장도 함께 한다.
외국 정상이 한국을 방문해 기업 현장을 가장 먼저 찾는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중국을 겨냥해 '경제 안보'에 치중하는 미국 입장에서 반도체의 중요성이 크다는 방증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산업 공급망을 동맹국 중심으로 재편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으며 삼성전자는 글로벌 1위 반도체 기업이다.
양 정상은 평택 '반도체 회동'을 통해 경제 안보 동맹을 강화하고, 공급망 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윤 정부가 바이든 행정부 주도의 인도·태평양 지역 경제안보 플랫폼인 IPEF(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에 참여하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재계 관계자는 "한미 정상이 나란히 평택 반도체 공장을 방문하는 것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복원과 전략적 공조 체제를 강화한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반도체 산업 지원 힘 실린다…이재용 부회장 경영 복귀 여론도↑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직후 소집한 반도체 회의 때 삼성전자를 초청했으며, 지난해 10월부터 열린 공급망 대책 회의에도 외국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삼성전자를 포함했다.
이번 방문으로 삼성전자 반도체의 글로벌 중요성과 기술력이 또다시 인정받게 됐다. 홍보 효과도 기대된다.
특히 정부의 반도체 산업 지원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새 정부는 국정과제에서 반도체 산업을 '미래전략산업'으로 규정하고, 초격차 확보를 제시한 바 있다.
우수 인력 확보를 위한 수도권 대학 반도체 관련 학과 정원 확대와 세액공제 확대, 각종 규제 완화 등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윤 대통령도 당선인 시절 "요즘 전쟁이란 총이 아닌 반도체가 한다"며 대만 TSMC와 같은 '해외 선진업체 수준의 인프라 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
미국에서 건설 중인 삼성전자 테일러시 공장 등도 혜택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은 자국 내 반도체 생산을 늘리기 위해 520억달러(63조5024억원) 규모의 '반도체 지원법'을 추진 중이다.
인텔 등은 미국 기업에 지원이 집중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법 지원 대상에 외국 기업도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 중이다. 바이든 방한으로 삼성전자의 주장에 힘이 실리게 됐다.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 복귀 여론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오는 21일 열리는 윤석열-바이든 대통령 만찬에도 참여한다.
현재 이 부회장은 가석방 상태로, '취업제한' 등에 걸려 경영 전면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한국 경제 발전을 위해 이 부회장의 사면과 경영 복귀를 요구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평택 공장 방문을 계기로 이 부회장이 대외 경영 행보를 본격적으로 재개할 가능성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바이든 대통령의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 방문으로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 복귀를 바라는 목소리가 커졌다"며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사면을 통해 이 부회장에게 국가 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국정농단 사건으로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됐다가 지난해 8월 가석방됐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유죄 판결을 받았기에 오는 7월 형 집행 종료일로부터 5년 동안 취업을 제한받는다. 이 때문에 이 부회장은 현재 삼성전자에서 무보수·미등기·비상근으로 경영 자문을 하고 있다. 지난 2019년 10월 이 부회장이 등기이사에서 물러난 이후 삼성전자는 2년 넘게 총수 부재의 상황에 처해있다. 취업 제한에서 풀리는 사면을 받지 못하면 이런 상황이 최장 8년까지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재계 또 다른 관계자는 "총수의 결단이 필요한 인수합병(M&A)이나 신사업을 추진하기 어려운 여건이 장기화되면서 한국의 대표기업 삼성전자의 글로벌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k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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