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서 전기차 '쌍끌이'..현대차, 양국 투자 본격화
[서울=뉴시스] 박정규 기자 = 현대자동차그룹이 한·미 양국서 전기차 시장에 대한 투자를 본격화하면서 전기차 전환 시대를 계기로 본격적인 '게임 체인저(Game Changer)' 역할을 꾀하고 있다.
미국에 짓기로 한 전기차 공장 부지 선정이 막바지에 이른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국내에도 대규모 투자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양국에 대한 투자를 바탕으로 시장의 판도를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현대차·기아 양사는 지난 18일 2030년까지 전기차 분야에서 국내에 총 21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투자금은 전기차 생산 능력 확충과 전용 전기차 라인업 다양화 및 부품·선행기술 개발, 인프라 조성, 전기차 관련 다각도의 신사업을 모색하는 전략제휴 등에 활용된다.
국내 전기차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PBV 전기차 전용공장 신설과 함께 내연기관차와 전기차의 혼류 생산 시스템 점진적 구축, 기존 공장의 전기차 전용 라인 증설 등을 추진한다. 현대차그룹의 미래 제조 혁신기술 인큐베이터인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의 유연 생산 시스템, 맞춤형 물류 시스템, 디지털 제조 시스템 등도 국내 공장에 단계적으로 도입한다.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 개발 및 제품 라인업 확대, 핵심 부품 및 선행기술 개발, 연구시설 구축 등 연구개발에도 집중 투자하고 협력사와 함께 국내 기술 개발도 활성화한다.
특히 기아의 경우 전기차 국내 생산 확대의 일환으로 오토랜드 화성에 수천억원 규모를 투입해 연간 최대 15만대 생산 능력을 갖춘 신개념 PBV(Purpose Built Vehicle·목적 기반 차량) 전기차 전용공장을 신설한다. 이를 전기차 전환의 상징적인 미래 자동차 혁신 거점이 되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이 같은 투자를 통해 현대차·기아는 올해 35만대로 예상되는 국내 전기차 연간 생산량을 2030년에 144만대로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2030년 글로벌 전기차 생산량을 323만대로 계획하고 있는 현대차·기아에 있어 연 144만대는 전체 생산량의 절반 가까이에 이르는 물량이다. 이로써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도 시장점유율을 12%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지난해 기준으로 봤을 때 세계 2∼3위 수준의 점유율을 차지하게 될 전망이다.
그동안 적극적으로 해외 생산기지 확보에 나서온 현대차·기아가 국내에 이 같은 대규모 투자에 나서기로 한 것은 예상을 한층 뛰어넘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동안 생산단가 등을 감안해 해외 진출에 공을 들여왔지만 패러다임이 바뀌는 전기차 전환 시대에 맞춰 국내를 허브 역할로 설정함으로써 생태계를 갖추는 게 우선이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또 최근 글로벌 공급망 위기에 따른 부품난 등 제반 문제를 감안해 생산·연구개발·인프라·연관산업으로 이어지는 국내 생태계 구축에 나서기로 했을 수 있다.
이러한 국내 투자계획 발표는 현대차가 준비 중인 미국 전기차 전용공장 건설과 맞물려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조만간 이뤄질 미국 투자에 맞춰 국내 투자를 통해 균형을 맞춤으로써 양대 축을 통해 전기차 시장을 한층 더 적극적으로 공략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차의 미국 전기차 공장은 그동안 자동차업계의 이목이 쏠려온 사안이다. 앞서 현대차는 2025년까지 미국에 74억 달러를 투자해 현대차와 기아 전기차 모델의 미국 현지 생산을 추진한다는 중장기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를 통해 내년 첫 전기차 생산을 시작하고 현지 시장 상황 및 친환경차 정책 등을 검토해 단계적으로 생산설비를 확대해나간다는 방침이다.
투자지역은 이미 미국 조지아주(州)로 귀결되는 분위기다. 외신들은 조지아주가 현대차 측과 전용공장 건설을 위한 협의를 진행해 조만간 공식 발표에 나설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현재 조지아주는 기아의 내연기관차 공장이 있는 곳이며 미국 전기차 업체 리비안이 지난해 50억 달러를 투자해 조지아주 애틀랜타 부근에 공장을 설립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특히 20∼22일 이뤄지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에 맞춰 미국의 전기차 지원정책에 부응하는 의미로 현대차가 투자계획을 발표하게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위기다.
이처럼 현지 전기차 생산을 우선시하고 있는 바이든정부의 기조에 맞춰 글로벌 생산기지를 건설하는 동시에 국내 전기차산업에 대한 투자를 병행하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현대차그룹이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공학과 교수는 "미국 조지아 공장의 경우 바이든정부의 '바이 아메리칸' 정책에 맞추면서 미래차산업을 주도해나가겠다는 의지를 표현하는 기회인 만큼 경제동맹의 핵심 파트너로서 들어가는 것"이라며 "동시에 2030년까지 국내에 21조원을 투자해 생산 대수를 늘려 균형을 맞춰나가겠다는 큰 그림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투자의 경우 지속적으로 내연기관 생산라인 축소에 우려를 제기해왔던 노조 및 국내 협력업체 등과 상생의 의지를 피력한 것이라는 시각도 함께 제기된다. 전기차 생산라인의 경우 기존 내연기관과는 전혀 다른 체계인 만큼 생산인력 등의 우려가 확대돼온 부분이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전기차 라인에 대한 투자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대규모 투자계획을 보여줬다는 분석이다.
최영석 한라대 스마트모빌리티공학부 교수는 "다른 국가들의 전동화 추세에 맞춰 이 같은 투자계획을 세운 측면이 있고 내부적으로는 전동화에 대한 노조문제도 엮여있다고 볼 수 있다"며 "이번 국내 투자를 통해 노조 등과 관계를 새로 정립하겠다는 차원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pjk76@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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