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에선?..5G 중간요금제, 올 '하반기'에는 도입될까
"평균은 27~31GB 정도인데, 고가요금제 중심으로만 설계돼" 지적
새 정부, 긍정 검토 분위기에…이르면 올 하반기 도입 '전망'도
이는 새 정부 출범, 1분기 실적 호조 등과 맞물려 '중간요금제'도입 논의로 이어지고 있다. 이르면 하반기 5G 중간요금제가 도입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현 5G 서비스, 고가요금제 중심으로만 설계
한국소비자연맹은 지난달 보도자료에서 "5G 서비스는 2019년 인가 시점부터 고가요금제 중심으로 요금제가 설계됐다"며 "저가요금제와 고가요금제 간 데이터 제공량 차이가 너무 크고, 데이터 평균 이용량에 맞는 중간요금제가 없어 사실상 고가요금제를 선택하도록 선택지를 제한하는 효과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3년 동안 5G 서비스 이용자들의 월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26GB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의 평균 데이터 사용량에 맞는 20~40GB가량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중저가 요금제는 상용화 3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선택지에서 찾아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SK텔레콤의 경우 최소 10GB를 제공하는 '슬림'(월 5만5천원) 또는 110GB를 제공하는 '5GX 레귤러'(월 6만9천원) 등의 요금제를 선보이고 있다.
KT 5G 요금제는 최소5GB를 제공하는 '5G 세이브'(월 4만5천원), 최소 10GB를 제공하는 '5G 슬림'(월 5만5천원) 다음으로는 110GB를 제공하는 '5G 심플'(월 6만9천원) 등으로 구성된다.
LG유플러스는 최소 6GB를 제공하는 '5G 슬림+'(월 4만7천원), 12GB를 제공하는 '5G 라이트+'(월 5만5천원) 등 저용량 데이터 상품 바로 다음 단계로 150GB를 제공하는 '5G 스탠다드'(월 7만5천원) 등의 요금제가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에 따르면 5G 스마트폰 가입자 1인당 평균 이용 트래픽은 올해 3월 기준 약 27GB이다. 한국소비자연맹이 지난달 5G 이용자 1천 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약 31.1GB 수준이었다. 그런데 대부분의 5G 요금제가 월 기본 10GB 이하 또는 100GB 이상으로 나뉘어 있고 이용자들의 최다 사용 구간인 20~30GB 트래픽을 제공하는 요금제는 선택지에 없는 것이다. '평균치'의 데이터를 쓰려면 비싼 요금제에 가입해 '불필요한' 비용을 추가로 지불해야한다.
새 정부, 5G 중간요금제 도입에 '긍정적'…기류 변했다
윤석열 정부는 소비자의 선택권 보장을 위해서라도 5G 요금제를 다양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남기태 인수위 과학기술교육분과 인수위원은 지난달 브리핑에서 "과기정통부, 통신 3사 등과 협의해 5G 중간요금제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취임한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도 지난 3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5G 중간요금제 필요성에 동의한다"라는 뜻을 밝혔다.
여기에 이동통신사들의 1분기 실적이 사실상 사상 최대치를 찍은 만큼, 더 이상 중간요금제 도입을 미루기만도 어려운 상황이 됐다.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3사의 1분기 영업이익 합계는 1조 3202억원으로 작년 1분기보다 20.7%(2262억원) 증가했다. SK텔레콤이 전 분기 대비 90.7% 급증했고 KT와 LGU+도 각각 69.6%와 65.1% 늘었다.
SK텔레콤은 이번 1분기 실적발표 뒤 이어진 컨퍼런스콜에서 중간요금제 관련 질문에 "5G 론칭 4년 차에 접어들고 보급률이 40% 돌파해 대세화되는 시점에 다양한 요금제 출시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생각된다"며 "고객 선택권 확대 측면에서 원하는 요금제를 지속적으로 검토해 나가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일각에선 구체적인 새 5G 요금제 출시 시점을 이르면 올해 하반기 국정감사 시작 직전으로 전망하기도 한다. 업계 관계자는 "규제가 가장 힘을 발휘하는 시점은 입법부의 연례행사인 국정감사 시즌이다. 그때 구체적인 5G 중간요금제 관련해 구체적인 성과물이 나오지 않을 경우 경영진들이 질타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간요금제 실효성은? '구간 설정'이 핵심
소비자 단체들은 중간요금제가 실효성이 있으려면 '구간 설정'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중간요금제가 신설될 구간은 통신 3사 데이터 제공량으로 10GB와 110GB 사이가 될 전망인데, 요금제 구간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실제 절감액이 차이가 날 수가 있다.
한국소비자연맹 정지연 사무총장은 "어떻게 요금제를 설계하느냐가 핵심이다"라며 "소비자 평균 데이터 이용량인 20~30GB에 맞춰 요금제를 내놓을 가능성이 큰데 1개의 중간요금제만으로는 통신비 누수 현상을 막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50~70GB 사이의 요금제도 하나는 출시가 되어야 한다고 본다"며 "제공 데이터양이 너무 적어서 포기를 한다든지 요금제 변경을 꺼리는 경우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통신업계 내부에서는 수익성 악화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일부 나온다.
다만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아직 논의를 시작하는 단계이고 구체적으로 요금제 가격이나 데이터 구간은 정해지지 않았다"며 "수익성 악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데, 이건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평균 5G 데이터 사용량이라는 것도 평균의 함정일 수 있다. 무제한으로 쓰고 있던 이용자들이 데이터 제공량이 적은 중간요금제를 사용했다가 부족함을 느껴 다시 복귀할 수도 있고, 가능성은 여러 가지로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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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차민지 기자 chacha@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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