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영입한 삼성, 제2의 이상민 효과 기대?

김종수 2022. 5. 2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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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 최고의 전천후 슈팅가드 ‘금강불괴’ 이정현(35‧190.3cm)이 서울 삼성 썬더스로 둥지를 옮긴다. 삼성은 19일 "이정현과 계약기간 3년, 보수총액 7억 원(연봉 4억 9,000만원+인센티브 2억1,000만원)에 계약을 마쳤다"고 밝혔다.


이승현, 김선형, 전성현, 허웅 등과 함께 이번 FA 시장에서 대어중 한명으로 꼽혔던 이정현은 1987년생이라는 적지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여러팀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런저런 조건을 조율한 끝에 최종적으로 삼성을 선택했다. 2017년 KGC에서 KCC로 이적할 때, 당시 기준 최고액인 5년 계약, 보수 9억 2,000만원을 받은데 이어 이번 계약 역시 대박으로 평가되고 있다.


삼성팬들 사이에서는 호불호가 갈리고 있는 분위기다. “여전히 잘하는 것은 인정하지만 많은 나이로 인해 기량이 떨어지고 있는 노장을 거액을 들여 데려올 필요가 있을까”라는 회의적인 목소리부터 “어느 한쪽에서도 확실한 장점을 보여주고 있지 못하는 팀 사정상, 풍부한 경험과 좋은 리더십을 바탕으로 중심을 잡아줄 수 있는 베테랑이다”는 긍정적인 평가까지 다양한 의견이 오가고 있다.


이정현하면 가장 걱정되는 것은 나이다. 끊임없이 달리고 몸싸움을 해야하는 종목의 특성상 아무리 기량이 뛰어난 선수여도 나이에서 오는 노쇠화는 피할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일단 직전 성적만 놓고보면 팬들이 걱정하는 에이징 커브는 크게 부각되지 않고 있다. 올시즌 54경기에서 경기당 26분 32초를 뛰며 평균 13.1득점, 3리바운드, 3.3어시스트. 0.7스틸을 기록했는데 이는 이전 2시즌과 크게 차이가 없다. 워낙 자기 관리에 철저한 선수로 알려져있는지라 삼성에서도 제몫을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 팬들은 선수생활 말년 KCC에서 이적해 3년간 제역할을 잘해준 이상민같은 케이스를 이정현에게 기대하고 있다. 당시 이상민은 확연히 전성기가 지났음에도 특유의 노련미를 앞세워 삼성 가드진의 중심을 잡아줬고 리더십 또한 발휘하며 팀을 하나로 뭉치게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기는 했으나 삼성을 두 번이나 챔피언결정전으로 이끈 것이 이를 입증한다.


해당 포지션이 강해지기 위해서는 양과 질적인 부분의 밸런스가 맞아야한다. 이상민이 오기전 삼성 가드진은 다양한 스타일의 우수한 자원이 많았지만 리그 최고급이라는 평가는 받지 못했다. 하지만 이상민이 합류하고 화룡점정 역할을 해주면서 일약 ‘가드왕국’으로 명성을 떨치게된다.


원맨 리딩에 부담을 느끼고 있던 이정석은 이상민이 함께 해주자 좀 더 편하게 플레이하면서 경기력이 좋아졌고 운동능력과 파이팅에 비해 시야와 스킬이 부족하다는 혹평을 받고있던 이시준 또한 짐을 벗어던지고 활동량 위주로 장점을 살려 플레이하는게 가능해졌다. 강혁 역시 이상민으로부터 여러 가지를 배우며 보조리딩, 투맨게임 등에서 더욱 원숙한 플레이를 펼쳐나갔다. 베테랑, 중견, 신예 등 각각의 균형마저도 완벽하게 맞아떨어지는 조합이 완성된 것이다.


물론 이상민은 이정현과 달리 자신의 의지로 삼성에 온 케이스는 아니었다. KCC에서 FA를 영입하는 과정서 보호선수로 묶이지못해 어쩔 수 없이 팀을 옮겼던지라 팬들의 심한 반발 등 후폭풍도 거셌다. 당시 그를 선택했던 안준호 전 감독은 ‘농구人터뷰’와의 인터뷰 당시 “비록 전성기가 지나가는 시점이었지만 보상선수로서 나오기 힘든 급의 선수가 아니었던가. 단순히 기량적인 것을 떠나 벤치에 앉아있는 것만으로도 후배들이 보고 배울게 많은 높은 가치의 베테랑선수였다”는 말로 이상민 지명 이유를 밝힌바 있다.

 

 


 

이정현 역시 당시 이상민이 그랬듯 리더로서 삼성의 분위기와 색깔을 바꿔줄 수 있는 능력의 선수다. 일단 그는 상당히 안정적인 득점원이다. 슬래셔, 슈터 등 어느 한쪽만 놓고 봤을 때 최고라고 하기는 어렵겠지만 양쪽 모두에서 고른 능력치를 발휘한다. 내외곽을 오가며 미들슛, 돌파 등의 다양한 옵션으로 상대 수비진을 뒤흔드는가 하면 슛감이 좋은 날은 폭발적인 슈팅 몰아치기로 단숨에 분위기를 지배해버린다. 

 

2번치고 체격도 좋은 편인지라 매치업 상대가 자신보다 작다싶으면 포스트업 등으로 득점을 올리는 플레이도 가능하다. 공격력에 다소 기복이 있음에도 꾸준히 득점을 올릴 수 있는 이유다. 거기에 더해 패싱 플레이를 통해 동료들을 살려주는데도 능해 전천후로 팀 공헌도를 가져간다.


물론 현재의 이정현은 호불호가 갈리는 플레이어다. 한창 때에 비해 운동능력 등이 떨어졌음에도 여전히 자신이 볼을 많이 가져가면서 플레이하는 것을 즐기고, 무엇보다 본래도 좋지않았던 스피드가 더욱 떨어져 수비시 자신이 득점한 것 이상으로 실점을 허용하는 모습도 자주 노출했다. KCC에 있을 때도 시즌이 거듭될수록 이같은 약점을 지적받았다.


그런 점에서 새로운 소속팀은 이정현과 궁합이 잘 맞는다고 할 수 있다. 현재의 삼성은 전 포지션에 걸쳐 양과 질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진다. 온볼 플레이어로 인한 부작용을 생각할 겨를이 없다. 김시래라는 좋은 1번이 있음에도 확실한 주포가 없어 제대로된 득점 생산력을 가져가지 못한다는 점에서 이정현이 마음껏 기량을 펼칠 수 있는 팀이다. 삼성 팬들은 이정현이 확실한 국내 1옵션 역할을 해주는 가운데 이원석, 차민석 등 미래 자원이 함께 성장하기를 바라고 있다.


하지만 이정현의 떨어진 수비력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이정현의 취약한 수비력을 감안했을 때, 파트너로는 수비와 허슬플레이가 강한 1번이 잘 어울리지만 현재의 삼성에는 그런 선수가 없다. 부동의 주전 김시래 역시 작은 사이즈 등으로 인해 수비에서는 강점이 있는 선수가 아니다. 때문에 삼성의 앞선 공격력을 잘 살려주기 위해서는 나머지 선수들이 활동량을 많이 가져갈 필요가 있다. 음주사고로 출장정지 징계를 받은 김진영이 돌아온다면 앞선의 밸런스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 사진_삼성썬더스 제공,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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