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다섯, 발레리나에겐 기적같은 나이.. 감사의 '레베랑스' 바칩니다 [Weekend 문화]
데뷔작 '해적'부터 커리어하이 '지젤'
아버지께 바치는 작품까지 새로 공개
'이번이 마지막일까'란 생각 늘었지만
몸의 노화는 쿨하게 받아들이고
컨디션 관리에 더 집중하려고요
만 45세, 인생에서 그리 적은 나이도, 많은 나이도 아니지만 발레리나에게 있어서는 기적과 같은 나이다. 1988년 처음으로 토슈즈를 신었고 10년 뒤인 1998년 국립발레단 '해적'으로 공식 데뷔한 발레리나 김주원이 데뷔 25주년을 맞이했다. 국립발레단의 단원으로 활동하던 15년 동안 수석무용수로 활약했고 2006년에는 무용계 최고 권위를 가진 '브누아 드 라 당스'에서 최고 여성 무용수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얻었던 그는 '대한민국 대표 발레리나'라는 호칭이 여전히 무색하지 않다.
"45살에 춤추고 있는 발레리나는 우리나라에서 아직 저밖에 없는 것 같다"고 말한 김주원은 "어느새 작품을 무대에 올릴 때마다 항상 '이번이 마지막이 아닐까'를 생각하며 춤을 추게되었고 실제로 수많은 작품들과 이별을 해왔는데, 데뷔 25주년을 맞이하며 그간 저를 지켜봐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담은 작품을 올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에서 김주원은 자신의 작품 세계를 집대성해 보여줄 계획이다. 그의 데뷔작인 '해적'에서 주인공 '메도라'와 '콘라드'의 침실 파드되부터 그의 기량이 절정에 올랐던 시기, 많은 사랑을 받았던 '지젤'에서의 2막 아다지오, 그의 오랜 지기인 이정윤이 안무한 '빈사의 백조' 등 클래식 발레를 비롯해 김주원이 직접 프로듀싱했던 '탱고 발레-3 미닛츠: 수 티엠포'와 '사군자-생의 계절', '디어 문'의 주요 장면들을 다시 선보인다. 여기에 더해 김주원은 이번 공연에서 자신의 아버지를 향한 헌정 작품도 새로 공개한다. 김주원은 "저의 뿌리와 중심, 기본들을 떠올리다 자연스레 가족들을 생각하게 됐다"며 "어릴적 집에 아버지가 노래를 부른 음반이 있는데 6~7살 때 쯤 그 노래에 맞춰 제가 춤췄던 기억이 있는데 다시 그 노래에 맞춰 춤을 추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김주원은 "얼마 전 오은영 박사님이 '어릴적 강박이 발레로 갔다'며 '그래서 더 발레를 잘 했을 것'이라 하더라"며 "어렸을 때 저는 주위 자극에도 민감했고 강박이 심한 아이였는데 부모님이 저를 발레의 길로 이끌어 주셔서 지금까지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게 된 것 같다. 춤은 저를 살린 은인과 같은 존재"라고 덧붙였다.
김주원은 "10년 전에는 나이를 드러내는 게 싫어 인터뷰 할 때마다 나이를 빼달라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땐 참 젊었다. 그리고 이젠 이 나이가 싫지 않다"며 "2017년에 허리 디스크가 터지면서 하반신 마비가 찾아와 병원에 한달 간 누워 생활했던 적이 있다"며 "춤도 관둬야 하고 일상생활도 어려울 것이란 진단을 받았었는데 마지막으로 최선을 다해보자며 했던 물리치료가 잘 되어서 지금까지 춤을 출 수 있다는 게 기적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김주원은 "그 일 이후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몸의 노화를 인정하고 20대, 30대 때와 달리 40대가 되니 컨디션 관리를 위해 새벽에 일어나 3시간 30분씩 운동하며 공연을 준비하게 됐다. 더불어 제 주위를 돌아보며 더 많은 것들을 품고 이해해야겠단 생각을 하게 됐다"며 "최근 저의 작품에 인연, 우주, 삶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까지 담기게 된 것은 그런 연유인 것 같다. 이번 공연의 마지막에 선보이는 작품의 제목은 '뒷꿈치로 걷는 발레리나'다. 토슈즈를 벗고 한국적인 호흡을 담았는데 제가 살면서 느꼈던 이야기가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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