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연속 위닝' 8위→3위 점프, 2강 위협하는 삼성..못 말리는 피렐라 투혼
[OSEN=대전, 이상학 기자] 삼성이 6연속 위닝시리즈를 질주하며 3위까지 도약했다. 3주 만에 8위에서 3위로 5계단이나 뛰어오르며 ‘2강’ SSG와 LG를 위협할 기세다.
삼성은 19일 대전 한화전에서 연장 10회 접전 끝에 2-1로 승리했다. 3연전 첫 날 한화에 덜미를 잡혔지만 둘째 날 9회 역전승에 이어 이날까지 잡고 2승1패 위닝시리즈를 장식했다. 이로써 삼성은 지난 4월29일~5월1일 광주 KIA전 3연승 스윕을 시작으로 최근 6연속 위닝시리즈를 달성했다. 3~5일 대구 NC전 2승1패, 6~8일 사직 롯데전 3연승, 10~12일 대구 SSG전 2승1패, 14~15일 대구 두산전 2연승에 이어 한화전까지 2승1패.
지난달 28일까지 삼성은 9승15패로 한화와 공동 8위였다. 시즌 초반 외국인 투수 데이비드 뷰캐넌, 앤드류 수아레즈를 제외하곤 나머지 선발들이 부상과 부진으로 주춤했고, 베테랑들이 침묵한 타선도 터지지 않았다. 지난해 정규시즌 2위 팀답지 않은 출발이었다.
하지만 4월29일부터 6연속 위닝시리즈로 파죽지세를 달렸다. 이 기간 14승3패로 승률이 무려 8할대(.824). 이 기간 팀 평균자책점(2.55), 타율(.297) 모두 1위로 투타 밸런스가 맞아떨어졌다. 토종 에이스 원태인의 부상 복귀, 베테랑 백정현의 페이스 회복, 중고 신인 황동재의 깜짝 활약으로 선발진이 이 기간 경기당 6⅓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2.07로 짠물 투구를 했다.
김상수가 늑간골 부상으로 자리를 비웠지만 2루수 김지찬, 유격수 이재현이 새로운 키스톤 콤비를 구축한 뒤 전체적인 공수가 살아났다. 타율(.389), 안타(61), 득점(31), 출루율(.461), 장타율(.599) 등 타격 타이틀 5개 부문 1위를 질주 중인 외국인 타자 호세 피렐라가 시즌 내내 꾸준함을 이어가는 가운데 구자욱, 김헌곤, 이원석 등 부상과 부진에서 돌아온 타자들도 타선에서 힘을 보탰다.
지고 있어도 질 것 같지 않은 분위기가 형성됐다. 6연속 위닝시리즈 기간 14승 중 7승이 역전승이다. 이 중 6승이 7회까지 뒤지던 경기를 뒤집은 것이라 짜릿함이 두 배. 허삼영 삼성 감독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선수들의 마음이 크다. 상대가 허점을 보이면 파고드는 집중력과 디테일이 있다”며 “팀에 대타 요원들이 많다 보니 (경기 후반) 찬스가 오면 동점이나 역전으로 연결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타 타율이 10개팀 중 유일한 3할대(.319). 대타로 4타수 3안타(2루타 2개) 3타점 2볼넷인 포수 김태군의 지분이 크다.
어느새 3위까지 치고 올라온 삼성은 1~2위 SSG, LG에도 각각 5.5경기, 2.5경기 차이로 따라붙었다. 최근까지 상위권은 1위 SSG의 독주 속에 2위 LG가 야금야금 따라붙는 형국이었다. 하지만 6연속 위닝시리즈의 삼성이 LG를 턱밑까지 추격, 선두권 경쟁 구도를 흔들 조짐이다.
그런데 이 분위기를 이끌다시피한 피렐라의 몸 상태가 걱정이다. 피렐라는 19일 한화전에서 8회 땅볼을 치고 1루로 뛰어가며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했다. 동점 상황에서 어떻게든 살기 위해 몸을 날렸지만 베이스와 부딪치면서 왼손 엄지손가락이 꺾였다. 장갑을 벗고 통증을 호소한 피렐라는 트레이너의 응급 조치를 받고 계속 뛰었다. 통증이 가시지 않은 상황엑서 2루 도루까지 시도했지만 아웃. 이후 8회 수비에서 최영진으로 교체됐다.
보호 차원에서 경기에 빠져 아이싱 치료를 했다. 당장 병원에 갈 정도로 큰 부상은 아니었지만 타격에 영향을 주는 엄지를 다쳐 걱정이다. 피렐라는 지난해에도 고질적인 발바닥 통증 때문에 전반기에 비해 후반기 페이스가 꺾인 바 있다. 올해는 발바닥 보호를 잘하고 있지만 지난 18일 한화전에선 외야 수비를 쉬고 지명타자로 나섰다. 허 감독은 “지난주부터 움직인 양이 많다. 체력 안배를 하면서 발바닥 통증을 예방하는 차원이다”고 밝혔다.
트레이닝 파트에서 지속적으로 피렐라의 컨디션을 관리하고 있지만 워낙 몸을 사리지 않는 스타일이다 보니 늘 부상 우려에 노출된다. 그렇다고 열심히 하는 선수를 말릴 수도 없다. 그런 플레이 하나하나가 팀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친다. 베테랑 강민호는 “우리 팀에 역전승이 많은 건 피렐라의 역할이 크다. 경기를 지고 있어도 전력 질주를 하고, 한 베이스라도 더 가려고 한다. 지난해부터 그런 플레이가 선수들에게 많은 울림을 준다”고 말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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