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부당한 처사 연극무대 올린 학생

신심범 기자 2022. 5. 20.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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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오늘 우리는 질 겁니다. 하지만 재판기록은 남겠죠. 아름다운 지침이 하나 둘 늘어나면 우리는 길을 잃지 않게 될 겁니다."

이 학부 재학생 김동규(22·4학년) 씨는 "우리의 상황과 학교 현실을 두고 어디까지 받아들이고 목소리를 높일 건가에 대해 고민했다"며 "학교 측에 메시지를 던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의 상황을 모르는 학우가 많았다. 현상을 알리고 학생 자체적으로 자신의 학교가 가진 문제점에 관심을 기울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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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대 연영학부 동아리 20명

- 옛 ‘보도지침’ 소재 공연 통해
- 실습실 폐쇄, 지원비 삭감 등
- 코로나 시국 학습권 침해 고발

“아마 오늘 우리는 질 겁니다. 하지만 재판기록은 남겠죠. 아름다운 지침이 하나 둘 늘어나면 우리는 길을 잃지 않게 될 겁니다.”

19일 경성대 연극영화학부 동아리 ‘초’가 연극 ‘보도지침’을 공연하고 있다. 신심범 기자


19일 오후 6시 부산 경성대 멀티미디어관 입구. 야외를 무대로 연극 ‘보도지침’이 상연됐다. 1986년 전두환 정권 당시 보도지침 폭로 사건의 실제 재판을 바탕으로 만든 작품이다. 보도지침으로 대표되는 언론 탄압을 참지 못해 침묵을 깨고 나온 이들을 다뤘다.

연극은 이 대학 연극영화학부 동아리 ‘초’가 꾸렸다. 졸업 예정자 20여 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학생이 학교로부터 받은 부당한 처우를 학내에 공론화하고자 이 연극을 준비했다. 지금까지 참아온 학습권 침해의 부당함에 더 이상 침묵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코로나19를 겪으며 이 학부 학생을 비롯한 경성대 재학생은 크고 작은 학습권 침해에 시달렸다. 이 학과 학생들은 방역을 이유로 소극장과 연습실이 폐쇄돼 사비로 외부 연습실을 빌려야 했다. 부산예대 등 지역 다른 학교의 소극장 운영 사례를 들며 학교 측에 제한적으로라도 연극 무대를 쓸 수 있게 해 달라고 요청해봤지만 번번이 묵살당했다.

이런 가운데 올해부터는 각 학과마다 주어지는 실습비도 기존의 35% 수준으로 대폭 삭감됐다. 연극 전공 학생들은 원래 1200만 원 수준의 실습비를 받아 무대 제작 등을 준비했다. 올해는 420만 원가량의 금액으로 1학기 커리큘럼을 소화해야 한다. 학부에는 학년별로 3개의 연극 팀이 운영 중이라, 이 돈마저 3분의 1로 나눠 써야 한다. 결국 학생들은 직접 발품을 팔아가며 연극 협찬을 끌어오거나 학부 교수의 재정적 도움을 받아야 했다.

더욱이 학교는 예산 절감을 이유로 올해부터 학사 조교를 채용하지 않고 있다. 중앙도서관 도서 구입비를 절감하고, 근로학생도 뽑지 않기로 했다. 이 같은 조처로 학사 운영 소통에 지장이 생기는 등 학습 불편이 커졌다고 학생들은 주장한다.

이 학부 재학생 김동규(22·4학년) 씨는 “우리의 상황과 학교 현실을 두고 어디까지 받아들이고 목소리를 높일 건가에 대해 고민했다”며 “학교 측에 메시지를 던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의 상황을 모르는 학우가 많았다. 현상을 알리고 학생 자체적으로 자신의 학교가 가진 문제점에 관심을 기울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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