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일본에서 본 '한국 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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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에서 북쪽인 지치부(秩父)라는 곳으로 기차를 타고 가다 보면 우리 고려(高麗)라는 이름을 가진 고마(高麗)역이 나온다.
고려(高麗)라고 쓰고 일본말로는 '고마'라고 읽는다.
그 후 일본 조정에서는 이 일대 7국(옛날 일본에서는 지방단위를 나라(國)라 칭했다)에 흩어져 있던 고구려인 1800여 명을 한데 모아 고마군(高麗郡)을 설치하고 약광으로 하여금 이 고을을 다스리게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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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에서 북쪽인 지치부(秩父)라는 곳으로 기차를 타고 가다 보면 우리 고려(高麗)라는 이름을 가진 고마(高麗)역이 나온다. 너무 신기해서 그 역에서 내려 그 지역을 돌아보니 천지가 고려판이다. 고마산(高麗山) 고마천(高麗川) 고마소학교(高麗小學校) 그리고 고마신사(高麗神社) 등을 찾았다.
고려(高麗)라고 쓰고 일본말로는 ‘고마’라고 읽는다. 고마신사는 과연 우리 한반도와 깊은 관련이 있는 신사였다. 고려가 아니라 고구려와 관련이 있었다.
이 신사는 1200여 년 전 고구려에서 온 약광(若光)이라는 사람의 영정을 모시고 있는 일종의 사당이다. 59대 후손이라는 궁사(宮司) 고마 도시오의 설명에 의하면 서기 666년에 사신으로 온 약광이 668년 고구려가 멸망하자 돌아가지 못하고 일본에 남았다고 한다.
그 후 일본 조정에서는 이 일대 7국(옛날 일본에서는 지방단위를 나라(國)라 칭했다)에 흩어져 있던 고구려인 1800여 명을 한데 모아 고마군(高麗郡)을 설치하고 약광으로 하여금 이 고을을 다스리게 했다고 한다. 고마군은 몇십 년 전에 히타카시로 통합됐으나 지금도 군데군데 고려라는 이름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이다.
1200여 년 전에 이렇게 많은 고구려인이 살고 있었다는 것은 고대부터 한·일 간의 교류가 얼마나 많았는지 웅변하고 있다. 고구려뿐만 아니라 교토 광륭사에 있는 일본 국보 1호인 목조반가사유상은 신라에서 전래했다는 것이 통설이고, 백제의 흔적은 일본에서는 한없이 많다.
심지어 주일대사를 할 무렵 헤이세이(平成) 일왕은 우리 부부와 차 한 잔을 나누는 자리에서 느닷없이 ‘내 피에는 백제의 피가 흐르고 있다’ 하는 것이 아닌가! 자기 직계인 간무왕의 생모가 백제의 왕녀라는 것이다.
일본 왕실까지 이러하니 일본의 한국 흔적은 말할 것도 없다.
임진왜란 때 끌려 온 도공 심수관과 이삼평까지, 거슬러 올라갈 필요도 없다. 심수관은 도공으로서 15대를 이어오고 있고 이삼평은 일본 아리타(有田) 도자기의 원조로서 사가현(佐賀縣)에는 그의 사당까지 지어 지금도 기리고 있다. 바로 지금 일본의 갑부인 손 마사요시(孫正義)나 현직 참의원 의원인 하쿠 신쿤(白眞勳) 같은 분은 바로 윗대까지 한국 사람이었다.
예를 들지는 않겠지만 일본말도 우리말에서 유래한 것이 너무 많다. 고대엔 우리가 선진국이었기 때문에 한문과 불교는 물론 그 외에도 많은 것을 전해준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일본의 첫 문화라 할 수 있는 아스카문화는 완전히 백제문화의 영향이다. 감추어진 진실, 찾지 못한 역사가 두 나라 사이에 얼마나 많을 것인가. 모든 것이 밝혀지기만 한다면 어쩌면 엄청난 비밀이 두 나라 사이에 놓여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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