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권 가격 폭등 주범 '인천공항 비행금지 시간' 없앤다

이홍근 기자 2022. 5. 19.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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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오후 8시~오전 5시’ 해제
내달부터 국제선 주 230회 증편

캐나다에서 어학연수 중인 유학생 A씨(25)는 지난 12일 귀국 비행기표를 알아보다 깜짝 놀랐다. 지난해 12월 출국할 당시 왕복 220만원이던 항공권 가격이 편도 150만원 수준으로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산세 완화 이후 세계여행을 준비 중인 B씨 역시 비싼 항공권 가격 때문에 난감했다. 파리행 편도 항공권에만 100만원 가까운 예산을 쓸 수 없어 30시간이 넘게 걸리는 경유 코스를 선택했다.

국토교통부가 항공권 가격 상승의 주범으로 꼽히는 인천공항의 ‘비행금지 시간(커퓨)’을 없애기로 했다. 코로나 방역을 위해 인천공항에 커퓨를 처음 도입한 지 2년1개월 만이다. 커퓨는 일정 시간 동안 비행기의 운항을 금지하는 제도이다. 승객이 온종일 출입국하면 이를 관리할 출입국 검역·격리·이송 인력도 24시간 상주해야 하니 운행 시간을 줄여 방역 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인천공항에선 오후 8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 비행기가 뜨고 내릴 수 없었다.

문제는 이 시간대에 운행되는 항공편이 전체의 5분의 1 수준이라는 점이다. 2019년 기준 인천공항에서 이 시간에 운행되는 운항편이 전체의 23%가량을 차지했다.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심야시간대 운행률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운행할 수 있는 항공편의 수가 절대적으로 줄자 항공사들은 경영상의 이유로 커퓨의 해제를 요구해왔다.

방역조치가 완화돼 수요가 늘자 항공권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 2월 대비 4월 항공권 가격은 유럽행 38%, 미주행 49%, 동남아행 49%, 동북아행 33% 상승했다.

정부는 항공권 가격을 정상화하기 위해 커퓨 폐지 외에도 6월부터 국제항공편을 주 230회 증편하기로 했다. 인천공항은 주 180회 증편되며 지방공항은 주 50회 증편된다. 지난달 6일 정부가 내놓은 ‘매월 주 100회씩 증편’보다 2배 가까이 확대된 조치다. 7월부터는 상황에 맞춰 증편할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입국 승객에 대한 전수 검역조사를 샘플 검역조사로 전환하고, 미접종 해외입국자의 격리를 해제하는 방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커퓨 해제를) 협의하기 위해 내부 자료를 만든 것”이라면서 “아직 공표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홍근 기자 redroo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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