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일 만에 단식 멈춘 파리바게뜨 지회장 "사회적 합의 이행 촉구 '투쟁 2막' 시작"

유선희 기자 입력 2022. 5. 19.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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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SPC, 노조 탄압 등 의혹
지노위도 승진 차별 판정

임종린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노조 지회장이 19일 서울 서초구 SPC 본사 앞에서 단식 53일 만에 중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임종린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장이 SPC그룹의 노조 탄압과 부당노동행위에 항의하며 돌입한 단식을 53일 만에 멈췄다. 임 지회장은 19일 “단식은 중단하지만 시민단체와 ‘투쟁 2막’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임 지회장은 지난 3월28일부터 서울 서초구 SPC 본사 앞에서 단식 농성에 들어갔다. 노조 탄압과 부당노동행위 중단, 사회적 합의 이행을 촉구하기 위함이었다. 파리바게뜨, 던킨도너츠, 배스킨라빈스 등의 글로벌 프랜차이즈를 갖고 있는 SPC그룹은 국내 제빵업계 선두주자로 꼽힌다. SPC는 복수노조를 이용해 민주노총 조합원의 승진을 차별하고, 한국노총 노조에 가입하라고 종용하거나 민주노총 노조 탈퇴를 종용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고용노동부 성남지청은 지난 2월 노조파괴 혐의로 피비파트너즈 관리자 등 9명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피비파트너즈는 SPC그룹 계열 자회사로 2018년 세워졌다. 노동부로부터 2017년 파리바게뜨 제빵사 5000여명에 대한 불법파견 사실이 적발되면서다. SPC그룹은 수백억원의 과태료를 내는 대신 이듬해 노조와 시민단체,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등과 함께 ‘사회적 합의’를 통해 피비파트너즈를 세웠고, 5000여명을 직고용 했다.

지난해 피비파트너즈는 “3년간 임금을 총 39.2% 인상하는 등 연봉과 복리후생을 파리바게뜨와 동일 수준으로 향상했다”고 밝혔다. SPC그룹 측도 이날 기자와 통화하면서 “사회적 합의 내용들은 충실히 이행됐고, 이를 통해 당사와 가맹점주는 제빵기사들에게 동종업계 최고 수준의 임금과 복리후생을 제공하고 있다. 관련 자료는 노조 측에 제공했다”고 했다. 하지만 민주노총은 “회사의 일방적인 ‘셀프’ 선언으로, 사측은 파리바게뜨와 실제 비교한 연차별 임금 체계나 직책 수당 등 자료를 제대로 공유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 파리바게뜨지회는 노조 조합원이 많게는 750명에 달했는데 현재 210명으로 줄어든 원인이 회사의 ‘부당한 종용’ 때문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승진에서 특정 노조 조합원을 차별했다는 판정도 나왔다. 노동부 소속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지난 1월24일, 중앙노동위원회는 지난 3일 사측의 승진차별 부당노동행위를 인정했다.

임 지회장은 이날 SPC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만하라는 만류에도 포기하지 못했던 이유는 조합원들과의 약속을 지켜야 했고, 단식이 끝나면 관심도 사라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었다”며 “70여개 시민단체들이 ‘파리바게뜨 노동자 힘내라 공동행동’으로 결집했고, 시민들도 함께할 테니 살아서 끝까지 투쟁하자고 이야기해주셔서 연대의 힘을 믿고 투쟁하려 한다”고 했다.

SPC그룹 측은 “노조 활동에 관여하지 않았고, 특정 노조원들에 대한 차별 행위도 없었다”며 “조사 중인 건들은 절차에 따라 소명을 진행 중이고, 추후 결과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

유선희 기자 y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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