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돌아온 '5월의 칸'.. 'K무비'로 물들다
한국 감독·배우 참여한 6편 초청돼
경쟁부문 '헤어질 결심' '브로커' 진출
'기생충' 이어 황금종려상 받을지 주목
이정재, 감독 데뷔작 '헌트'로 레드카펫
'다음 소희'는 韓 첫 비평가주간 폐막작
◆‘기생충’ 기적 재연될까
올해 경쟁 부문에는 박찬욱 감독 ‘헤어질 결심’과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브로커’가 나란히 진출했다. 국내 영화 두 편이 동시에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이름을 올린 것은 2017년 봉준호 감독 ‘옥자’와 홍상수 감독 ‘그 후’ 이후 처음이다. ‘헤어질 결심’과 ‘브로커’는 다르덴 형제(벨기에), 데이비드 크로넌버그(캐나다), 크리스티안 문주(루마니아) 등 거장들이 연출한 다른 19편과 함께 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놓고 치열한 경합을 벌인다.
주장(主將) 격인 박 감독의 황금종려상 도전은 ‘3전4기’. ‘깐느 박’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유독 칸과 인연이 깊은 박 감독은 2004년 ‘올드보이’로 심사위원대상(2등상)을 받았고, 2009년에는 ‘박쥐’로 심사위원상(3등상)을 수상했다. 박 감독은 2016년 ‘아가씨’ 이후 6년 만에 네 번째로 칸 관문을 두드린다. 업계에선 ‘헤어질 결심’이 박 감독 작품답게 장르를 정의하기 힘든 영화라는 얘기가 나온다.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박해일)가 사망자 아내(탕웨이)를 조사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수사물과 로맨스물이 묘하게 뒤섞여 있는 영화로 알려졌다.
경쟁 부문에 오른 두 작품이 후반부를 달군다면 영화제 초반은 이정재가 ‘코리안 데이’를 이끈다.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으로 월드스타 반열에 오른 이정재는 감독 데뷔작 ‘헌트’로 레드카펫을 밟는다. ‘헌트’ 제작비는 200억원대. 우리나라 배우 출신 감독 연출작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미국 버라이어티, 할리우드 리포터 등은 ‘헌트’를 올해 영화제 주요한 볼거리로 꼽기도 했다.
문수진 감독 애니메이션 ‘각질’은 8개 작품과 단편 부문 황금종려상을 두고 경쟁한다. 한국 애니메이션 영화가 칸 영화제에 공식으로 초청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각질’은 타인에게 비난받지 않기 위해 만들어 낸 페르소나를 각질에 비유해 풀어낸 작품이다. 앞서 정유미 감독 ‘먼지 아이’, 연상호 감독 ‘돼지의 왕’, 정다희 감독 ‘움직임의 사전’ 등 애니메이션 작품은 칸 영화제와 동시에 열리는 프랑스감독협회의 독립 섹션 감독주간에 초청된 바 있다.
배우 오광록은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된 프랑스 영화 ‘올 더 피플 아일 네버 비’(All the People I'll Never Be) 주연 자격으로 칸에 입성했다. 25세 여성 프레디가 자신이 태어난 고향을 찾고 싶은 마음에 입양된 프랑스를 떠나 한국을 찾는 여정을 그린 로드무비다.
권이선 기자 2s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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