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는 '전라남남도'?..TV 토론서 지역감정 조장 논란

허지영 2022. 5. 1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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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KBS제주 공개홀에서 열린 제주시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자 토론회
"제주도가 전라도화됐다, 이런 얘기를 혹시 들어본 적 없습니까? (...) 육지 사람들에게 제주의 선거 결과를 보면서 '제주도는 전라도냐? 거기는 전라남남도겠네' 이런 얘기를 정말로 들었습니다."

제주시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자 토론회가 열린 18일. KBS제주 공개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전라남남도'라는 생소한 단어가 오르내렸습니다.

국민의힘 부상일 후보는 마무리 발언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김한규 후보에게 "제주도가 전라도화됐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부 후보는 "육지 사람들에게 제주의 선거 결과를 보면서, '제주도는 전라도냐? 전라남남도겠네' 이런 이야기를 정말로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전략 공천된 김 후보의 지지율을 언급하며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부 후보는 "묻지마 투표가 가능하고, 묻지마 지지가 가능한 제주"라며 "후보의 인격과 실력, 제주에 대한 애정을 묻지 않고 정당만 보고 일명 '묻지마 지지'를 하고 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 제주도는 '전라남남도'?…공개 방송서 이틀째 언급

부상일 후보는 전날 제주 지역의 또 다른 언론사 대담에서도 "제주도가 전라도화됐다"는 표현을 인용해 논란이 일었습니다.

부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의 당시 제주 지역 득표율을 언급하면서, 대한민국 선거의 균형추였던 제주에서 동떨어진 결과가 확인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제주도가 전라도화됐다고 얘기하시는 분들에게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며 "제주가 기울어진 운동장이 돼 버린 것 같다"고 주장했습니다.

18일 KBS제주 공개홀에서 열린 제주시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자 토론회


이날 대담 발언을 두고 더불어민주당 김한규 후보 측은 제주도민을 무시하는 발언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김 후보 측은 18일 보도자료를 내고 "제주도민은 물론, 다른 지역까지 함께 비하해 지역 감정을 조장하는 발언에 깊은 유감과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본인이 유권자의 선택을 받지 못한 이유를 후보 자신이 아닌, 제주도민들 탓으로 돌리려는 의도가 다분해 보인다"며 "제주도민들이 왜 본인을 외면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5·18 기념일에 비상식적인 발언…지역주의 선동해"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 역시 부 후보가 지역주의를 선동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은 19일 성명을 내고 "5·18 민주화운동 42주년 기념일 개최된 토론회에서 비상식적인 발언을 한 데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며 "부 후보의 행태가 유감과 분노를 넘어 개탄스럽다"고 밝혔습니다.

공민석 제주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KBS제주 선거자문단)는 "특정 정당에 대한 지지를 특정 지역과 연결하는 건 문제가 있다"며 "이 논리대로면 국민의힘에 대한 지지 또한 다른 지역과 연결해 보자는 논리가 가능한데, 굉장히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설명했습니다. 공 교수는 "지금 유권자들 수준을 보면 표를 동원하는 데 효과적인 전략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자극적인 소재로 표를 동원하기보다 정책이나 비전을 통해 유권자들에게 다가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지역감정 조장 논란에 대한 부상일 후보의 입장 (화면 출처=유튜브 부상일TV)


■ "막대기만 꽂아도 민주당 찍도록 '가스라이팅' 당해"

연일 이어지는 논란에 부상일 후보도 입장을 내고, 더불어민주당의 오만함을 지적하기 위해서였다며 지역 감정을 조장할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부 후보는 19일 성명에서 "부천에서 국회의원 출마를 선언하고, 강남에서 낙선했던 인물이 제주에 온 지 며칠 만에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다는 것이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며 운을 띄웠습니다. 그는 "이런 결과는 인물이 잘나서도, 못나서도 아닌 '묻지마식 투표' 말고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며 "민주당이 아닌 후보에게 제주는 어떤 노력을 해도 외면당하는 기울어진 운동장일 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제주를 '막대기만 꽂아도 민주당을 찍도록 가스라이팅 당한 곳'이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부 후보는 "지역감정을 부추기려는 의도는 아님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민심보다는 호남에 기대 편한 정치를 하는 제주의 민주당 정치인들을 꾸짖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여론조사 인용 근거
1. 조사의뢰자 : 제주MBC, 제주CBS, 제주일보, 제주의소리
2. 선거여론조사기관 :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
3. 조사일시 : 5.14~15
4.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2022 지방선거
https://news.kbs.co.kr/special/election2022/local/main.html

허지영 기자 (tangerin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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